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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호 커버스토리] 잘 만든 우리 제주마, 열 서러브레드 부럽지 않다

    입력 : 2017.05.15 09:24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제주 경마사업처, 경주자원관리부는 지난해 경주용 제주마의 생산과 육성, 조련 그리고 영양·사양 관리를 위한 용역 보고에 이어 농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16년 2월 17일, 제주특별자치도와 한국마사회, 제주마생산자협회, 한라마협회는 공동으로 말산업 상생발전을 위한 합의안을 도출하며 해묵은 논쟁의 종지부를 찍었다. 2023년 제주마 경주 전면 시행 확정, 한라마의 국내 대표 승용마 정립 그리고 경주용 제주마의 생산 확대를 위한 협력 등을 적시했다.

제주발 경마 혁신안으로 평가된 합의에 따라, 2023년부터 렛츠런파크 제주에서 단독으로 경주하는 제주마의 생산과 육성을 위한 본격 행보가 진행 중이다. 제주마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설정하고 연구 용역부터 현장 농가를 찾아 교육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 관련 기사 2·6·7면

제주마에 적합한 생산·육성·조련 및 영양·사양 매뉴얼 제작

특별 인터뷰 김진갑 렛츠런파크 제주 경주자원관리부장

고객에게 창피하지 않은 상품 제공한다는 소명으로 시작
제주마 모든 농가 일일이 찾아 교육…현장 활용성 증가
좋은 경주마가 만들면 마사회 경쟁력 강화…지원 필요
서러브레드 고객, 제주로 신규 고객층 확보하면 매출 증가

말산업 상생발전을 위한 합의안 통과 당시 제주지역본부장이었던 전성원 현 상생마케팅본부장과 김진갑 제주 경주자원관리부장은 이 중요한 현안에 대해 지금까지도 끈을 놓지 않고 책임지는 자세로 농가와 소통하고 있으며 관련 정책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제주에서 열린 특구 간담회에서도 전성원 상생마케팅본부장은 중앙정부의 관심을 환기하며 “2023년부터 경주마에서 퇴출하는 한라마를 한국 대표 승용마로 육성하자고 제주특별자치도와 방향을 설정했다. 승용마 생산과 육성, 조련, 유통 등과 관련해 체계를 마련하려면 지원이 필요하다.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었다.

2014년부터 렛츠런파크 제주에서 제주경주자원관리를 도맡아 하고 있는 김진갑 부장 역시 그 지난한 시간 동안 담당 실무자로서 관련 정책과 매뉴얼을 개발하고 농가를 설득하고 교육에 앞장서는 등 각고의 노력을 지속해오고 있다. 5월 7일, 김진갑 렛츠런파크 제주 경주자원관리부장을 현장에서 만나 경주용 제주마의 체계적 육성 과정 등 진행 상황을 들었다. - 편집자 주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제주 경마사업처, 경주자원관리부는 지난해 경주용 제주마의 생산과 육성, 조련 그리고 영양·사양 관리를 위한 용역 보고에 이어 농가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23년부터 제주마가 단독으로 경주에 출전한다. 현 상황은.
“서러브레드 같은 경우 마사회에서 많은 돈을 투자해 경주마가 되기 전 단계부터 생산하고 훈련시키는 데 많은 투자를 해왔다. 장수·제주목장도 만들고 인력들을 운영하면서 경주마로 들어오기 전 단계에서 많은 노력들을 한다.
반면 제주마 같은 경우 그런 노력들이 전혀 없었다. 제주마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 심지어 마사회 직원들의 인식은 “제주마는 그냥 갖다놓고 뛰면 된다”는 생각이다. 서러브레드처럼 생산부터 훈련, 육성 과정이 체계화된 게 아니라 어느 순간 나이가 됐다고 경주에 투입되는 상황이다. 훈련이 안 된 상태로 들어오니 전문성이 떨어지고 사고도 많이 난다. 말들이 뛰는 수준도 떨어진다. 능력 좋은 말과 편차도 심하다. 전반적으로 경주 질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제주경마가 서울과 부산에 중계되는데 고객들이 제주경마 보고 “못 보겠다”, “무슨 경마냐”라는 민원도 있었다.
실제 렛츠런파크 제주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왔지만, 내부 사정으로 한계들이 있었다. 한라마와 제주마가 함께 뛰면서 여러 갈등이 있었기에 체계적으로 훈련이나 에너지를 쏟아 부을 수 있는 여력이 없었다.
2016년 2월 말산업 발전 합의가 체결되면서 제주마 경주로 가는데 걸림돌이 해결됐다. 제주마 경주를 지금처럼 끌고 갈 수 없었다. 고객들에게 창피하지 않은 상품을 제공해야만 했다.”

