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기마경찰대 요원 인터뷰

▲장석창 경감은 말에 대해 알리는 목적도 있지만 우리의 주목적은 경찰의 임무를 수행하는 거라며, 기마경찰대 활동을 통해 인천이 안전하고, 학교 다니기 편한 지역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싶다고 전했다. 장석창 인천기마경찰대장.

13일 오후 ‘인천기마경찰대’ 취재를 위해 드림파크 내 경찰기마경찰대 사무실을 찾았다. 이제 막 인천 서구 봉수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찾아가는 승마교실’을 마치고 복귀한 경찰기마경찰대 요원들의 모습은 밝은 표정에 선한 인상을 풍겼다. 일반적으로 영화나 각종 매체에서 볼 수 있는 교통 위반 딱지를 끊는 은근 피하고 싶은 경찰관의 이미지는 아니었다. 오늘도 말을 통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달하고, 경찰의 이미지 및 위상 제고에 힘쓰고 있는 인천기마경찰대 요원들을 만나 그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예상했던 모습과 달리 상당히 환한 얼굴에 선한 인상이다. 인천기마경찰대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장석창 경감, 이하 장)인천기마경찰대는 지난 2015년 11월 창설됐다. 현재 의경 2명을 포함해 1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증을 받은 보유마 8마리와 위탁마 2마리 등 총 10마리의 말을 갖고 있으며, 인천에서 개최되는 주요 행사나 경찰 행사에 참여해 경찰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구축에 힘쓰고 있다. 이밖에도 청소년과 어린이들을 위한 승마체험 교실, 재활승마 교실 등을 운영하며 지역주민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인천 기마경찰대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장)다른 지방청 같은 경우는 행사나 의전 위주로 기마경찰대를 운영한다. 하지만 우리 인천기마경찰대는 지역주민들과 직접 맞닥뜨리면서 참여할 수 있는 기회 제공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주 금요일마다 30여 명씩을 대상으로 실내 승마장에서 승마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고, 수요일에는 6명의 아동을 선정해 10주 코스로 재활승마 교실을 열고 있다. 그리고 올해 특별히 추가된 프로그램은 ‘찾아가는 승마교실’로 기존 찾아오는 승마 프로그램을 탈피해 우리가 일선 학교로 직접 찾아가고 있다. 어떻게 하면 말을 안전하게 타면서 홍보 효과도 낼 수 있을지 고민하던 끝에 올해 홍보 행사 연간계획에 포함해 진행하고 있다.

(안병욱 경사, 이하 안)말을 만져볼 수 없는 기회가 쉽지 않은데 우리가 직접 찾아가서 말을 접할 수 있게 기회를 제공하면서 경찰에 대한 홍보는 물론 말에 대해 친숙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말 홍보도 하고 있다.

(장)말에 대해 알리는 목적도 있지만 우리의 주목적은 경찰의 임무를 수행하는 거다. 기마경찰대 활동 등을 통해 시민들이 말에 대해 친숙함을 느끼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무엇보다 경찰인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경찰의 역할이다. 말이란 매개체를 통해 경찰관 아저씨들이 범인을 잡고, 감시하는 무서운 경찰 아저씨가 아니라는 걸 알리는 목적이 크다. 일선 학교 방문을 통해 아이들과 만나고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라고 조언도 할 수 있어 학교폭력 예방 효과도 상당히 있다. 기마경찰대를 통해 인천이 안전하고, 학교 다니기 편한 지역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싶다.
 

▲시골 출신인 양시창 경위는 경찰 임무를 수행하면서 말과 함께할 수 있는 기마경찰대 생활이 참 좋다고 한다. 범인을 잡는 경찰도 좋지만 국민에게 정서적으로 보탬을 주는 경찰도 참 보람찬 일이라고. 인천 봉수초 어린이들과 얘기 나누는 양시창 경위.

-이번 주 토요일 재활승마학회 학술대회에서 주제 발표자로 나선다. 발표할 내용은 무슨 내용인지.

