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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키운 한라마, ‘경쟁력 충분하다’

윤민중 경북대 말/특수동물학과 교수 인터뷰

    입력 : 2019.01.10 12:11


“혈통 정립 및 정부 지원 근거 마련 위해서는 브랜드화 필수적”
“내구성은 다른 품종에 비해 경쟁력 있어…수의비용 절감·강인한 체력 등
“한라마 수요 창출 정책 및 유통구조 개선 등 수반돼야”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1월 3일 제주에서 한라마 생산자들을 위한 ‘제1회 생산자 역량강화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날 첫 발표자로 나선 윤민중 경북대 말/특수동물학과 교수는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가 발주한 ‘한라마의 승용마 브랜드 정립 및 수요창출을 위한 사업 계획’의 책임연구원으로 연구 용역을 수행했다. 윤 교수는 발표를 통해 한라마의 체질 개선과 무궁한 발전을 염원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국내를 대표하는 승용마 개발을 이룩한다면 국내 말산업의 발전의 큰 귀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정 한라마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던 현장에서 윤 교수의 발언을 요약, 정리했다.


-한라마 브랜드 정립이 중요한 이유는.
▶한라마는 2023년 경주마에서 퇴출된다. 농가 소득을 계속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승용마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최초 경주마로 활용되기 위한 용도에서 변화가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브랜드화 전략이 수반돼야 한다. 브랜드화는 한라마의 생산 목적을 다시 정립한다는 개념도 있고, 그동안에는 체계적으로 생산하지 않았던 것을 바로 세우기 위한 것이다.
그동안 한라마는 비체계적인 생산구조 속에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해 일부 관계자들로부터 잡종마 취급을 받아왔다. 한라마의 브랜드화를 통해 혈통 정립 등 보완을 통해 승용마로서 가치를 높일 필요가 있다.
또한, 말산업육성법에 근거한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서 브랜드 정립이 필수적이다. 한라마의 혈통이 보존되고, 한라마가 어떠한 가치를 가지는지 명확해 졌을 때 정부의 보조사업도 이뤄질 수 있다. 정부가 지원하고자 해도 품종화된 말 집단이 아니면 사업 지원의 명분이 없다. 국제적인 말로 인정받는 첫 걸음이 한라마의 정체성 정립이다.

-한라마 브랜드화를 위해서는 품종 균일성이 보장돼야 할 텐데
▶질문처럼 한라마는 풀(Pool)이 되게 크다. 우선 서러브레드가 더 섞인 녀석도 있고, 제주마가 더 섞인 품종도 있다. 체고는 130cm부터 160cm까지도 다양하다. 그걸 맞춰나가는 게 브랜드 사업이다. 풀이 넓다고 무조건 안 좋은 것은 아니다. 웰시포니 같은 경우는 체고 기준으로 4개 타입으로 나누기도 한다. 한라마라고 못할 것도 없다. 하지만, 브랜드 사업을 통해 어느 정도는 고정시킬 필요성도 있다.

-한라마가 다른 말 품종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지
▶한라마가 다른 품종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고 보는 것은 일단 내구성이다. 다른 품종과 비교했을 때 강인하다. 아직 말 사양 관리가 고급화되지 않은 국내 환경에서도 병 걸리지 않고 다치지 않고 상처받지 않고 오래 관리 가능한 품종은 맞다. 자연스럽게 승마장에서 수의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잘 지치지 않는 체력을 갖고 있다. 오래 기승을 하고 많은 기승자가 타더라도 꾸준히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강점이다.
신출귀몰하다. 마장마술 빼고는 국내에서 진행되는 모든 종목에 상당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스포츠 말로서도 상당히 우수한 체격적·형태학적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장점들이 집약되고 타켓팅된 후 생산된다면 F4, F5지점에서는 장점들만 갖춘 말들이 나올 것이다. 그때가 되면 국제적으로도 상당히 우수한 말로 수출이 가능하리라고 확신한다.

-2023년 경주 퇴출 등으로 한라마 생산농가가 시름하고 있다.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점은
▶우선 한라마 생산자들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 한라마를 통한 경마 경주가 시행돼 수요가 있는 상황에서도 한라마 생산자들은 말을 방목지에 풀어놓고 생산이 되면 되는 거고, 안 되면 안 되는 거라는 생각으로 말을 키웠다. 야생마처럼 기른 한라마들을 한 살, 한 살 반 정도 되면 잡아다가 외부 조교사에게 맡겨 대충 사람이 탈 수 있는 정도까지만 만들어 경주마로 활용했었다. 어릴 때부터 각인순치부터 육성·조련을 잘 시켰으면 더욱 많은 수요창출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다. 이제는 예전 방식대로 한다면 경쟁력이 없다. 현재는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좋은 말을 만들어야 수요가 따를 것이다.

-그 외에도 수반돼야 할 점이 있다면.
▶한라마에 대한 수요 창출 및 확산이 필요하다. 수요가 없다면 생산은 이뤄지지 않는다. 정책적인 측면에서 한라마의 수요를 늘릴 수 있는 한라마 전용 경기 및 대회, 한라마 운동 능력에 맞는 종목 개발 등이 이뤄져야 한다. 사람들이 한라마를 구입했을 때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많아져야 한라마 구입에 지금보다 더 적극적일 것이다.
또한, 유통이 개선돼야 한다. 지금까지는 한라마에 대한 개별 거래가 다수였다. 그러한 연유로 개인의 영리를 위해 준비되지 않은 말들이 육지로 나갔고, 한라마에 대한 이미지 실추로 이어졌다. 아울러, 개별거래가 되다보니 생산비보다도 더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경우도 많았다. 유통 문제 해결을 위해 협회 차원에서 나설 필요성이 있다. 공식 루트를 만들어 협회 브랜딩된 한라마를 판매해야 하고, 생산비를 고려한 기준가 책정도 필요하다. 유통구조 개선이 된다면 소비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유익할 것이다.

▲윤민중 경북대 말/특수동물학과 교수는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가 발주한 ‘한라마의 승용마 브랜드 정립 및 수요창출을 위한 사업 계획’의 책임연구원으로 연구 용역을 수행했다. 윤 교수는 발표를 통해 한라마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한라마 생산자들 스스로 역량 강화에 나설 필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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