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영 학생은 용운고등학교에서 매일 말과 함께 있으면서 힘든것보다 행복함을 더 먼저 느낀다. 나중에 말산업 관련 직업을 선택하고 싶다고 한다.
대중에게 진솔한 승마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국마사회는 올해 ‘유소년승마사례 공모전’을 열었습니다. 공모 결과 최우수상부터 장려상까지 총 19편이 선정됐습니다. 은 19편을 연재합니다. 그 일곱 번째 순서로 장려상을 받은 이채영 학생(용운고등학교)의 ‘새로운 삶을 준 말, 그리고 승마’를 소개합니다. 수상자들에게 축하와 함께 한국마사회 말산업진흥처에도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 편집자 주

“말과 함께한 교감,
시합내용, 말과 함께한 즐거운 시간
승마 통해 변화한 나의 모습.”

2011년 6월에 영천 시민 승마단 중 영천 중앙초등학교 유소년승마단 1기 멤버로 입단하게 됐습니다.

처음 유소년승마단 수업을 듣던 날, 어떤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말과 함께 운동하고, 다루고, 만지게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습니다. 지금 말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식지 않고 유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과 호기심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유소년승마단 말이 오기 전에 영천시 소속의 말로 수업했었는데, 영천시 소속의 말은 서러브레드로 몸집이 크고 해서 친구들 대부분이 겁먹고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운주산승마장 수석교관님이신 노경헌 교관님께서 ‘말과 친해지는 것을 먼저 하자’고 하시면서 털 빗겨주기, 발굽 파기, 말 씻기기 등 다양한 활동 하면서 말과 친해지고 가까이 더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말털 빗겨주기, 발굽파기, 말 씻기기 등 다양한 활동으로 말과 친해진 이채영 학생.

저는 다른 친구들과 달리 유독 겁이 많았고, 수장할 때 유독 힘들었습니다. 그러던 제가 말에게 다가가고 하루라도 마장을 가지 않으면 눈에 말이 아른거리는 것처럼 말이 생각나고 마장 가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겨울방학 때는 승마대회를 준비해보자고 하셔서 열심히 승마수업을 듣던 중 낙마하게 됐습니다. 앞말이 날뛰게 되면서 뒤에 따라가고 있던 제 말이 놀라면서 뒷발을 차게 돼 그대로 앞으로 떨어졌습니다.

낙마하면서 말 타던 제가 겁먹기 시작하면서 자신감도 다 없어지고 위축되기 시작했습니다. 말을 보면 좋았던 제가 낙마를 하면서 생긴 트라우마 때문에 말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보고 있기만 했습니다. 낙마하고 나서 트라우마를 툴툴 털어버리고 다시 말 등 위에 올라가는 친구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너무 많이 들기도 하고 위축이 되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런 트라우마를 지우기 위해서 열심히 말 수장도 해보고 말에게 올라가 봤지만, 나아지진 않았습니다. 마음이 조급해서인지 나아질 생각은 하지 않고 더 뒤로 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노경헌 교관님께서 말씀해주시던 ‘전화위복, 화가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 재앙이 복으로 바뀐다’라는 사자성어처럼 다급해 하지 말고 천천히 극복해 나가자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조급해 하지 말자’, ‘천천히 나아지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말에게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노력했고 그러던 중 한라마와 제주마를 타게 되면서 쉽게 극복하게 됐습니다.

시합 날짜가 다가오고 있어서 다급한 마음이 컸고, 다급하게 대회 준비해서 시합 뛰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천천히 차근하게 준비해서 시합을 완주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하고 싶어서 준비했던 대회는 다음을 기약하면서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유소년승마단 소속으로 왔던 말 중 3마리가 출산을 앞두고 있었는데, 그중 한 마리가 먼저 망아지를 출산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망아지를 출산하는 장면을 두 눈으로 보면서 너무 놀라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좋았습니다.


▲이채영 학생은 유소년승마단 말이 출산하는 장면을 두 눈으로 보고 행복하고 좋았다.

말과 함께 지내기 시작하면서 저의 사춘기도 너무 쉽게 지나갔고, 말과 교감하면서 친구 아닌 친구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속상하거나 힘들었던 일을 저도 모르게 말에게 이야기했고, 말이 그것을 들어주는 것처럼 말이 가만히 다가와 저의 품에 들어오는 말을 보고 그 매력에 더 빠져든 거 같습니다. 말의 눈망울이 너무 똘망똘망하고 초롱초롱해서 그 눈망울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말을 접하게 되면서 산만한 성격도 더욱더 차분해지고 친구들과의 친화력도 좋아졌던 거 같습니다. 다른 친구들과 달리 말과 함께 지내고 하면서 사춘기를 심하게 하지 않아 감정 기복도 심하게 하지 않고, 친구들과 부모님, 친척 사춘기 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고 쉽게 지나갔습니다.

