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박대흥 조교사가 개인 통산 800승을 달성했다. 통산 798승으로 1월 마지막 주를 맞이한 박대흥 조교사는 1월 28일 5경주에서 ‘통일대로’의 우승에 이어 9경주 ‘청담대로’의 우승을 통해 값진 800번째 우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서울 현역 조교사 중 800승은 총 4명으로 이중 박대흥 조교사는 21년 만에 대기록을 작성해 의미를 더했다.

박대흥 조교사는 화려한 성적을 통해 그 능력을 입증한바 있다. 2005년엔 62승으로 국내 조교사 부문 첫 시즌 60승 대를 기록했고, 2007년, 2008년, 2009년에는 3년 연속 다승왕에 올라 명실상부한 최고의 조교사로 활약을 펼친바 있다. 박대흥 조교사의 활약은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2013년에 다승왕에 오른데 이어 2016, 2017년 2년 연속 서울 최다승 조교사로 이름을 올려 탁월한 경주마 관리와 조직 운영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박대흥 조교사는 화려한 성적에 걸맞게 주요 대회 및 우수 경주마를 배출한 명장으로 통한다. 2000년 ‘즐거운파티’와 2004년 ‘밸류플레이’가 그랑프리 경마대회에서 우승을 기록했고, ‘명문가문’은 대통령배 경마대회에서만 2차례 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박대흥 조교사는 통산 700승을 기록할 당시 렛츠런파크 서울 현역 조교사 중 9번째로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통산 800승 달성은 서울 현역 조교사 중 4번째로 700승 달성 때보다 5명의 조교사 기록을 갱신하는 능력을 보였다.

박대흥 조교사는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관리사란 직업에 몸담으며 경마와 인연을 맺었다. 누구보다 성실한 자세로 경주마 관리에 최선을 다해 관리사 생활 5년 만에 조교보로 승진했다. 조교보 시절에는 뛰어난 명마들을 길러내 조교사로서의 입지를 튼튼하게 다졌다. 남들이 일찍 퇴근하더라도 혼자 마방에 남아 경주마들을 돌보는 열성을 보였다. 그러다보니 관리하는 경주마가 좋은 성적을 내 많은 상금을 벌어들인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조교보 시절에는 마필관리사 노동조합 위원장으로 관리사들의 복지에 남다른 열정과 애정을 보이기도 했다. 밑바닥에서 쌓아온 현장 경험이 훌륭한 경주마를 배출하는 자양분이 되었다.

드디어 1997년 조교사로 데뷔해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특히 남승현 마주와의 인연은 그를 명조교사로 우뚝 서게 하는 버팀목이 되었다. 남승현 마주는 마주의 의무이자 책임인 경주마를 구입, 공급하는 일에 다른 마주들의 모범이 되었다. 특히 박대흥 조교사가 원하는 경주마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구입해주었다. 그러다보니 마방의 성적이 쑥쑥 올라가는 기분좋은 시절이 있었다.

통산 800승을 기록한 1월 28일엔 세계일보배 경마대회에 출전한 ‘시티스타’가 아깝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경마대회에서 통산 800승을 기록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을 수 있었으나 승부사답게 경마대회 다음 경주에서 통산 800승을 기록해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박대흥 조교사는 최종 목표로 “좋은 경주마로 성장 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발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훌륭한 경주마로 육성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잠재력을 놓치지 않고 찾아내는 것이 조교사의 역할이라고 믿는다.”며 확고한 신념을 내비쳤다.

박대흥 조교사가 현재의 위치까지 자리매김한 이유는 남다른 노력과 열정이었다. 우수한 경주마를 찾기 위해 발로 뛰었고, 매 경주에 출전할 경주마들의 역량을 살피며 최적의 대진표를 작성한 것도 그의 역량이자 능력이다. 퇴직할 때까지 다승보다는 말의 가치를 찾는 일에 매진하겠다는 그는 이시대의 진정한 능력자이자 전설로 한 발 더 다가선 모습이다. 그는 혹한의 추운 계절에도 새벽 4시면 집을 나선다. 직원들보다 한 발 먼저 출근해 훈련할 경주마들을 살피고 쉬고 있는 경주마들에 대해서도 이상이 없는 지 세심하게 관찰한다. 그런데 어느덧 정년퇴임을 준비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그의 머리를 보니 백발로 덮여 말과 평생을 같이해온 역사가 서려 있다.

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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