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스프린트·코리아컵’ 우승은 양보했지만 가능성 확인
제1회 코리아컵 국제경주, 외국 경마관계자 300여명 내한 ‘대성황’
2개 국제경주 4만4천여명 국내 경마팬 현장 관람

국내 최초 국제공인경주에서 비록 외국 출전마에게 아쉽게 원년 우승은 양보했지만, 한국마들도 준우승과 3위라는 성적을 거두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해 파트Ⅰ으로 향하는 한국경마의 걸음이 더욱 힘차게 뻗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가 파트Ⅱ국 승격을 기념하고 한국경마의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한 코리아컵 국제경주가 9월 11일 화려하게 펼쳐졌다.

300여 명에 이르는 세계 각국의 관계자들과 외국 기자들이 서울경마공원을 방문해 한국경마를 관람하고, 한국 경마문화를 체험했다. 특히 루이스 로마네(Louis Romanet) 국제경마연맹(IFHA) 의장, 윈프레드(Winfried Engelbrecht Bresges) 아시아경마연맹(ARF) 의장 겸 홍콩자키클럽 최고경영자, 마사유키 고토(後藤 正幸) 일본 중앙경마회(JRA) 회장 등을 비롯한 코리아컵 출전마 경마시행체 주요 관계자들도 대거 서울경마장을 방문했다.

사상 첫 공인된 국제경주가 펼쳐진 11일 서울경마장 진입로에는 만국기가 걸려 경마장을 찾은 경마팬에게 코리아컵 시행을 주지시켰고, 경마장 곳곳에선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져 성공적인 코리아컵 국제경주 개최를 기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 가능성을 증명하다!
각각의 경주에서 외국말 7두와 한국말 9두 등 총 16두가 경합을 펼친 코리아스프린트(제8경주)와 코리아컵(제10경주)에서 ‘슈퍼자키’(홍콩)와 ‘크리솔라이트’(일본)가 우승을 차지하면서 코리아컵 원년 왕좌에 올랐다.

대회별로 우승마와 후순위 말들의 격차가 적지 않았지만 한국말들도 나름 저력을 과시했다. 코리아스프린트에선 ‘마천볼트’(마주 박원선)가 2위를 차지했고, 코리아컵에선 ‘트리플나인’(마주 최병부)이 3위에 오르면서 한국경마의 위상을 살렸다.

한국경마가 파트Ⅱ 승격 당시 경마시행과 운영 면에선 상당히 좋은 평가를 받았지만, 경주의 질 특히 경주마 수준에선 다른 파트Ⅱ국에 비해 다소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평가였다.

때문에 이번 코리아컵 국제경주는 세계 경마국에 한국 경주마의 수준을 상향 조정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기대를 모았다.

물론 코리아컵 국제경주에 출전을 신청한 외국말들의 면면이 드러나면서 한국경마가 세계무대에서 망신을 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결국 코리아컵 국제경주를 통해 세계무대에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음을 증명해, 그동안의 국산마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주었다.

◆ 한국기수, 기량을 뽐내다
한국기수들이 국제기수와의 경쟁에서 1,2위를 차지하면서 기량을 뽐냈다.
코리아컵 국제경주 시행일을 하루 앞둔 10일, 국제경주에 기승하는 외국기수와 한국기수가 국제기수 챔피언십(제3경주와 제5경주)에서 서로의 기량을 겨뤘다.

외국기수와 한국기수가 각각 7명씩 출전해 2개 경주 점수를 합산해 최종 순위를 가린 국제기수 챔피언십 경주는 당초 한국말과 경주로에 익숙한 한국기수들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평가됐지만, 14명이 전부 기승한 3경주와는 달리 5경주에선 9두만이 출전해 한국기수 2명만이 2개 경주에 모두 출전하며 오히려 2경주를 7명 모두 기승하는 외국기수들이 유리한 경주가 됐다.

첫 경주에선 문세영 기수의 노련한 경주전개가 돋보였다. 1200m의 짧은 거리에서 외국기수들이 초반 선두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인기 8위에 불과했던 ‘주극성’에 기승한 문세영 기수는 무리한 선행경합을 피하고 선두를 따르며 인코스에서 최적의 거리를 전개해 결국 우승을 차지했다. 2위는 프랑스의 파둘 기수가 기승한 ‘예상백승’이 차지했고, 최고 인기마 김용근 기수의 ‘먼데이머니’는 3위에 그쳤다.

국제기수 챔피언십 두 번째 경주이자 싱가포르터프클럽(STC) 트로피 경주인 5경주에선 국내 기수 중에는 문세영 기수와 김용근 기수만이 출전했다. 출발과 더불어 인기 2위를 기록한 김용근 기수의 ‘라온아모스’가 선행을 차지한 뒤 결승선까지 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우승을 차지했다. 김용근 기수는 STC 우승 트로피와 함께 국제기수 챔피언십 최종 우승자로 등극했다. 또한 문세영 기수가 3경주 우승에 힘입어 2위에 올랐고, 파둘 기수가 3위를 확정지었다.

