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문화 부문 수상, 박윤섭 페나코바 대표·박천석 페나코바 전무이사 인터뷰

▲페나코바코리아는 오는 5월 25일 제주대학교에서 제주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승마복 이색 패션쇼를 개최할 예정이다. 일반 대중에게 단순히 승마복을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 접근하려는 계획이다. 페나코바코리아 말을 타기 위한 승마복을 만드는 회사를 넘어 일상복으로 활용될 수 있는 스포츠 브랜드 회사를 지향하고 있다. 박윤섭 대표(좌)와 박천석 전무이사(우) 모습.

페나코바. 승마인이라면 누구나 친숙하게 들어봤음 직한 승마복 브랜드이다. 승마가 열리는 대회장이나 승마 관련 행사장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며, 승마인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갖은 방송 장비를 동원해 승마대회 라이브 중계를 하기도 하고,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는 마장마술 경기 영상을 재편집하고 업로드해 승마 홍보에 앞장서고 있다. 다양한 방식으로 말 문화 전파에 힘쓰고 있는 페나코바가 제19회 말산업대상 말 문화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승마 알리미를 넘어 말산업 알리미를 자처하며 활동하고 있는 페나코바의 박윤섭 대표(이하 ‘윤’으로 표기)와 박천석 전무이사(이하 ‘천’으로 표기)를 만나 이야기 나눠봤다.

-페나코바코리아는 어떻게 설립하게 됐나?
(윤)박 전무와는 과거 각자 사업을 할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였다. 박 전무는 모피·가죽 분야에서 활동했고, 난 운송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있었다. 패션에 대한 운송도 많이 하다 보니 잘 알고 지냈다. 각자의 길을 가던 중 여러 가지 힘든 부분이 생기다 보니 협력해 무언가를 해보고자 했다. 그래서 2015년 8월에 ‘모드니에꿈’ 대신에 완전히 승마만 전문으로 하는 승마 브랜드를 만들고, 승마 패션 전문회사를 설립하자는 얘기가 나왔다. 그래서 페나코바코리아를 설립하고. 기존 모드니에꿈이 갖고 있던 승마 관련 지적재산권 등 모든 권리를 이양받았다. 그렇게 2015년 8월 페나코바코리아 법인을 설립했다.

-승마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윤)사실 말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은 아니었는데 우연히 입문하게 됐다. 박천석 전무의 추천으로 승마를 배우게 됐다. 페나코바코리아 법인을 설립하고 난 후 세종 승마CEO과정이 있단 소식을 듣게 됐고, 이 과정에서 졸업식에 승마 패션복을 입고 패션쇼를 하고 싶다며 도움을 요청해왔다. 그렇게 인연이 닿아 협찬했고, 다음 신입생 입학식 때 인사차 들렸는데 내가 신입생 명단에 올라 있더라. 박 전무가 미리 신청을 해놨던 것이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승마를 시작하게 됐다.

-과거 승마에 대한 오해도 있었다고.
(윤)처음 딱 말을 탔을 때 정말 좋은 운동이란 걸 느꼈다. 본격적으로 말을 배우고 기승하면서 말이란 동물에 빠져들게 됐다. 과거에는 승마가 말을 다루는 것이라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말마따나 우스운 일인데 말이다. 과거 나도 그런 생각을 했으니 모르는 대다수의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충분히 안전하게 탈 수 있다. 그리고 각종 매체에서 말에 대해 보도하는 내용도 한몫하는 것 같다. 매체를 통해 알려진 말에 대한 모습은 좋은 점보다는 안 좋은 점이 많이 비춰지기 때문이다. 말을 타다가 낙마했다는 소식이나 말이 목장을 탈출해 도로를 질주했다는 내용 등 부정적인 보도가 대부분이다.

-승마의 매력은 무엇인지.
(윤)직접 말을 타고 운동하면서 느끼는 점은 몸의 변화가 꾸준히 일어난다는 사실이다. 말을 꾸준히 타면 고칼로리를 소모시켜주기 때문에 몸매 관리에 좋다. 나도 몸소 경험했다. 어떤 운동을 해도 관리가 되지 않았던 게 승마를 배우면서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지금은 몸이 가뿐해졌다. 남자들에게 좋은 건 물론이고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유익하다. 대신 안전하게 타야 한다. 말을 처음 접하고 겨우 걷는 정도밖에 못 하는 사람이 갑자기 뛰고 달리면 안 된다. 그럴 경우 당연히 문제가 된다. 하지만 어느 정도 말을 다룰 줄 알고 기승능력이 생겼을 때 안전하게 속도를 낸다면 승마는 60·70대가 아니라 80대가 돼서도 즐길 수 있는 스포츠다. 외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나이 많은 분들이 승마를 즐기고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경우 나이 든 사람들 다리 아파 산을 못 가지만 조금만 말을 탈 줄 안다면 충분히 나들이 갈 수 있다. 각 지자체에서 많은 외승코스도 만들고 있고, 외승길이 굳이 달리기 위한 코스가 아니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분들에게도 괜찮은 레저로 자리매김할 거라고 생각한다.