말과 함께 지내면서 너무 좋았던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처음엔 집중력이 약했던 제가 공부해도 최고로 좋은 성과가 나오지 못했는데 말을 타게 되고 말과 교감하면서 집중력이 향상됐고, 앉아서 공부를 오랜 시간 쉽게 할 수 있었습니다. 말이라는 동물을 만나서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됐고, 말만 타지 않고 공부도 열심히 해서 모 중학교에서 전체석차 1등으로 졸업했습니다.


▲말과 함께하면서 공부도 열심히해 모 중학교에서 전체석차 1등으로 졸업한 이채영 학생. 위 사진은 시합장 사진.

초등학교 이후 시합을 오랜만에 나가던 날, 장수승마장에서 시합하게 돼 영천에서 새벽 3시에 출발했습니다. 너무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돼서 날을 거의 새고 말들을 보러 갔습니다. 말도 시합을 가는 것을 아는지 신이 나 있었습니다. 마장마술 시합이 있어서 미리 갈기도 땋아뒀는데 ‘갈기가 당겨서 스트레스받지는 않을까?’하는 많은 걱정 하면서 말을 바라보고 있는데 걱정하지 말라는 듯이 장난을 쳐서 웃으면서 준비하고 출발했습니다.

오랜만에 시합에 출전하게 돼서 걱정도, 긴장도 많이 돼서 ‘잘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그만 몸이 아파 버렸습니다. 복통이 심해 병원에 가니 스트레스성 위염과 스트레스성 장염에 걸려 버린 것입니다.

‘포기해도 된다’고 말씀해주시는 데도 불과하고 먼 길까지 와준 말들과 열심히 노력했던 것이 너무 아깝게 느껴져 ‘통증이 있더라도 시합을 뛰고 싶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 후 시합에 출전에 입상은 생각하지도 않고 완주를 목표로 했다가 입상하게 돼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이채영 학생은 스트레스성 장염에 걸려도 포기하지 않고 시합에 나가 입상했다. 위 사진은 시상하는 모습.

저는 타고난 유연성도 없고 겁이 없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말타기에는 조금 힘든 조건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하게 됐습니다. 노경헌 교관님께서 저에게 항상 말씀하시는 것이 ‘넌 노력파’라고 말씀해주십니다. 저는 그 말씀에 더욱더 열심히 노력하게 됐고, 포기할 수 없게 해주신 거 같습니다.

시합을 출전할 때, 말과 호흡이 잘 맞아서 좋은 성과가 나오게 되고, 말과 교감이 잘 이뤄졌을 때 말할 수 없는 희열감과 행복함, 만족함 등이 모여 행복하게 만드는 힘들이 ‘승마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는 거 같습니다.


▲`승마의 매력`은 말과 호흡이 잘 맞아 좋은 성과가 나오고, 말과 교감이 잘 이뤄졌을 때 행복함이다. 위 사진은 시상식 후 기념사진.

제가 외향적이기는 하나 친구들에게 먼저 가서 말을 걸고 친해지지는 못했고, 고양이, 개 등 소동물들을 예뻐했으나 다가가서 만지지는 못했습니다. 말을 타게 되고 만지게 되면서 소동물을 만지게 됐고, 적극적으로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느낌을 받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다른 일들이 저한테 주어졌을 때 잘 해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말과 함께 운동할 때, 제가 미숙해서 말과 교감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말이 힘들어하며 말은 제가 주는 사인을 알아들으려고 노력하는데 제가 정확한 사인을 주지 못할 때 너무 말에게 미안한 거 같습니다. 교감이 잘 이뤄져서 승마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다거나 말과 좋은 호흡을 만들어낼 때 뿌듯함이 이루어 말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말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됐고, 말타기 전보다 대인관계가 좋아졌습니다. 말타기 전과 후로 나눴을 때 많은 변화가 저에게 생겼습니다. 용운고등학교로 진학하게 돼서 매일 말과 함께 있지만 힘든 것을 잘 느끼지 못하고 말과 함께 있으면 행복함을 더 먼저 느낍니다. 말과 함께해서 즐거운 마음이 커서 나중에 진로를 선택할 때도 말산업 관련 직업으로 선택하고 싶습니다.


▲이채영 학생은 용운고등학교에서 매일 말과 함께 있으면서 힘든것보다 행복함을 더 먼저 느낀다. 나중에 말산업 관련 직업을 선택하고 싶다고 한다. 시합시상식 후 이채영 학생 기념사진.

교정·교열= 박수민 기자 horse_zzang@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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