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생산자들 모인 협회…농가 소득 창출에 앞장설 것”
“실제 생산자들 모인 협회…농가 소득 창출에 앞장설 것”
  • 이용준
    이용준 webmaster@horsebiz.co.kr
  • 승인 2016.03.21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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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윤 한국승용마생산자협회 초대 회장 인터뷰
국내 실정 맞는 한국형 승용마 개량 육성 의지
생산 원가 낮추고 관련 단체와 협약 맺어 추진

태동하고 있는 우리 말산업이 본격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수요 창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말 자원이 갖춰져야 한다는 데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없다. 말의 고장 제주에서조차 현장에서는 “말이 없다”는 소리가 왕왕 있었고 지난해 5월, ‘2014 말산업 실태 조사’가 발표되면서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국내 말 두수가 현저히 적게(2만5천여 두) 집계돼 관계자들을 당혹시켰다.

경마산업에서는 ‘국산 경주마’의 정체성과 성적에 대해 여전히 왈가왈부하고 있고 한라마를 비롯해 ‘한국형 승용마’란 과연 어떤 종인지, 개량·육성을 한다면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조차 설정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행정은 되려 감정 논리에 휘둘려 교잡마니 하는 식으로 스스로 우리 자원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일부 유관 단체는 이권 다툼에 제 살 깎기 논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와 한국마사회는 다양한 승용마 자원 확보를 위해 2013년 7월부터 승용마 전문 생산목장 100개소 육성을 목표로 내세우고 미국이나 프랑스, 독일 등 말산업 선진국으로부터 이른바 ‘전문 승용마’라는 쿼터홀스와 셔틀랜드 포니, 하노베리안, 하프링거 등을 지속적으로 수입해오고 있다. 하지만 평균 수입가가 높아 자부담 40%로 낮췄다 해도 직수입할 때보다 농가에 부담이 되고 있으며 체고 등 국내 실수요에 있어 실정과 달라 외면받고 있다. JJ루시타노 목장 등 일부 생산농가는 직접 해외 현지를 찾아 직수입하고 교배하며 개량종을 만들어 내는 ‘실험’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농가에서는 정부와 마사회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다 순치 등 후기 육성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판로가 없어 손해만 보고는 손을 놓는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경북 지역에서 생산되고 있는 쿼터홀스의 경우로 벌써부터 실패한 사업이 아니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한 해 약 1200두씩 나오고 있는 경주 퇴역마 처리 건도 시급한 문제다. 단순히 승용마로 전환하는 문제를 넘어 유통, 가격 형성, 안전성, 순치 등의 문제가 종합적으로 얽혀 있어 정부에서도 폐사 자금을 별도로 만드는 등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후문. 이런 상황인데도 사업은 추진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축산발전기금을 들여 승용마 시범 생산 지원 사업을 4월 1일부터 본격 시행한다.

이런 가운데 본지 은 지난해 2015년 11월 6일 렛츠런팜 장수에서 창립 발기인총회를 갖고 올해 2월 23일 사단법인 설립 허가 인가를 받은 한국승용마생산자협회 이영윤 초대회장을 3월 17일 충청북도 충주시 모처에서 만나 한국형 승용마와 제 문제에 대해 인터뷰했다. - 기자 말. [3면에 계속]

“내년 전국체전 앞두고도 시 지원 ‘전무’…지역 발전 위해 노력할 것”
“생산 농가의 판로는 승마장…농지법 개정·규제 타파해 양성화해야”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인터뷰가 진행됐다. 민간이 주도하는, 전국 규모의 협회 초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지만, 작년 발기인대회에서 본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농부’였다. 이날은 충주승마클럽 이전을 앞두고 공사 현장을 직접 진두지휘하는 ‘건축가’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승마에 대한 열정과 해박한 지식, 말산업에 투신한 지난 15년의 열정을 고스란히 느끼며 리더는 아무나 될 수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이영윤 회장은 “살기 위해” 승마를 시작해 말에 미치게 됐다. 중고등학생 때부터 뚝섬경마장을 찾아 구경도 하고 일 년에 몇 번씩 말을 타기도 했지만, 재미 있는 줄은 몰랐다. 스포츠 마니아이기도 한 그는 2002년 겨울, 갑작스레 뇌종양 판정을 받고 2차례에 걸쳐 긴 수술을 받게 된다. 두 달을 병원에서 지냈고 죽기 전에 좋아하는 스키나 실컷 타자고 결심했을 때, 그에게 운명처럼 주어진 건 ‘말’이었다. 퇴원을 했는데 평형감각이 없어 휘청휘청 걷는 등 걸음조차 제대로 못 걸었다. 뇌병변 장애3급 판정까지 받았다. 담당 주치의의 권유로 승마를 시작했다. 살기 위해서였다.