-제주에서 승마패션쇼를 개최한다고 들었는데.(천)5월에 제주대학교에서 제주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패션쇼를 하기로 했다. 이미 제주대와는 MOU 체결을 했고, 이경갑 제주대 교수가 주최해 수의학과, 식품영양학과, 디자인학과 학생들이 참여한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이 산업과 패션은 함께 가야 한다. 패션쇼 개최를 통해 학생들을 비롯한 일반인에게 승마복을 소개하고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말산업 자체를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패션회사가 먼저 승마복 및 승마패션을 노출시켜 말산업을 알리는 효과도 가져올 수도 있다. 골프를 하지 않는 사람도 일상복으로 골프웨어를 입고, 산을 안 다니는 사람도 일상복으로 등산복을 입는 것처럼 승마복도 일반인이 일상복으로 즐겨 입을 수 있다. 그리고 산을 안 다니는 사람이 등산복을 입고 다니다가 산에 한번 가보지 생각하는 것처럼 승마복을 입고 다니다가 말이나 한번 타볼까 하는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말산업도 패션 쪽으로 관심을 돌린다면 말산업을 일반인에게 노출시킬 수 있는 기회는 분명히 있다.

-일본 진출 소식이 들린다.
(천)일본 승마시장을 진출하기 위해 일본 승마선수에게 우리 옷을 입혀 대회에 출전을 시켰다. 그런데 우연히 그 선수가 전일본선수권대회 마장마술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일본 승마계에 많이 알려졌다. 마장마술에서 1등은 놓치지 않고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친구라 더욱 홍보가 됐다. 그러다가 승마복을 취급하는 에이전시를 통해 제안이 들어왔고, 최근에는 우리 브랜드가 일본 크레인승마장 안에 있는 샵에 정식으로 입점하게 됐다.

-일본 진출하면서 아쉬움도 느꼈다고.
(윤)우리 브랜드인데 대한민국 승마선수보다 일본 승마선수들이 먼저 알아보고 찾아주는 게 감사하면서 씁쓸하다. 일본 승마인이 유럽의 우수한 승마복을 입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쇼핑을 한다. 일반 승마인은 브랜드보다는 본인이 착용했을 때의 느낌이나 기능을 따지는 것 같다. 한국에서 4년을 열심히 뛰어다닌 것보다 일본에서 몇 개월 뛰어다닌 게 페나코바 홍보에 더 효과적이었다. 유럽 대회에 출전한 일본 선수들이 페나코바 승마복을 입을 것을 국내선수들이 보고 이제야 페나코바 승마복에 관심을 갖는 모습이 보이더라. 이런 부분은 아쉽다. 한국의 승마복도 유럽의 승마복 못지않은 퀄리티를 갖고 있으니 애용해주길 바란다.

-페나코바 승마복에 대한 호평이 많은데.
(윤)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 가고 있다. 유럽 승마제품과 똑같지는 않겠지만 일정 부분 비슷한 수준까지는 올라온 것 같다.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 책정을 위해 무진히 노력했다. 사실 원단부터 제작과정 등까지 고려하면 가격이 올라가야하는 게 맞지만, 승마패션사업을 하는 내가 굳이 기존의 관습을 따라갈 필요가 있느냐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처음 승마를 접하는 사람이 옷을 사 입었을 때 합리적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가격 책정에 힘썼다. 현재 가격 정책대로라면 처음에는 우리가 손해를 보겠지만 시간이 지났을 때는 모든 승마인이 페나코바를 애용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기존 가격의 50%로 정했다. 페나코바는 모든 대리점에서 항상 동일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간다. 소비자들이 그걸 알아준다면 깎아달라는 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페나코바가 대중에 어떤 브랜드로 인식되길 바라는지.
(윤)승마복이 아닌 일반 스포츠 브랜드로 봐줬으면 한다. 승마복의 패치가 개발되면서 예전의 투박한 느낌보다 상당히 패션화되고 있다. 일반인이 그냥 평상시 입고 나가더라도 승마복의 구분이 잘 안 되는 정도까지 발전하고 있다. 승마복 자체가 워낙 핏이 좋다보니 진을 입고 있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우리 옷을 입고 마장을 나가고 다시 집에 돌아올 수 있는 승마복이 되길 바란다.

▲페나코바코리아는 오는 5월 25일 제주대학교에서 제주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승마복 이색 패션쇼를 개최할 예정이다. 일반 대중에게 단순히 승마복을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 접근하려는 계획이다. 페나코바코리아 말을 타기 위한 승마복을 만드는 회사를 넘어 일상복으로 활용될 수 있는 스포츠 브랜드 회사를 지향하고 있다. 박윤섭 대표(좌)와 박천석 전무이사(우) 모습.

황인성 기자 gomtiger@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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