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경주은퇴 승용마 안정성 평가, 50두 BRT 인증

▲사진은 9월 1일 장수승마장에서 열린 ‘경주은퇴 승용마 안전성 및 능력 평가 대회’ 장면.
한국마사회(회장 현명관)는 지난 9월, 세계 최초로 경주에서 은퇴한 말들의 승용마 평가 대회를 가졌다. 경주은퇴마의 승용 자질을 평가하려는 목적으로 총 109두가 참여해 최종적으로 50두가 우수마 인증(BRT)을 획득했다.

매년 국내에는 1,400여 두의 경주마가 은퇴하고 있으며, 이중 절반이 승용마로 활용된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말산업 육성 정책에 따라 민간 승마장이 크게 확대된 탓. 하지만 질주 습성이 남아 있는 경주은퇴마를 승용마로 전환시키는 건 어려운 일로 손꼽혔다.

민간 승마장의 순치 기술 부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도 경주은퇴마의 승용마 전환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는 곧 안전사고로 이어져 승마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나빠지고, 승마산업 발전에도 걸림돌이 되는 악순환을 낳는 것.

‘경주은퇴 승용마 안전성 및 능력 평가 대회’는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할 목적으로 추진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마사회가 주최했으며, 9월 1일과 30일, 장수승마장과 영천 운주산승마장에서 각각 개최됐다. 평가 종목은 마체 상태, 침착성, 마장마술, 장애물이며 △10m 앞에서 우산 펼치기 △말 옆에서 풍선 올리기 △공굴리기처럼 실제로 발생 가능한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109두의 경주은퇴가 참여했고 이중 50두가 BRT 인증을 받았다. BRT는 우수마에게 부여하는 인증 마크로 경주은퇴 우수 승용마(Best Retired Thoroughbred)의 영어 약자다. 인증 내역은 한국마사회 말혈통 홈페이지에 등재된다.

행사를 주최한 신광휴 한국마사회 장수목장장은 “승마 관계자들로부터의 반응이 뜨거웠다”며, “이번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평가 방법을 지속적으로 개선함으로써 내년에는 승마 인구가 많은 수도권에서 안전성 평가 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말의 수명은 20년 이상인데 경주마로서 은퇴는 보통 4~5살 쯤”이라며, “은퇴 후 15년 이상을 승용마로서 인간과 교감하고 사랑받으며 관계를 이어가는 것은 말 복지 차원에서도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평소 승마클럽 경영 개선을 위해 자문하고 있는 류근창 드림지원센터 사회적협동조합 대표 역시 “국내 승용마 안정성 향상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초보 승마인들이 개인 승용마를 구매할 때도 BRT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사진은 9월 1일 장수승마장에서 열린 ‘경주은퇴 승용마 안전성 및 능력 평가 대회’ 장면.

작 성 자 : 이용준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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