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경마의 스타, 김준호 기수 인터뷰

▲다승 1위할 수 있었던 것은 나에 대한 절실함이다. 나에게 느끼는 절실함이 경주의 원동력이 된다. 매년 목표를 세우는데 항상 그것을 달성하려는 나의 욕심이 크다.
2014년 6월 5일 제9기로 데뷔해 2년 3개월 만에 ‘100승’ 달성. 2015년 제주일보배, JIBS배 경마대회 우승. 2016년 하반기 ‘MVP 기수’ 선정…. 스물넷의 나이지만, 노련하고 당차다. 몸동작, 내뱉는 말 하나하나마다 성실과 진중함이 묻어났다.

학업에 대한 욕심도 많아 늦게 제주한라대학교 마사학부에도 진학했다. 이론적 지식과 실전 기술을 접목해 경주에 반영한다고 했다. 매일 체력 관리를 위해 운동하는 일은 기본. 오늘 그리고 내일의 주인공, 김준호 기수를 5월 7일 렛츠런파크 제주에서 직접 만났다. - 관련 기사 6면

“팬들 믿음의 보답, 성적으로 보여줄 것”

2014년 제9기 데뷔…2년 3개월 만에 100승 달성
학교 이론 지식과 실전 기술을 접목해 경주 반영
제주마 체계적 순치로 경주 질 높아질 것 기대
심리적 압박감 슬럼프 들 때 팬들 힘으로 극복

-기수를 하게 된 동기는
펜싱을 하다가 신체적인 부분에서 극복을 못 했다. 작은 체구로 할 수 있는 직업이 무엇이 있는지 찾아보다가 펜싱 감독이 경마 기수를 추천해줬다. 그 전까지는 기수라는 직업이 있는지도 몰랐다.
기수 시험에 응시하고 합격해 경마 교육원에서 훈련을 받았다. 말을 처음 접해서 무서웠지만 동기 중에 여자 한 명이 말을 타다 왔는데 잘 타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다른 사람들도 하는데 왜 내가 겁내야 하지’라는 생각을 했다. 그 뒤로 탈 때마다 그날은 떨어질 각오로 타면서 극복했다.

-기수 생활하면서 행복했던 기억은
2015년 JIBS배 경마대회 때다. 비인기 말이라 우승을 기대하고 탔던 말은 아니었지만 한번 찾아온 기회라 놓치지 않고 최선을 다해 탔다. 하늘이 준 기회였는지 우승했다.

-힘들었던 점이 있었다면
데뷔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가장 힘들었다. 망아지를 기승 훈련하는 과정에서 말이랑 같이 넘어져 말한테 깔려 다쳤다. 그때 이후로 발목 후유증이 생겼다. 현재도 전력 질주로 달리기는 못 한다. 현재 경주에는 큰 영향이 없지만 당시에는 영향이 있었다. 인대 파열과 골절로 발목이 부었지만 경주를 위해 말을 계속 타고 싶었기에 타박상이 있다고 했다. 절뚝거리며 한 마리라도 더 타려고 노력했다. 그때 완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현재 살짝 후유증이 남았다.

-자기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다른 기수에 비해 체중이 많이 나가는 편이 아니라 체중조절은 따로 안 하고 있다. 잘 먹고 꾸준한 운동을 하고 있다. 헬스장 가서 근력 위주로 운동하고 있다. 또한 경주 때 말 위에서 안정된 자세 유지 위해 기승기를 자주 타고 있다.
어릴 때부터 펜싱을 한 덕분에 경마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펜싱은 하체의 힘과 순발력이 많이 요구되기 때문에 하체 운동을 많이 했었다. 남들보다 하체가 잘 버텨주고 힘이 좋다.

-데뷔 초와 현재를 비교하자면
데뷔 때보다 스스로가 급하지 않고 경주 중에도 더 여유로워졌다. 시야가 넓어지면서 어떤 상황이 닥쳐도 대비를 할 수 있는 안목이 생겼다.

-가장 아쉬웠던 경주는
2016년 10월에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지사배 클래식 경마대회다. 한라영산이라는 말을 타고 1위으로 들어간 줄 알았는데 코차이로 2위 했다. 한라영산에게 기대도 많이 했고 스스로 준비도 많이 했는데 우승하지 못해 경주가 끝난 뒤 아쉬움의 눈물이 흘렀다. 스스로가 많이 조급했던 것 같다.

-경주하면서 본인만의 작전이 있다면
매 경주가 끝나고 모니터링을 꾸준히 한다. 모니터링을 하는 이유는 경주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도 스스로가 만족하지 못했고 다음 경주에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다.
많이 탔던 말이라 해도 말은 매일 달라지기 때문에 그 말의 특성을 파악한다. 말의 특성을 최대한 살리면서 작전을 계속 머릿속으로 그리며 짠다. 또한, 말의 특성을 파악하면 안전사고를 대비할 수 있다.
선행은 단거리에서 유리하지만 장거리에서 불리하다. 선입은 단거리나 장거리에 유리하기 때문에 선입으로 많이 탄다. 3·4번째 위치에서 앞말의 흐름을 계속 지켜보면서 타이밍을 맞춰 말을 보낸다.