(장)우리 기마경찰대가 학술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은 학회 쪽의 요청이 있어서다. 아무래도 우리 기마경찰대가 이색적으로 비춰졌을 것이다. 말산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공공기관도 아니고, 사설 승마시설도 아닌 경찰기마경찰대에서 ‘재활승마’를 운영한다는 게 말이다. 그리고 경찰과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협업을 통해서 운영하는 점도 특색 있는 점이다. 주제 발표할 내용은 우리 기마경찰대에서 재활승마 교실을 운영하면서 실제 변화를 가져온 사례 소개 등이 주요 내용이고, 이와 더불어 인천경찰기마경찰대 창설 목적 및 활동 사항 등이다.

-기마경찰대원들이 말과 인연을 맺게 된 사연들은 어떠한지 궁금하다.
(안)말의 꼬리와 갈기를 보고 반해서 말과 연을 맺게 됐다. 우연히 바닷가 해변을 달리는 말을 보게 됐는데 흔들리는 말갈기가 마치 여성의 머리칼과 같다고 느껴질 정도로 매력적으로 보였다. 그러면서 승마를 조금 배우게 됐고, 기마경찰대가 창설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해 본격적으로 말과 함께하게 됐다. 기승한지는 3년 됐다.

(정용길 경사)처음에 승마가 다이어트에 좋다는 얘기를 듣고 말을 타기 시작했다. 그렇게 말과 인연을 맺었고, 기마경찰대가 창설하면서 창설멤버로 활동했다. 말을 타는 게 전신운동이 된다고 느낀다. 매일 말을 타다 보니 몸이 익숙해져 운동이 되는지 의문이 들었는데 한 1~2주 안 타다가 다시 말을 타면 확실히 허벅지에 알이 배기더라. 승마가 전신운동이 되는 건 확실하다. 학교에 나가서 아이들에게 말 타는 것을 보여주면 엄청 좋아하고 반겨준다. 그런 모습을 보면 경찰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장)아까 학교에서도 경찰이 되고 싶은 사람 손들어봐 하니깐 한 남자아이가 손들었다.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담임선생님이 그 아이에게 “너 수의사 되고 싶다고 했잖아”했더니 방금 바뀌었다고 대답하더라.
 

▲해변을 달리는 말의 꼬리와 갈기를 보고는 말의 매력에 빠져 승마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안병욱 경사는 기마경찰대가 창설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해 기마경찰대에 합류했다. 도심에서 말을 만져볼 수 없는 기회가 쉽지 않은데 ‘찾아가는 승마교실’을 통해 경찰에 대한 홍보는 물론 말 홍보대사 역할도 하고 있다고 한다. 승마체험 중인 어린이에게 팔을 들어보라는 안병욱 경사(우측).

-일반적인 경찰 임무와는 약간 다른 형태로 경찰 임무 수행 중이다. 말똥 치우는 일부터 해보지 않았던 수고스러운 일도 많을 텐데. 기마경찰대의 장단점이 있다면.

(장)기마경찰대에는 의경 2명을 포함해 총 11명의 인원이 있다. 모든 일을 의경에게만 맡길 수 없기 때문에 우리 직원들이 직접 다 말똥을 치운다. 물론 하기 싫을 때도 있다. 특히 겨울에는 날씨가 춥기 때문에 더욱 힘들다. 하지만 우리가 자원해서 기마경찰대에 온 것이기 때문에 열심히 한다. 처음에 발령받고 기마경찰대에 와서 깜짝 놀랐다. 여자 요원들도 거리낌없이 직접 말똥을 치우고, 말먹이도 주고 다 하더라. 대부분의 사람이 밖에서 보면 기마경찰대 그냥 폼만 잡고 말만 탄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안에서는 말똥 치우고 자루 나르고 고생도 많이 한다. 그리고 말이란 동물을 다루는 일이다 보니 위험에 약간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장점이 있다면 직원들이 공통된 일을 하고, 힘든 일을 같이하다가 보니깐 협동심과 단결력, 동료애 등이 다른 경찰 부서나 지구대보다는 부각되는 것 같다.