- 국민생활체육 충주시승마연합회장이자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서포터즈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대통령 표창도 받는 등 스포츠계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십니다.
재활을 위해 승마를 배우면서 말에 빠져들었습니다. 승마는 재활 효과가 정말 뛰어납니다. 어릴 때 가끔 체험하고 승마도 했지만, 그 전에는 승마가 그렇게 좋은 줄 몰랐지요. 늦게 시작했지만, 완전히 빠져들어 57살에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도 따고 매년 전국 대회에서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골프도 좋아했는데 승마를 하면서 그만뒀습니다. 골프는 비싸기만 하고 재미가 없었습니다. 사실 승마는 돈이 적게 드는 운동입니다. 지방의 경우 더 저렴하게 할 수 있습니다. 모든 면에서 좋으니 승마가 금방 대중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실제 생산자가 주도하는 전국 규모의 협회인 한국승용마생산자협회 초대 회장으로 추대되셨습니다.
지금 제 나이가 이제 65세입니다. 개인 사업도 있고 타 스포츠 분야에서 맡은 일도 많고 승마클럽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말산업을 육성하려면 지금은 국내산 승용마를 육성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대에서 빛을 볼 수 없더라도 다음 대를 위해 기초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판단했고 그런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말에 미쳤기에 할 수 있는 일인데 저 혼자서는 할 수 없고 주변에 이런 분들이 함께해 할 수 있게 됐습니다.
2013년도부터 박정권 협회 사무총장 등 15분이 처음으로 인공수정 사업에 함께 참여하며 협회 출범의 필요를 느꼈습니다. 작년에 장수에서 순치 교육을 받으면서 우리가 주축이 되어 협회를 만들자고 결의했습니다. 한국승용마생산자협회에는 생산자, 승마장 경영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분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김병진 전 렛츠런파크 부경 본부장님도 기술 지원 고문으로 모셨습니다. 전국에 포진해 있는 실제 생산자들이 모여 만든 협회로 사적인 이득이 아니라 순수하게 비영리 차원에서 운영해 생산 농가의 권익 향상과 수익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 출범 첫 해인 올해, 어떤 사업을 추진하십니까.
개인이나 단체의 사익을 대변하는 협회가 아니라 생산자 위주, 말을 좋아하고 기르는 농가를 대변하는 협회로서 사업 방향과 목표를 잡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과업은 승용마 경매입니다. 우리 협회는 모든 품종을 아우르는 국내 승용마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승용마 수출수입 문제, 경주 퇴역마 활용 문제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연구하고 추진해 나가야 할 사업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생산자 뿐 아니라 관련 단체들, 용품과 보험, 사료 업체 등 말과 관련된 단체와 개인들을 준회원으로 받아들여 협력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관련 유관 단체와 업무 협약도 맺을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공동 구매로 비용을 절감하는 등 회원 농가에도 협약 단체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2~3년 뒤 체계가 잡히면 협회 내에 하프링거, 쿼터홀스, 한라마 등 각 품종별로 분과도 설치할 예정입니다. 우리가 생산한 국산 승용마로 승마대회도 지속적으로 개최해 수요 창출과 외화 절약에도 앞장서겠습니다.
독일의 하노베리안 협회도 품종을 개량해 우수한 말을 만들었습니다. 품종 개량이 소위 우후죽순 격으로 ‘잡종’을 만드는 일은 아닙니다. 우리 실정에 맞고 생산 단가도 싸면서 우수한 품종을 만들어 한국형 승용마를 육성하는 일에 집중하겠습니다. 처음이다 보니 할 일도 많고 재정적인 문제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유명무실한 협회가 아니라 5년 안으로 기틀을 잘 잡아 생산 농가를 대표하는 협회로 성장시킬 것입니다.

- 정부와 마사회가 주도한 승용마 수입 문제에 대해 일부 농가에서는 벌써 반발하고 있습니다. 경주 퇴역마는 승용마의 적절한 가격 형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작년 열린 승용마 경매 성과도 기대 이하였습니다.
생산 원가가 구매 기대치보다 높기 때문입니다. 13년도부터 장수에서 인공수정을 하고 있지만, 임신 검사 등 일정이 당초보다 늦어지거나 운반비용, 마방비 등을 포함하면 2년 정도 육성했을 때 최하 1천만 원의 생산 원가가 책정됩니다. 하지만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작년 승용마 경매에서도 봤듯이 5백만 원 이하로 구매하기를 원합니다. 순치도 안 된 경주 퇴역마가 승마장이나 일반에 싼 가격으로 들어가니 안전사고도 발생하고 가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도 분명 있습니다. 다른 활용 방안을 연구하는 일이 시급합니다.
중요한 건 생산 원가를 낮추는 일입니다. 교배나 인공 수정에 들어가는 비용을 낮춰야 합니다. 13년도 초창기에는 한 두당 30만 원을 지원했는데 그마저도 끊겼습니다. 축산발전기금을 투입하는 일이기에 농가의 생산 과정에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장수에 승용마 마사를 따로 배치해 주는 일도 필요합니다.
수입 역시 특정 업체를 통해 하는 것보다 우리 협회도 출범했으니 협회를 통해 승용마 수입을 추진한다면 협회에도 도움이 되고 좀 더 경제적인 가격으로 생산 농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와 마사회와 협의를 잘 해서 추진하겠습니다.