-경주용 제주마의 체계적 육성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생산 과정부터 체계적으로 하는 ‘학교 체계’를 준비했다. 작년에는 우선 서러브레드 같은 경우 생산은 어떻게 하고 전·후기 육성은 어떻게 하는지 좋은 연구 자료를 검토했다. 서러브레드 관련 자료는 외국이나 우리나라에는 많지만, 제주마는 하나도 없었다. 서러브레드 관련 기준을 제주마에 적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제주마에 적합한 생산, 육성, 조련의 표준 매뉴얼, 사양 관리에 관한 표준 매뉴얼을 작년에 만들었다.
두 번째는 매뉴얼을 만들어서 보급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도록 중장기 로드맵을 그렸다. 대학 입시제도에 따라 공부 패턴이 정해지는 것처럼 경주마로 입사하기 위한 조건과 방향을 정하는 일이 중요하다. 교육 과정 공포까지 최소 5년이 걸리는 것처럼 당장 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경주마로 입사하기 위한 조건이 향후에는 단계적으로 어떻게 갈 것인지, 생산농가와 마주에게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신호를 주는 일부터 시작할 것이다.”

-로드맵에 따른 과정과 기대효과를 소개한다면.
“작년에 제주 경마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장기 경주자원관리방안에서 로드맵을 그렸다. 지금은 조교되지 않은 말, 조교 수준이 전혀 평가되지 않은 말들도 경주마로 바로 들어온다. 여기에서 훈련을 시작해 경주 나가기까지 90일 정도 걸린다. 이 체계를 계속 가져갈 수는 없다.
단계적으로 처음에는 출발 검사 마친 말들 일부가 들어오게 한다. 그 다음 단계는 100% 출발검사 합격한 말들만 들어오게 한다. 그 다음 단계로 주행 검사를 합격한 일부분이 들어오고, 그 다음에는 100% 합격한 말들만 들어온다. 입사 당일에 합격하면 경주마사로 들어오고 불합격하면 다시 집으로 보내는 체계를 준비했다. 훈련되고 조련되는 말들은 최소 주행검사를 합격한 말들이다. 상당한 훈련 체계를 구축하면 말들의 수준이 달라진다. 관리하는 사람들의 정성도 달라진다.
예전에는 전혀 훈련되지 않은 신마들을 훈련하고, 경주마 훈련 과정에서 함께 조련했다면, 이제는 경주마 조련과 경주 출전에 집중할 수 있다. 전체적인 수준이 굉장히 높아진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100% 주행 검사 합격마가 들어오게 한다. 이런 방식으로 로드맵을 그렸다. 결재 받고 공포를 했고, 작년에 관리사·조교사·기수·마주들에게 설명회를 했다.

-아직도 일반 농가에서는 “나이가 됐으니 곧 경주에 뛸 것”이라 기대하지만 전혀 훈련이 안 된 문제가 있다.
“작년에 표준 매뉴얼을 만들었다. 육성·조련하는 방법 하나하나가 다 있다. 실제로 조련하는 모습을 CD로 담아 제작했다.
문제는 자료를 다 만들어놓고 “이런 것을 만들었습니다. 참석해 주십시오”라고 했지만 농가들이 잘 안 오고 알지 못하는 점이 있었다. 그렇다고 그냥 놔둘 수도 없었다. 처음 매뉴얼을 만들고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두 가지 정책을 택했다. 먼저 직원이 직접 농가를 방문해 알려주고 이런 것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전체 교육에 참석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 모든 농가를 일일이 방문하면서 매뉴얼 제작 소식을 전하고 CD를 통해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경마장에서만 하거나 단순히 알리는 차원에 그치지 않고 동·서부 지역의 규모가 되는 목장을 직접 찾아 시연하고 있다. 실제 훈련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게 하니 주변 농가들이 많이 참석했다.”

