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주마의 해외 수출
한국마사회, 말레이시아·EU8개국과 경주실황 수출계약
2016년 경주 실황 수출로 해외 매출 600억 원 기대

최근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가 프랑스를 포함한 EU 8개국, 그리고 말레이시아와 경주실황 수출계약을 체결하면서 한국경마의 수출길이 더욱 탄력을 얻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경주실황 수출은 물론 경마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도핑검사 대행, 그리고 한국 경주마의 해외 수출 등을 성사하면서 한국경마가 더 이상 우물안 개구리가 아닌 세계 경마와 당당히 경쟁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우선 11월부터 세계 10개국에서 한국 경주를 즐길 수 있게 됐다.

한국마사회는 최근 프랑스를 포함한 EU 8개국, 그리고 말레이시아와 경주실황 수출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마사회는 기존 경주실황을 수출하고 있는 싱가포르를 포함해 총 10개국에 한국 경주를 수출하게 된 것이다.

10월 23일에 수출계약을 맺은 대상은 프랑스갤럽(농림부 산하)으로 올해 연말까지 그랑프리를 포함 총 2개 경주를 시범적으로 수출하게 된다. 프랑스갤럽은 프랑스와 유럽 8개국(독일, 오스트리아, 벨기에, 스페인, 룩셈부르크, 뉴칼레도니아, 스위스, 모나코)에 경주를 송출하고 있다.

또한 11월 11일에는 말레이시아 3개 경마장 공동소유 발매자회사인 EQ SPORT(재경부 산하)와 계약을 체결했는데, 시범적으로 올해 2개월(11일)간 총 81개 경주를 수출하기로 계약했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싱가포르 경주실황 수출로 9월말까지 중계권료 29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데, 수출 대상국이 확대되면서 올해 총 42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본격적인 경주실황이 수출되는 2016년에는 총 600억 원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경주실황 수출은 한국 경주실황의 송출에 대해 현지 베팅금액의 일정부분을 로열티로 받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당초 경주실황 수출을 시작할 당시 한국마사회는 2017년 경주실황 확대 계획을 세웠는데, 첫 경주실황 수출을 했던 싱가포르에서의 좋은 반응에 힘입어 2016년부터 말레이시아는 물론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게 되는 연쇄효과를 누리고 있다.

경주실황의 해외 수출은 경주상금 등 비용의 증대를 최소화하고 수익 확대 및 리스크 분산 효과라는 경영효율적 측면과 경마 태동지인 유럽에 우리 경마를 수출함으로써 한국 경마, 나아가 한국 말산업의 국제 위상을 제고하는 효과를 동시에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장외발매소 2개소 대체 효과가 가능한 해외매출 1000억 원 목표를 2020년 달성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마 외적인 면에서의 수출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 9월에는 한국경마의 공정성과 공정경마 시행을 위한 기술력이 국제적인 인정을 받는 쾌거를 올렸다. 한국마사회 도핑검사소(소장 한관석)가 1년간 마카오 경주마 및 기수 약물검사의 시료 검사 대행을 맡으면서 연간 2억 원의 추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살아있는 생물체인 말을 매개로 하는 경마는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말에 대한 엄격한 관리를 필수로 한다. 특히 약물에 대한 도핑검사는 세계적으로 상당히 엄하게 이뤄지고 있다.

한국은 금지약물에 의한 부정경마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 1976년부터 약물검사 전문 인력 확보를 시작으로, 1987년부터는 현재의 검사시스템(사전, 사후, 출마투표 전 검사)을 완성했다. 현재 렛츠런파크 서울과 부경, 제주에 도핑검사만을 전담하는 전담부서가 따로 있으며, 매 경마일 전체 출전경주마를 대상으로 철저한 도핑검사를 실시함으로써 경마 공정성을 담보하는 첨병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마사회의 해외 경주에 대한 도핑검사 대행은 한국경마가 그동안 구축해온 시스템을 외국에 수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

한국 경마·말산업이 지향하는 최종단계는 바로 세계 최고의 말을 생산하는 경주마 생산국이 되는 것이다. 파트Ⅱ 승격을 눈앞에 두고 있는 한국경마지만 스스로 경주마의 질적 수준에 대해선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경주마의 질적 향상을 위해 부단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한국 경주마가 세계와 경쟁을 통한 현재의 수준을 정확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마사회는 2011년 국내 최초로 말레이시아에 2두의 국산마를 수출한 바 있다. 당시 수출 1호인 ‘케이팝(K-POP)’은 수많은 우려 속에서도 2연승을 거두는 등 나름 선전을 펼치며 한국 경주마 수출의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다.

국산마 수출 길을 열고 난 후 아직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아쉬움을 가지고 있지만, 이미 90년대 후반 양적 성장을 달성한 국내 경주마 생산계가 수출이라는 돌파구를 통해 질적 생산과 더불어 계속해서 양적 성장도 병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우리나라 합법사행산업 7개 업종(복권, 스포츠토토, 경마, 경륜, 경정, 카지노, 소싸움)중에서 해외 수출에 성공한 것은 경마가 유일하다. 해가 갈수록 매출이 급증하고 있고, 사설도박의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스포츠토토는 전체 매출액의 65%가 해외에서 수입된 스포츠경기에 베팅 돼 막대한 외화가 유출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는 양상이다.

싱가포르에 이은 말레이시아와 유럽으로의 경주실황 수출은 마사회의 말산업 육성과 한국경마의 국제화라는 투트랙 전략으로 얻은 성과라 할 수 있다.

규제가 첩첩이 쌓인 국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경마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마사회의 국제화 전략은 지난 국산 경주마 수출 성공, 베트남 경륜장 마사회 마권발매시스템 수출 성공, 사상 최초의 韓日경마대회 개최, 일본 현지에서 한국 경주마 우승, 서울경마공원 서범석 조교사 마카오 경마장 진출, 마카오 경마 도핑검사 대행 등의 놀라운 성과물들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제 한국 경마는 파트Ⅱ 승격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세계를 향해 질주하고 있으며, 당당히 세계 경마를 이끌어 가는 선진 경마국으로의 도약을 하고 있는 중이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