-다승 1위의 비결이 있다면
비결보다는 나에 대한 절실함이다. 나에게 느끼는 절실함이 경주의 원동력이 된다. 매년 목표를 세우는데 항상 그것을 달성하려는 나의 욕심이 크다.
남들은 내가 정상에 있어 더 편하겠다고 생각하지만 오히려 나는 불안하다. 나의 절실함을 잊지 않고 누구보다 노력을 많이 하고 모니터링을 통해 나에 대한 분석을 철저하게 해 경주에 임한다. 경주에서 실수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나의 의지가 강하다.

-올해 목표는
올해 목표는 통산 200승 달성과 2016년에 경마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설움이 있어 2017년에는 경마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

-제주한라대학교에도 재학 중이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하다 보니 공부와 거리가 멀었다. 운동선수이지만 학업도 병행하고 싶어졌다. 경마 기수가 되기 위해서는 실전도 중요하지만 이론적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곳은 교육기관이다. 학교에서 쌓은 이론적인 지식과 실전 기술을 접목해 경주에 반영 중이다. 학력은 공부했다는 증명서류이기 때문에 미래의 꿈을 위한 준비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래에 나의 자녀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고 싶기도 하다.
올해 2학년인데, 동기들보다 나이가 많아 걱정됐지만 동기들이 나를 잘 따라줘서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고 있다. 내가 알고 있는 말에 관한 지식을 알려주고 있다. 승마장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승마에 대해 알려주고 현재 경마 기수로 경마에 대해 알려주기도 한다.

-입대 계획은
올해 입대 계획은 없다. 내년에 영장이 나온다면 갈 생각이다.

-제주마와 한라마의 장점은
제주마는 토속적이면서 천연기념물 347호이다. 포니 정도 크기인데 서러브레드 기승 때보다 더욱 균형감이 요구되면서 성격도 억세다. 서러브레드를 탈 때보다 긴장감도 배로 든다. 더 연습하게 되고 많은 노력을 하게 한다. 제주마가 체고가 낮아 서러브레드를 탔을 때보다 체감 속도가 달라 그 점이 좋다.
한라마는 제주마보다 속도가 더 높다. 제주마와 서러브레드를 섞은 교잡종이기 때문에 한라마는 체고가 좀 더 높고 서러브레드보다 작은데 속도가 더 빨라 관중에게 서러브레드 경주처럼 긴장감을 안겨준다.

-2023년 제주마 경주 전면 시행되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제주경마에서 제주마는 한라마에 비해 속도감이 떨어져 경마고객 입장에서는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다. 제주마보다 빠른 한라마는 서러브레드의 속도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는데 2023년부터 퇴출당해 큰 아쉬움이 남는다. 한라마가 경주에서 없어지지만 제주마를 체계적으로 순치하고 경쟁을 통해 경주의 질이 높아질 거라 기대된다.

-서러브레드의 기승이 그립지는 않은지
기수 훈련생 때 서러브레드와 한라마를 병행해서 탔었다. 그런 속도 체감은 타본 사람만이 알기 때문에 그리운 건 있지만 현재 한라대학교에서 서러브레드와 웜블러드를 타고 있어 그리운 생각은 많이 없어졌다. 가끔은 서러브레드를 타고 습보를 하던 때가 생각나지만 지금 제주마와 한라마로 기승하는 제주 경마에 만족 중이다.

-기수 복색의 의미가 있다면
기수 복색이 칙칙한 편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검은색을 바탕으로 넣고 가슴의 띠 부분을 빨간색으로 했다. 어떤 분야에서든 사람은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는데 그 열정을 가슴속에서 떠올리고자 열정적인 느낌의 빨간색을 넣었다. 노란색은 경고의 의미가 있는데 데뷔하면서부터 남다른 각오가 있었기에 “차세대의 김준호가 간다. 앞으로 제주 경마장의 스타가 되겠다”라는 경고의 표시로 넣었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많은 응원과 격려를 해주길 바란다. 기수라는 직업 특성상 이상한 소문에 휘말리기 쉬워 힘들다. 그런 소문에 현혹되지 않고 기수를 끝까지 잘 믿어주길 바란다. 믿음의 보답은 성적으로 보여주겠다. 경주가 잘 안 풀리거나 심리적인 압박감과 슬럼프가 들 때 극복할 수 있는 것은 팬들의 힘이다. 팬들의 응원을 통해 나쁜 기억은 빨리 잊고 경주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정말 감사하다.

▲ 팬들의 응원은 나쁜 기억을 잊게 하고 경주에 집중하게 해준다. 팬이 생일을 기념해 선물한 케이크.


▲김준호 기수(24)는 2014년 6월 5일에 제9기로 데뷔해 2년 3개월 만에 ‘100승’을 달성했다.


▲2015년 제주일보배, JIBS배 대상경주에서 우승했으며, 2016년 하반기 ‘MVP 기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제주한라대학교에서 쌓은 이론적인 지식과 실전 기술을 접목해 경주에 반영 중이다. 학력은 공부했다는 증명서류이기 때문에 미래의 꿈을 위한 준비하는 것이다.


▲다승 1위할 수 있었던 것은 나에 대한 절실함이다. 나에게 느끼는 절실함이 경주의 원동력이 된다. 매년 목표를 세우는데 항상 그것을 달성하려는 나의 욕심이 크다.

제주= 박수민 기자 horse_zzang@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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