- 두 번째 정책을 소개한다면.
“표준 매뉴얼 효과에 대해서 의문을 품을 수 있다. 그래서 시범농가를 지정했다. 생산자 중에서 시설도 갖춰져 있고 의욕도 있는 네 농가를 지정했다. 네 농가에서 24마리를 골랐고 매뉴얼에 따라 실제 조련을 하고 있다.
육성 조련 매뉴얼을 제작한 제주한라대학교 측과 시범농가 관계자들끼리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성과를 보여주고 애로사항이 생기는 부분을 챙겨 매뉴얼을 다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과정이 어느 정도 지나면 매뉴얼에 따라 만든 말이 나온다. 데이터 추적을 해 연령에 따라 시범농가 교육을 거친 말과 다른 말을 비교한다. 얼마나 경주 출전 시기가 빨라지는지, 출전 후 성적이 어떤지 추적하고 공포할 것이다. 다른 농가에서도 효과가 있다는 걸 알고 빨리 보급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표준 매뉴얼을 공동 제작한 제주한라대학교 측과 연계해 4개소의 시범농가를 선정,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교육을 시행하고 매뉴얼을 다듬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 농가의 애로사항이 있다면.
먼저 고령화된 농가 문제가 있다. 고령화된 농가는 이런 작업을 함께하고 싶어도 못한다. 여기에 적합한 또 다른 정책을 제주한라대학교 측과 구상 중이다. 표준 매뉴얼을 만드는 건 교수가 하겠지만 혼자서는 못하기에 학생들이 들어와서 실무를 했다. 이 친구들이 졸업을 하는 시점, 취업 자리와 연계해 구상하고 있다.
고령화된 농가 경우는 어릴 때 순치 훈련하는 과정들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하지 못하기 때문에 참여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상황이다. 학교에서 그런 과정, 매뉴얼을 배워서 나온 졸업생들이 그 과정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조련 과정을 거친 학생이 졸업 후 15개 농가와 계약을 맺고 주기적으로 방문하면서 그 말들을 필요와 과정에 따라 조련한다. 경마장에 입사 못하거나 입사해서 장기간 체류하면서 위탁관리비를 내는 대신 이들에게 조련비를 주고 말을 활용될 수 있게끔 하는 방안이다. 학교 측과 잘 협업해서 같이 진행하고 있다.
농가 경우 아무래도 인프라 수준이 낮다. 지붕이 없는 원형마장은 말의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실제 원형마장이라면 완전히 폐쇄된 원형이여야 초기 순치 단계에서 말의 집중도가 높지만, 대부분 농가는 마사회처럼 닫히는 원형마장이 없다. 또한 농가 대부분 혼자 일하는 경우가 많다. 말은 2~30두인데 혼자 하다 보니 바쁜 경우가 많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한다. 혼자 조련을 하다보면 무엇이 잘못된 지도 모른다. 4곳 시범농가는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돌아가면서 같이 교육하고 의견을 내고 잘못된 부분은 고치는 과정을 진행 중이다.”