조건상 한국기수들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는 경주였지만 국제기수 챔피언십 경주는 출전기수들에게는 국제대회를 앞두고 실전에서 경주로를 접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그리고 경마팬에게는 국제경주를 앞두고 기수들의 기량을 점검해 보는 좋은 기회가 되면서 성공적인 국제경주 시행에 큰 도움이 되었다.

◆ 파트Ⅰ을 향한 다짐 선포
본격적인 국제경주를 앞두고 현명관 회장은 코리아컵 취재를 위해 렛츠런파크 서울을 찾은 20여 명의 외국기자들과 ‘코리아컵 및 한국경마 발전을 위한’ 간담회를 통해 “한국경마가 세계 경마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코리아컵 국제경주를 준비하게 됐다. 한국경마 100주년인 2020년 파트Ⅰ 진입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간담회에 참석한 외국기자들은 한국경마에 대한 높은 관심을 표하면서 국제경주에 대한 장기 계획과 말 테마파크 ‘위니월드’, 그리고 장외발매소, 노령화된 경마팬 문제 등에 대해 질문을 쏟아냈다.

현 회장은 외신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2년마다 단계별로 확대할 예정으로 2018년 최소 10개국이 참가하는 국제대회를 개최하고, 경마의 이미지를 고급스포츠로 전환해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젊은이들을 위한 시험장소인 놀라운지와 127m 전광판 등 새로운 시설을 통해 젊은 세대를 위한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과거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몇몇 기자들은 한국경마가 길지 않은 시간에 괄목할만한 변화를 보인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경마고객들의 경마를 대하는 태도가 상당한 발전을 했다고 느꼈다고 말하고, 대형 전광판과 위니월드, 그리고 관람대 앞에서 펼쳐지는 이벤트는 축제장에 온 것처럼 여겨졌다고 밝혔다. 지난해 아시아챌린지컵 취재에 이어 두 번째 한국을 찾았다는 한 외국 기자는 성공적인 코리아컵 국제경주 개최에 감명을 받았다며, 앞으로 국제무대에서의 한국경마를 주목해야할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 일취월장한 경마문화 세계에 알리다!
제1회 코리아컵 국제경주는 세계와의 경마 수준을 가늠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한국의 경마문화를 세계에 선보인다는 더 큰 뜻도 있다.

코리아컵 국제경주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관계자들은 처음 접하는 서울경마장의 시설들을 유심히 둘러보고 외국의 유명한 경마장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평하고, 한국의 경주마, 기수 등 질적 수준에 대해서도 기대 이상이라는 소감을 표현했다.

외국 관계자들은 특히 127m에 이르는 대형 전광판을 통해 전해지는 경주 장면에 넋을 빼앗긴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한 국내 경마팬의 반응도 뜨거웠다. 경주마다 예시장에 직접 내려와 말들을 자세히 살피는 출전마 관계자들의 모습과 축제에 참여하는 화려한 복장으로 자리한 외국 관계자들은 한국경마에 색다른 모습은 국제경주 출전마를 확인하기 위해 예시장을 가득 채운 국내 경마팬에게 또다른 흥미를 유발시켰다.

말과 사람으로 가득 찬 예시장을 바라보던 한 경마팬은 “승패에 목매던 것과 달리 순수하게 경마의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에서도 지속적으로 출전마 관계자들이 예시장에 나와 축제 분위기를 형성한다면 경마 이미지를 바꾸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진짜 기분 좋게 경마를 즐긴 하루가 됐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일부 경마팬들은 기승하는 기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파이팅을 외쳤고, 경주로 출전을 앞둔 외국 기수들은 자신의 이름이 불리우자 환한 웃음으로 화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2017 코리아컵’
사상 최초 공인된 국제경주를 치러낸 한국경마는 파트Ⅱ국에 알맞은 위상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물론 대회를 며칠 앞두고 가장 주목된 홍콩 출전마의 취소로 인해 계획과는 달리 외국말과 한국말의 균형이 다소 어긋났지만, 시행원년에 무려 한국을 포함해 8개국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던 것은 처음 기획부터 당일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은 한국마사회의 지대한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한 국가간 경주마 이동에는 각 정부의 협조가 원활치 않으면 성사가 불가능했다는 점에서 국제대회 성사를 위한 정부부처의 역할도 결코 적지 않았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된 코리아컵 국제경주는 한국마사회의 경주 질 향상 및 국제화 추진 노력의 결과물이자 또한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성공적인 첫 국제대회를 치러낸 한국경마의 저력은 내년의 2017 코리아컵을 더욱 기대케 한다. 올해 T/O 확보를 하지 못했던 호주를 필두로 다른 국가들의 추가적인 참여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첫 코리아컵을 관람하고 관련행사에 참여한 루이스 로마네 국제경마연맹 의장은 “코리아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하며, 현명관 회장의 목표대로 2022년까지 한국 경마의 파트1 승격이 가능하리라고 본다. 지속적인 한국 경마 발전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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