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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극단적 선택, 입사 6개월 만에 극단적 선택한 새내기 간호사 등 비인격적인 대우가 원인?

    입력 : 2019.01.11 23:59



[말산업저널] 이원정 기자= 최근 서울시 산하 서울의료원 간호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만들고 있는 가운데 극단적 선택이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새서울의료원분회에 따르면 지난 5일 서울의료원 소속 간호사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3년 입사 후 병동에서 일해 온 A씨는 지난해 12월 18일 간호행정부서로 발령이 나 이동한 지 20여 일만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는 부서 이동 후 이른바 '태움(간호사집단 내 괴롭힘)'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서울의료원분회는 성명서를 통해 "부서 이동 전까지 주변에서 항상 열심히 했다고 기억하고 환자들도 고맙다며 연락하는 간호사였다"며 "이동 후 고인은 간호행정부서 내부의 부정적인 분위기와 정신적 압박을 주는 부서원 행동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고 밝혔다.

유족이 공개한 A씨의 유서에는 "내가 죽어도 우리병원 사람들은 조문 받지 말아 달라"는 등 서울의료원에 대한 원망의 말이 적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A씨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이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병원측에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새서울의료원분회는 "(A씨는) 입원했던 환자로부터 감사의 메시지를 받을 만큼 친절했던 간호사였다"며 "간호부로 부서이동 후 한 달도 안돼 왜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진상을 규명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부서이동 후 고인은 간호행정부서 내부의 부정적인 분위기, 본인에게 정신적 압박을 주는 부서원들의 행동, 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병원은 당장 철저한 진상조사를 시작해야 한다"며 "고인의 부서이동이 결정된 과정, 부서이동 후 간호 행정부서에서 있었던 상황들, 고인의 사망 후 의료원 측의 부적절한 대응 등이 모두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A씨가 겪은 직장 내 괴롭힘은 일반적으로 병동에서 신규 간호사를 괴롭히는 것을 의미하는 '태움'과는 결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 내에서 돌고 있는 A씨와 관련한 유언비어에 대해서도 병원 측이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서울의료원 조사에 나섰다.

11일 서울시와 시 출연기관인 서울의료원에 따르면 시 감사위원회는 이날 조사관 4명을 서울의료원에 보내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시는 지난 9일부터 서울의료원과 진상 파악에 나섰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 이날부터 시 감사위원회 차원에서 조사에 나섰다.

서울의료원도 내부 조사에서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하자 이날 시 감사위원회에 정식 조사를 의뢰했다.

서울의료원 관계자는 "1차 간호부 자체 조사에 이어 의료직을 배제한 내부 조사위원들이 2차 조사를 진행한 결과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며 "심각한 따돌림이나 괴롭힘은 없었던 것으로 보이지만, 객관성 확보를 위해 시에 조사를 의뢰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설 연휴 시작이었던 지난 2월 15일.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간호사가 투신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박 모 씨는 졸업 후 국내 유수의 대형 종합병원에 입사해 근무하고 있었다.

병원 내에서도 가장 힘들기로 소문난 내과계 중환자실을 자원할 만큼 간호사에 대한 열망이 컸던 그녀. 국내 최대 대형 종합병원에 입사한 지 6개월 만에 그녀는 왜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일까?

KBS 2TV 시사교양 프로그램 '제보자'들에서는 당시 이 사건에 대해 집중 취재해 방송했다.

사건 당일 오전까지 그녀와 함께 있었다는 남자친구. 그의 주장에 따르면 박 간호사는 종합병원에 입사한 뒤 과도한 업무량과 선배 간호사의 괴롭힘으로 체중이 10kg 넘게 빠질 만큼 힘들어했단다.

뿐만 아니라 투신하기 이틀 전에는 환자의 배액관(몸속에 고인 피 혹은 체액을 빼는 관)을 빠뜨리는 실수를 하여 그 이튿날 선배 간호사에게 면담까지 받았다고 하는데... 그날 무슨 말을 들었는지 밤새 겁에 질려 몸을 심하게 떨며 소송 관련 자료를 찾아보았고, 다음 날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는데... 박 간호사의 유족들과 남자친구는 그녀를 죽음으로 내몬 것이 선배 간호사들의 '태움'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간호사들 사이에서 '재가 될 때까지 힘들게 하여 영혼까지 태운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태움'. 사실 병원 내 간호사들의 '태움' 문제는 어제오늘 일도 아니다.

지난 2006년과 2016년에도 지방 대학병원의 간호사가 과한 업무량과 비인격적인 대우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것. 전문가들은 '태움'의 근본 원인은 인력 부족과 업무 과다라는 구조적 문제에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원정 기자 ashley17@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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