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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퇴역마 순치·조련 기술은 수학 공식이 아니다”

세리마치 일본 크레인 승마클럽 이사 인터뷰

    입력 : 2018.03.30 12:27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올해 초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제2차 말산업 육성 종합계획’ 내용 중 ‘경주퇴역마의 안전한 순치·조련을 통한 승용마 보급’은 핵심 과제로 꼽힌다. 말산업육성전담기관인 한국마사회는 이런 목표 달성을 위해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일본 크레인 승마클럽의 세리마치 교관을 강사로 초청해 선진 순치·조련 기술을 전수받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재 경주퇴역마의 순치·조련에 있어 세계 최고 수준인 크레인 승마클럽의 노하우를 국내 상황에 맞게 담아내겠다는 것이다.

물론, 국내에도 경주퇴역마를 승용마로 쓰기 위한 순치·조련 기술이 전무했던 것은 아니었다. 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경마장에서 경주마로 주로 쓰이던 더러브레드를 자체적으로 순치·조련해서 승마용 말로 썼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 유럽의 웜블러드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주퇴역마의 순치·조련 기술은 사라져 갔다. 전문체육 승마인들을 중심으로 신체적으로 훨씬 우위에 있는 웜블러드를 타기 시작하며, 돈이 되지 않는 경주퇴역마 순치·조련 기술은 명맥을 잊지 못한 것이다.

일본은 한국과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경주퇴역마의 순치·조련 기술을 계속 전수해 왔으며, 현재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주퇴역마 순치·조련 기술을 지니게 됐다. 경주퇴역마 순치·조련 전문가인 세리마치 교관의 말을 담았다.


-작년에 이어 경주 퇴역마 순치 조련 교육을 맡아 진행하고 있다. 올해 교육이 작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작년에는 경북 영천시와 렛츠런팜 장수 한정된 장소에서 대부분 ‘조교’가 익숙한 직업군 교육생이 참여해 트레이닝을 했다. 그런 이유로 교육이 진행될수록 교육생의 이해도나 효과가 좋았고,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전국 각 승마장에서 각자 다른 레벨과 성향의 말, 교육생들을 모여 맞춤형 조교 프로그램을 적용할 방침이다.

-말에 쏠린 무게 중심을 뒤쪽으로 바꾸는 게 핵심이라고 했는데 오늘 교육도 그 일환인가?
승용마의 경우는 밸런스가 평평하거나 뒤쪽에 가 있어야 한다. 경주퇴역마를 승용마로 전환시키기 위해서는 밸런스 개선이 핵심이다. 밸런스가 뒤에서 앞으로 간다는 것은 빨라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경주퇴역마는 익숙한 이런 밸런스로 몸을 사용한다. 하지만, 승마용으로 전환하기 위해서 천천하고 안정된 리듬으로 바꿔줘야 할 필요성이 크고 교육에서도 밸런스 개선이 중요하다.

-일반적인 조마삭과 다른 점이 있나.
크게 다를 건 없지만, 조마삭 훈련을 통해 말이 안정감을 찾고 침착해지는 게 핵심 목표이다. 조마삭을 할 때 말이 중앙에 선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도록 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으며, 말과 사람 간의 신뢰감 형성이 중요하다. 급하게 뛰쳐 나는 게 가장 안 좋은 모습이고, 안정된 리듬으로 지속적인 속도를 유지하는 게 가장 좋은 모습이다.

-일본에 경주퇴역마를 승용마로 순치·조련하거나 일반적인 말을 순치·조련하는 교육 자료가 있나.
일단 그런 교육 자료는 없다. 여러 말 전문가들이 각자 다른 노하우로 갖고 있으며, 그 방식대로 순치·조련을 하고 있다. 교육에 대한 정답은 따로 있는 건 아니란 생각이다. 각자 말 타입이 다양해서 일괄된 매뉴얼은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반응에 둔감한 말이 있는 반면, 민감한 말이 있고, 머리 위치가 자연스럽게 위쪽에 있는 말이 있으면 아래쪽에 있는 말도 있기 때문이다. 정답은 없다고 생각해서 따로 매뉴얼을 만들지 않고 있다.
또한, 일본 말 전문가들은 관련 노하우를 매뉴얼화하는 것 자체를 꺼려한다. 노하우를 문자화하는 순간 ‘이게 정답이다’라고 하는 식으로 비춰지기 때문에 또 다른 누군가가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비유적으로 수학 공식이라면 답이 정해져 있고 푸는 공식도 있겠지만, 소설을 해석한다고 하면 방법이 한 가지는 아닐 것이다. 굉장히 다양하고, 모든 게 답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첫날 교육해본 결과 교육 전과 후가 눈에 띄게 달라질 것 같은 말이 있나.
말 한 마리를 특정하지는 않았고 오늘 교육에 참여한 모든 말이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조마삭을 위주로 했던 교육 그룹에서는 처음 둔한 움직임을 보인 말이 오후에는 활발해졌고, 원래 활발했던 말은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여 모두 좋은 방향으로 흘러갔다. 기승했던 그룹은 재갈 무는 게 불안정했는데 훈련 후 안정적으로 탔다. 첫날 치고는 교육이 잘 됐다.

-올해는 자카르타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린다. 일본 승마계 준비 상황은 어떤가. 성적 예상은.
일본에서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승마선수권’과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그룹이 나뉘어 출전한다. 일단, 종합마술에는 같은 선수가 말을 바꿔서 타고 출전할 예정이다. 한 선수가 말을 여러 마리 갖고 있고, 여기서는 금메달을 예상한다.
장애물 종목에 출전할 선수 그룹은 ‘세계승마선수권’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의 2군 수준밖에 안 돼 메달은 힘들지 않을까 싶다. 한국이나 중동에서는 좋은 말을 갖고 와 최선을 다할 거기 때문에 일본의 금메달 획득은 힘들 거라 본다.
마장마술은 아직 선수가 결정이 안 됐다. 아마도 지난 2014 인천 아시안게임과 같은 수준의 팀이 꾸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과 인도가 금메달 경합을 벌일 것 같고, 일본은 중국과 동메달 경쟁을 할 것 같다. 최근 중국에서 마장마술에 엄청난 투자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유럽에서 좋은 마장마술 말을 엄청 들여왔다고 한다.

-승마도 ‘말’이 중요하다. 일본 말 수준은 한국과 비교했을 때 어떤지.
한국선수들이 타고 있는 말이 일본보다 가격도 높고, 레벨도 높다. 아시안게임 등 각종 대회 출전하는 한국선수 말 가격은 일본선수들의 말 가격의 배 이상이라고 알고 있다. 한국 같은 경우는 선수들이 타는 말 가격도 다양하고, 선수들이 미국이나 유럽에 가서 개인 훈련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 선수들 대부분은 일본 내에서 활동하고, 말 한 마리 갖고 승마클럽에서 일을 하면서 경기에 출전한다. 내 생각엔 한국 말 수준이 일본보다는 높다.

▲경주퇴역마의 순치·조련 전문가인 세리마치 교관은 말을 길들이는 건 수학 공식 같은 게 아니라고 했다. 소설에 하나의 해석만이 존재하지 않듯이 말도 각자 다르기 때문에 순치·조련 기술을 담는 일괄된 매뉴얼은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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