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검찰청 강력부, 22일 ‘경마 승부조작 등 대규모 경마비리 수사결과’ 발표
한국마사회, “공정성 향상시킬 실효성 있는 대책 즉시 수립” 밝혀
경마관계자에 대한 규제 완화·온라인 베팅 재개·사설경마 강력 단속 절실

검찰이 경마비위 관련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언론들이 일제히 경마계에 집중 포화를 쏟아냈고, 공정성 확보를 제일로 해야하는 경마산업이 국민을 위한 레포츠 역할을 다하기 위한 대책들이 필요하는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경마비위 관련 사건이 터질 때마다 웅크린 채 뭇매를 맞아왔던 한국마사회는 이번 검찰 조사가 마사회의 선제적 조치와 공조를 통해 진행됐으며, 경마 공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즉시 수립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용일)는 22일 경마 관계자들이 불법사설경마 운영자나 경마브로커로부터 금품을 받고 조직적으로 승부를 조작한 혐의로 15명을 구속기소, 18명을 불구속기소, 6명을 기소중지(체포영장)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보도자료를 통해, 제주경마 승부조작 및 부경경마 정보제공(10명 입건, 2명 구속기소)과 서울경마 경마정보 제공 등 비리(13명 입건, 5명 구속기소), 그리고 불법사설경마조직을 적발(17명 입건, 9명 구속기소) 등을 발표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이번 수사는 경마 관계자와 불법사설경마조직의 대규모 유착비리를 적발해 엄단한 것으로 고질적인 경마비리에 경종을 울리고 재발방지에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또한 향후 계획에 대해 경마비리에 대한 정보수집활동을 강화하고, 한국마사회 공정본부에 적극적인 수사의뢰를 요청하여 경마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수사할 예정이라며, 또한 현재 도주 중인 공범 및 추가 확인된 사설경마 운영자에 대해 수사를 계속하고 범죄수익에 대하여는 철저한 환수조치를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검찰의 대규모 경마비리 수사 발표는 이미 경마문화신문과 말산업저널을 통해 보도한(2012년 10월 26일자 ‘마사회, 경마비위 연루자 무더기 중징계’, 2016년 5월 9일자 ‘불거진 경마비위, 대리·차명마주 문제까지 확산 조짐’, 2016년 5월 9일자 ‘경마비위에서 대리·차명마주까지 “경마계 폭풍전야”’) 바와 같이 2010년부터 발생한 제주경마장의 경마비위가 뿌리가 된 것이다. 결국 당시 연루된 조직폭력배를 완전히 검거하지 못하면서 연결고리가 이어지면서 결국은 풍선처럼 불어난 제주發 경마비위의 최종판이라 할 수 있다.

한편, 검찰이 제주로부터 출발한 경마비위 관련 조사결과를 발표하자 한국마사회는 24일 ‘고객님들께 드리는 말씀’이란 글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마사회는 이 글을 통해 최근 밝혀진 전·현직 경주마 관계자의 위법행위에 대하여 경마고객에게 유감의 말을 드린다고 밝혔다.

마사회의 발표내용은 ‘이번 사건은 2012년 서산지청의 제주 경마법규 위반행이(승부조작)에 연루되었던 외부인이 불법사설경마 운영 혐의로 구속됨에 따라 2012년 사건 추가 연루자 및 불법사설경마 연관자에 대한 전방위 수사로 진행됐고,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개시 이전에 마사회는 12년 승부조작 관련 제주기수 제주지검 고발(`14.5월) 및 경마관여금지처분(`14.11월, 면허취소 포함)”, “서울 마주명의 차용·대여 행위자에 대한 자체 조사(`15.2월∼11월), 수원지검 안양지청 수사의뢰(`15.12월)”을 선제적으로 시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수사 진행 중에는 서울중앙지검과 공조체계를 구축하고, 신속하고 효과적인 수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긴밀하게 협력과 협조를 추진했고, 이번 수사 관련 경마법규 위반행위자에 대해서는 사법기관의 형사처분 이외에 한국마사회 자체적으로 상벌위원회를 개최하여 면허취소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경마 공정 측면에서의 문제점을 즉시 해결하고, 경마 공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즉시 수립하여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경마관계자와 일반인을 포함해 총 39명이 연루된 대규모 경마비위 조사결과가 발표되면서 한국경마계가 잔뜩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전과는 달리 큰 후폭풍이 보이지 않으면서 경마계가 다소 안도를 하는 모습이다.

대다수의 경마관계자들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연속되면서 경마비위 건이 희석되기도 했지만, 그동안 끊임없이 경마계가 자정의 노력을 이어온 영향도 크다고 자평하면서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경마가 완전한 공정성 확보를 이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경마가 완전한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바로 경마관계자들에 대한 지나친 규제가 오히려 그들을 범죄자로 몰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경주마에 대한 간단한 얘기가 오용되면 경마정보 제공으로 둔갑하고, 이러한 구조적 문제로 인해 경마관계자가 불순한 의도를 지닌 외부인에게 끌려 다니며 더 큰 경마비위로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 경마관계자들이 자신과 관련된 경주마에 베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경마선진국에선 경주를 앞두고 고객들에게 자기와 관련된 말의 우수성을 알리면서 베팅을 권하는 모습이 자연스럽다.

최근 경마비위 사건의 대부분은 불법사설경마로 인해 발생하고 있다. 세금을 내지 않으며 받는 이득을 앞세워 선량한 경마팬을 불법으로 이끄는 이들은 나아가 더 큰 이득을 꾀하기 위해 경마관계자들에게 부정한 유혹의 손길을 뻗고 있다. 기수, 조교사, 관리사는 물론 이제는 마주에 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접근하고 있는 중이다. 이를 막기 위한 공권력의 적극적인 단속과 예방이 절실히 필요하다.

불법사설경마의 팽창을 막기 위해선 절대적으로 온라인 베팅의 부활이 필요하다. 최근 장외발매소에 지정좌석제가 전면 시행되면서 갈 곳을 잃은 일부 고객들이 불법사설경마로 빠져드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온라인 베팅이 재개된다면 불편함 때문에 불법을 이용하는 고객을 구제할 수 있다. 또한 온라인 베팅 재개와 더불어 환급률 인상도 필요하다. 불법시장으로 인해 누수되는 세금을 감안한다면 환급률 인상으로 합법경마의 활성화를 이루는 것이 세금 증가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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