(양시창 경위)일반인들은 승마를 접하려면 사설 승마장을 가야 한다. 하지만 기마경찰대원인 나는 경찰의 역할을 하면서도 근무 현장에서 말과 함께할 수 있어 참 매력적이다. 내가 시골 출신이라 그런지 몰라도 동물을 참 좋아한다. 범인을 잡는 경찰도 좋지만, 국민에게 정서적으로 보탬이 되어줄 수 있는 경찰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 점도 보람차다.

(김자영 경사)보통 역할을 수행하는 경찰보다는 사람에게 받는 스트레스가 덜한 것 같다. 교통경찰인 경우는 교통 법규 위반자에게 스티커나 범칙금을 발부하고, 수사 관련 부서 경찰은 범인을 잡는 등 약간은 덜 친숙한 이미지이고, 싫은 소리를 듣기 마련인데 우리는 말을 통해 국민에게 기쁨을 주고 베푸는 기마경찰의 역할을 수행하다보니 어디서든지 사람들이 좋아해 준다. 그런 점에서 참 보람되고 스트레스도 적다.

(안)육체적으로 힘들지만,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본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는 적지만 말과 함께 행사에 참여하게 될 경우 항상 긴장감을 느끼는 점은 어려운 점이다. 행사 나갔을 때 갑작스럽게 꽹과리 소리나 폭죽 소리 등이 나면 말들이 놀라서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나올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는 위험성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긴장 속에 주의하고 있고 시민의 안전을 위해 아이들이 말 뒤로 가지 않도록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
 

▲기마경찰대 창설 멤버인 정용길 경사는 다이어트에 효과가 좋다는 소리를 듣고 말과 인연을 맺게 됐다. 말을 타고 있는 멋진 정 경사의 모습을 보면서 남자 아이들이 경찰관이 되겠다고 말하는 모습도 많이 봤다고 한다. 승마교실 중 말을 끌고 있는 정용길 경사(좌측)

-행사 도중 예민한 말들이 놀라는 경우도 있을 텐데.
(장)기마경찰대에 행사 요청이 들어오면 우리는 자체적으로 3번의 과정을 거쳐 진행한다. 먼저 나를 포함한 3명의 요원이 나가서 지리적으로 나갈 수 있는 곳인지를 파악한다. 그다음에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말들을 그 행사 장소에 미리 데려가서 사전 연습을 하고 본 행사에 들어간다. 말들도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렇게 해주는 거다. 그리고 막상 나가서 약간이라도 위험한 경우가 발생된다고 판단되면 행사 주최 측에 여기까지만 한다고 말한다. 아무리 좋은 행사라도 말들로 인해 시민 한 사람이라도 다쳐서는 안 되고, 행사를 망치는 꼴이 되기 때문에 그렇게 하고 있다. 과욕을 절대 부리지 않는다. 항상 3번 먼저 가서 점검하고 예행연습하고 본행사하고 진행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사고가 발생한 경우는 없었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장)우리가 직접 ‘재활승마’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면 오시는 많은 분이 엄청 좋다고 말씀하신다. 우리 기마경찰대에서 하는 프로그램은 비용도 들지 않고, 도심 가까이에 있어 편의성도 좋기 때문일 것이다. 한 번 참여하신 분들이 크게 만족하고 계속 재활승마를 하고 싶어 하는데 우리는 특정인에게만 혜택을 줄 수 없는 상황이라 다음번에는 신청을 할 수 없다. 궁극적으로는 지자체나 행정기관에서 주민들의 복지 정책을 위해 ‘재활승마’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 재활승마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각 지자체가 의지를 갖고 해야 한다. 지자체에서 무료는 아니라도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재활승마를 접할 수 있는 복지 정책이 많이 확대됐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장석창 경감은 말에 대해 알리는 목적도 있지만 우리의 주목적은 경찰의 임무를 수행하는 거라며, 기마경찰대 활동을 통해 인천이 안전하고, 학교 다니기 편한 지역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싶다고 전했다. 장석창 인천기마경찰대장.

▲인천기마경찰대 요원들은 직접 말똥을 치우는 등 육체적으로 힘든 일들도 있지만,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입 모아 얘기했다.

황인성 기자 gomtiger@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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