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단거리 경주에서 선전하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였지만 수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최강실러’
19일(토) 8경주 종료 후 관람대 전면 시상대에서 개최
15개 부문 16명 대상으로 시상
고객 투표 부문 대폭 증대하며 팬과 함께하는 행사 추진


스포츠에서 수훈상이 갖는 무게는 상당하다. 스포츠는 시즌 동안 최고의 성적을 기록한 승자에게 스포츠라이트를 비추지만, 그것만으로는 스포츠에서 강조하는 정신과 노력을 평가할 수 없다. 다양한 각도에서 시즌을 빛낸 역군들을 가려내 공로를 치하하는 것이야말로 스포츠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고 다음 시즌의 원동력을 제공하는 중요한 부분일 테다.

야구의 와 축구의 처럼 경마에도 오랜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시상식이 존재한다. 바로 북미의 와 유럽의 다. 북미 경마 시상식의 시작은 1936년, “더 뉴욕 모닝 텔레그래프”와 자매지인 “더 데일리 레이싱폼”에서 연도대표마에 대한 설문조사부터였다. 이후 다양한 시스템적 보완과 스폰서를 확보하며 지금의 가 자리잡게 됐다. 역시 1991년에 처음 시작돼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며 유럽 최고의 시상식으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우리나라 역시 이에 버금가는 연도대표상을 확립하기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12월 19일(토) 8경주 종료 후 시행될 2015 연도대표상은 예년보다 한층 체계회되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시상식을 준비하게 된 서울경마팀 관계자는 “이번 시상식은 올 한 해 최고의 활약을 보인 경주마와 말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며 “연도대표상을 통해 경마가 갖고 있는 스포츠적 의미를 제고하고, 말 관계자의 명예와 자긍심을 고취시켜 나아가 더 나은 생산·육성의 동기를 부여하고자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고 전했다. 이번 시상식에는 한국마사회장을 비롯해 경마본부장, 경마개최위원장, 공정본부장, 서울·부경마주협회장, 서울·부경조교사협회장, 기수협회장이 참석해 시상에 나설 계획이다.

-한층 풍성해진 시상 부문

시상은 총 15개 부문 16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며, ▲연도대표마 ▲최우수 국내산마 ▲최우수조교사/ 기수 ▲최우수관리조 ▲페어플레이기수 ▲신인왕 ▲고객이 뽑은 조교사/ 기수 ▲마주가 뽑은 마주/ 조교사/ 기수 ▲특별상 ▲올해의 공정대상(조교사/기수)이 이에 해당된다. 이중 연도대표마와 최우수 국내산마 부문은 서울과 부경에서 통합으로 선발해 시상하며, 올해의 공정대상은 서울·부경·제주 전체를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그 외의 상은 서울지역에 국한돼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는 한국경마 최초로 서울·부경 오픈 대회 퍼펙트 우승에 성공한 김영관 조교사의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 특별상이 신설됐다. 김영관 조교사는 특별 제작한 트로피 외에도 500만 원 상당의 부상이 주어질 예정이다

이 외에도 푸짐한 부상이 수상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연도대표마에 선정된 마주에게는 500만 원의 상금과 트로피가, 최우수 국내산마에 선정된 마주와 생산자에게는 각각 300만 원의 상금과 트로피가 전달된다. 최우수 조교사와 기수에게도 각 300만 원의 포상금이 주어지며 최우수관리조의 조교보와 페어플레이기수, 신인왕에 등극한 기수에게는 각 1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공정본부에서 주관하는 올해의 공정대상에 선정된 조교사와 기수에게는 각각 300만 원의 포상금과 기념패가 증정될 예정이다.

-어떻게 뽑나?

모든 시상부문의 후보들은 2015년 첫 경마일로부터 그랑프리 개최일인 12월 13일까지의 성적이 반영된다.

연도대표마와 최우수국내산마의 경우 기본적으로 그랑프리 출전마에 대해 자격이 주어진다. 서울·부경에 속한 1등급 경주마로, 연 5회 이상의 출전 기록이 있어야하며 그레이드 경주에서 3위 이내의 입상 전력이 있어야 후보 등록이 가능하다. 심사는 경주성적과 경마팬 투표 , 기자단 투표 점수를 도합해 산출될 예정이다. 경주성적은 수득상금과 승률로 매겨지는데 오픈 경주에서 우승할 경우 가점이 추가된다. 경마팬 투표는 그랑프리 인기투표의 결과가 반영되며 기자단 투표는 그랑프리 경주 종료 후 방송 기자 및 신문사 기졸 구성된 기자단 10명의 투표를 통해 점수가 매겨진다. 최종 합산 결과 최고 득점마가 연도대표마로 선정되고, 국내산마 중 최고득점마가 최우수 국내산마로 낙점될 전망이다.

최우수 조교사 및 최우수 기수는 다승, 수득상금, 승률로 점수를 매기게 되는데 경마대회 우승이 있을 경우 경주 당 2점의 가점이 주어진다.