- 취약한 충북 지역과 충주시의 말산업 발전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계십니다.
우리나라의 중심지인 충주는 전국이 2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유명한 엘리트 선수들도 이 지역에서 많이 배출됐지요.
충주 지역 축제가 많은데 기마대를 끌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종배 국회의원이 충주시장이실 때 말산업특구를 추진, 건국대 총장과 축협 조합장 등 말산업발전위원회를 만들었고 수안보 말문화복합레저타운 설계 추진 자문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전국 최초로 남한강변을 따라 편도 25.4km의 승마길도 문체부 예산을 따와서 만들었지요. 2012년부터 3년간 40km 지구력대회도 열어 전국적으로 220여 두의 말이 참여했습니다.
말산업에 관심이 많은 이종배 의원이 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기마대 창설은 물론 톱밥, 대회 유치 등 많은 지원을 해줬지만 지금은 관련 예산이 거의 삭감됐습니다. 기반을 다 빼앗겼고 더 열악해졌습니다. 심지어 내년 전국체전을 충주에서 하기에 시 승마장을 짓자고 했지만 무산돼 상주국제승마장을 쓰게 될 형편입니다. 충청도에서 전국 체전을 하는데 승마 경기는 경상도에서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현 시장에게 지금 이곳(충주승마클럽 이전지)에 임시 마방이라도 짓고 대회를 하겠다고 건의할 지경입니다.
우리나라 최대 온천지구인 수안보 지역 경제가 20년 동안 죽어 있어 ㈜유토피아 측과 장외발매소를 포함한 말문화복합레저타운을 유치하려 했고 여론도 좋았는데 시가 사행성을 빌미로 반대했습니다. 이 일이 잘 추진됐다면 우리 충주 지역이 특구도 지정되고 말산업이 활성화됐을 텐데 많이 아쉽습니다.

- 우리 말산업 발전을 위한 당면 과제가 있다면요.
말산업육성법의 원래 취지는 자유무역협정 시대를 대비해 농민들이 말을 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각종 제약에 묶여 있으니 어느 농민이 쉽게 나설 수 있겠습니까. 초기 투자 비용도 상당합니다. 승마장을 해서 돈을 얼마나 벌겠다고…. 원금을 회수하려면 지금 상황에서는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봅니다. 농가 소득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게 나을 지경입니다.
말산업육성법도 문제가 많습니다. 승마산업을 활성화해야 하는데 농지전용부담금을 내는 문제부터 관련 법안들이 다 따로따로입니다. 축산 농가를 장려한다고 해 소 키우다가 말을 키우려는 사람들이 많지만, 적자가 나는데 생산만 하면 뭐합니까. 생산 농가의 판로는 승마장이고 말을 사는 선수들입니다. 안전한 승용마로 승마를 하는 일이 중요한데 승마장도 어렵고 판로가 막혀 있습니다. 허가 받기도 복잡하니 승마장하기도 어렵습니다. 비인가 승마장들이 허가를 받고 싶어도 규제가 많아 할 수 없는 처지입니다.
부서간 협조도 중요하지만, 제일 먼저 농지법부터 개정해야 합니다. 현실에 맞게 규제도 완화하고 거리 제한도 100미터 정도로 완화해야 합니다. 비인가 승마장을 양성화하는 방안도 강구해야 합니다. 단지 법에 위반된다고 못하게 하는 건 잘못된 일입니다. 승마산업의 주축인 승마장이 활성화돼야 승마산업이 활성화되고 승용마 판로도 활성화됩니다.
세미나다 연구다 하며 토의하고 건의만 하면 뭐합니까. 의견 수렴만 해 법 개정 때 반영하겠다지만, 벌써 5년이 지났고 이뤄진 것 하나 없이 그대로입니다. 옛날에 우리 농촌에서 소 몇 마리 기르던 식으로 말 이용업이나 농어촌형 승마장을 활성화해 기본적인 안전시설을 갖추고 말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해야 승마도 활성화되고 대중의 말 친숙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야 말산업이 활성화되지 그렇지 않다면,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5년 뒤, 10년 뒤에도 현재와 똑같을 것입니다.

▲이영윤 회장의 입담은 거침없었다. 수술 후유증으로 목소리가 갈라진다며 미안해했지만, 인터뷰는 2시간 넘게 진행됐다. 그에게 말은 곧 생존이었고, 우리 말산업은 후대에 물려줄 중요한 유산이기에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것일까.
▲이영윤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충주승마클럽이 금가면 장대산길 일대로 확대 이전한다. 충주와 제천, 청주와 인접한 이곳은 ‘충주승마팜랜드’라는 종합 리조트로 재조성, 축구장과 낚시터, 각종 농촌 체험이 가능하도록 했다. 키즈 승마 스쿨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영윤 회장은 지난해 11월 발기인대회에서 한국승용마생산자협회 초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그는 “국내에서 사육 중인 모든 품종의 승용마를 전문적인 생산 및 육성 등을 통해 안전하고 우수한 승용마를 공급, 말산업의 활성화와 공익에 기여하고 생산농가의 소득 증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준 기자 -Copyrights ⓒ말산업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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