-경주용 제주마 육성 지원 체계는.
“작년부터 도와 제주마생산자협회, 한국마사회가 모여 사업을 진행했다. 초기 단계였지만, 농림부를 설득해 기획재정부까지 올라갔지만, 특구 자금이 충분히 지원 안 됐다. 다른 루트를 통해 국비 4억 원, 도비 4억 원을 확보했지만,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여러 내부 규정이라든지 법적 문제 때문에 쓸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서러브레드 같은 경우는 마사회 자금을 쓰는데 제주마는 안 되는 상황이다. 육성 조련을 잘해놓으면 좋은 경주마가 만들어져 결과적으로 마사회의 경쟁력을 강화시킨다. 결국 우리가 수혜자다. 하나의 투자다. 지금 중장기 사업에 발의해서 준비 중이지만 확정은 안됐다. 이달 말이나 다음 달쯤 확정된다.
렛츠런파크 제주 인근에 일부 마사 공간이 있다. 경주마사가 아니고 외부 있는 말들이 들어와 있는 곳인데 그곳과 주로를 활용해서 훈련을 받을 수 있게 하면 된다. 2단계로 렛츠런팜 주로가 좋다. 그곳에 마사 일부를 지어서 제주마들이 입사해 조련을 받고 주로에서 훈련을 받고난 다음 올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시설이 잘 구비 안 된 농가들을 위해서 제주마생산자협회가 자체적으로 일정 도비를 확보해서 성읍종부소를 운영하고 있다. 시설을 개보수하고 있다. 중장기 로드맵을 세웠지만, 과정에 따른 입사 기준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인프라가 있어야 한다. 물론 인프라만 구축하고 그림만 그린다고 되는 게 아니다. 도와 마사회, 협회가 각기 다른 방면에서 열심히 뛰고 있다.
서러브레드 경마에 참여하는 고객은 고정돼 있기에 매출이 일정하지만, 아직 제주경마에 참여하지 않은 서러브레드 고객들을 참여하게 한다면 신규 고객층 확보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 한라마는 어떻게 되는가.
“알다시피 말산업 상생발전을 위한 합의가 통과되면서 한라마는 승용마로 가는 방향성이 정해졌다. 안타까운 것은 합의가 되고 정책들이 준비되고 협회가 제대로 운영하면서 정책 지원금을 받았어야 했는데 내분으로 인해 2년을 그냥 보냈다는 점이다. 국가사업도 따내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한라마를 승용마로 전환하는 일이 부담이 되고 있다. 하지만 계속 도와가면서 갈 것이다. 제주도 같은 경우 곧 축진원 내 부지와 서귀포에 승용마 육성 조련센터가 생긴다. 이런 시설들을 잘 활용하면 한라마가 승용마로 정착할 수 있을 것 같다.
달리려는 습성이 있으니 경주마를 승용마로 순치하는 일은 위험이 크다. 경주 뛰는 한라마 숫자가 자꾸 줄어들고 있다. 승용마로 생산해 초기부터 승용마로 순치하면 된다. 합의서 준비할 때 한라마를 승용마로 6개월 정도 조련하면 기초 승용은 된다고 했다. 승용마로 쓴다고 승마 선수들이 타는 수준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고 편안하게 탈 수 있는 수준이다. 6개월이면 충분하다. 6개월도 길수도 있다. 과정을 집중하면 3·4개월이어도 가능할거라 본다.
한라마 같은 경우 지금 한 마리당 4~500백만 원이다. 3·4개월 조련하면 8~900만 원까지 가격이 상승한다. 조련된 말의 가치다. 조련 시스템만 제대로 굴러가면 손해를 안 본다. 실제 손실이 발생하면 국비에서 보존하는 정책들을 세웠었는데 아직 거기까지는 안 되는 것 같다. 그런 부분들까지 다 같이 끌고 나가야 한다.”


▲김진갑 제주 경주자원관리부장은 고객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질 좋은 상품을 내놓고자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경주용 제주마 생산 육성 매뉴얼을 만들고 각고의 노력 중이다.

※ 김진갑 제주 경주자원관리부장
수의사로 한국마사회 입사한 지 24년째로 진료 교육 쪽 파트를 담당했다. 생산지원팀을 거쳐 기수양성소인 경마교육원 교육팀장, 승마 아카데미 원장, 말보건원 진료팀장을 지냈으며 2014년부터 제주 현지에서 경주자원관리팀장(현 부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다.

제주 취재= 박수민 기자 horse_zzang@horsebiz.co.kr
정리= 이용준 기자 cromlee21@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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