최우수 관리조는 렛츠런파크 서울 소속 전체 관리조를 대상으로 한다. 최우수 조교사로 선발된 조는 대상에서 제외되며 심사방법은 승률과 출주율, 두당 수득상금, 산재 발생률을 통해 점수가 매겨질 예정이다. 다만, 산재발생률 부문은 관계자 내부에서 찬반이 나뉘는 논란의 부문이라 추후 다른 방식의 점수 접근법이 필요해보인다. 산재발생률은 연간 산재발생 1명 당 4점씩 감점돼 적용이 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산재가 발생하더라도 공식적으로 신고를 하지 않고 다른 방법을 통해 해결하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 관리사는 직업군 중 안전 부문에서 매우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복지에 대해 좀더 폭넓은 시야로 평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페어플레이 기수는 경주성적 상위 20위 이내선수 중 경마 법규 준수 우수자를 선발하는 것으로 기승정지 처분 누적일 수가 가장 적은 사람과 과태금 처분이 가장 적은 사람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신인왕은 데뷔 후 2년 이내의 수습기수 중 전년도 수상자를 제외한 나머지 기수 중에서 후보를 가린다. 수습기수 중 성적면에서 상위 5위까지를 후보자로 선정한 후 다승,수득상금, 승률을 통해 점수를 매긴 후 2차적으로 심판수석과 경주편성수석, 핸디캡수석의 평가를 합산해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평가 기준은 평소 경주에서의 기승자세와 성실성 및 페어플레이 여부를 두고 이루어진다.

-경마의 스포츠화를 위한 공식은? 공정+공정

이번 연도대표상의 특징 중 하나는 공정성 부문이 강조됐다는 점이다. 공정본부에서 직접 주관하는 올해의 공정대상은 관계자 투표와 경마팬투표, 심판·경마·공정부서 투표를 통해 추려진 대상을 바탕으로 공정성강화위원회의 심의와 의결을 통해 최종 수상자가 선정된다.

게다가 전 부문 공통으로 무제재 기준을 도입했다는 점도 공정성 부문에 힘을 싣고 있다. 관계자 통산 경력에서 면허정지 이상 및 불성실 경주전개 관련 제재 처분이 있을 경우 모든 포상에서 배제가 된다는 점이다.

경마의 선진화를 꿈꾸고 있는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경마 이미지의 제고다. 경마는 조작과 사기의 스포츠라며 힐난하는 국민들이 존재하는 한, 경마의 스포츠화를 꿈꾸는 것은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 스포츠는 공정함에서 비롯된다. 이번 공정대상과 마찬가지로 관계자들의 의욕을 고취시키고 외부에도 공정성을 위한 노력을 어필할 수 있는 사례가 더욱 늘어나야 할 것이다.

-경마팬과 함께 만들어가는 연도대표상

2015 연도대표상의 특징은 경마팬과 함께하는 시상 부문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경마를 즐기는 주체인 경마팬이 직접 표를 던져 선정되는 부문은 연도대표상에서 가장 큰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경마팬의 투표가 반영되는 부문은 연도대표마와 최우수 국내산마, 고객이 뽑은 조교사/ 기수, 올해의 공정대상(조교사/ 기수)이다. 연도대표마와 최우수 국내산마의 경우 그랑프리 인기투표에서 던졌던 고객들의 평가가 반영될 예정이며, 고객이 뽑은 조교사/ 기수는 말 그대로 고객 투표에서의 최다득표자가 수상자로 선정된다. 올해의 공정대상 역시 경마팬 투표를 통해 의견을 구한 바 있다.

또한 그동안의 시상식에서 있어왔던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더 많은 팬들의 참여를 위해 시상식 시간을 조정하는 시도까지 감행했다. 기존의 시상식들이 지녔던 문제점 중 하나는 행사 진행 도중 경주마가 주로에 출장하고, 상을 받던 관계자들이 무대에서 곧바로 경주로로 입장을 하는 등의 시간적 한계였다. 때문에 다음 경주를 준비하는 팬들은 주로출장 과정을 제대로 지켜볼 수 없어 불만을 표하는 등의 문제점이 제기됐다. 이에 서울경마팀에서는 제주 중계경주를 6경주로 조정하여 제기됐던 불편사항을 최소화하는 한편, 보다 많은 경마팬들이 시상식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주력했다.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시상 부문 확대와 공정성 확보, 팬과의 호흡 등 다양한 부분을 정비하며 연도대표상이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하지만 나 를 넘어서기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가장 큰 아쉬움은 시상 부문이 관계자에게 지나치게 집중된 점이다. 실제로 이클립스 어워즈나 까르띠에 어워즈의 시상 부문을 살펴보면 2세 최우수 수말/암말, 최우수 스프린터, 최우수 4세 이상 수말/암말 등 경주마에 대한 카테고리가 다양하게 존재한다. 경주마 위주의 부문으로 구성됐다는 것이 바른 표현일 것이다. 현실적인 한국 경마의 실정에서는 지금과 같은 사람 위주의 시상이 불가피하나, 점차적으로 경주마의 비중을 높여나가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단거리 경주에서 선전하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인 ‘최강실러’의 경우, 공로는 그 어떤 경주마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으나 수상 후보에서는 이름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한 해 동안 한국 경마를 빛낸 주역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연도대표상 시상식. 당일 렛츠런파크 서울 본장을 찾을 경마팬이라면 그들이 12개월 간 쏟았던 노고를 위해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는 것은 어떨까.


작 성 자 : 조지영 llspongell@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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