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 김동하 킴앤킴인터내셔널주식회사 대표

선배 고충 해결하다 말산업과 인연 맺어
한국경마에 적합한 말 장구류 제작 노력…“말산업과 함께 동반성장 하고 싶어”
말산업 청년 창업에도 관심 가져 주길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세계적인 명품 패션 브랜드 ‘에르메스’는 19세기 프랑스 파리에서 경마 기수복 등 마구 용품을 제작하는 회사에서 출발했다. 1분 1초를 다투는 치열한 경주에 사용되는 말 장구류는 그 속도만큼이나 세심하고 치밀한 기술이 필요했을 것이다. 수준 높은 가죽 세공 기술은 세월이 흘러서도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로 인정받았다.

2018년 대한민국에도 한국판 ‘에르메스’를 꿈꾸며 힘차게 달리는 청년이 있다. 그 주인공은 김동하 킴앤킴인터내셔널주식회사 대표로 말산업과 관련해 청년 창업을 한 청년 창업가이다. 그를 만나기 위해 서울 동작구의 한 제작 연구실을 찾았다. 딱 한 눈에 봐도 패션 감각이 넘치는 한 청년이 직접 재봉틀로 한창 안감 작업 중이었다. 대부분의 청년 창업이 그러하듯 열악한 환경 속에서 불철주야 발로 뛰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20대 후반의 나이지만 말산업과 자신의 사업에 관해서는 명확한 철학을 갖고 있는 김동하 대표의 창업 이야기를 담았다.

-말산업에 뛰어 들게 된 계기는.
기수였던 고향 선배의 고충을 들어주다가 우연찮게 말산업에 뛰어들 게 됐다. 지금은 은퇴한 기수로 현역 당시 선배가 체중 제한이 너무 심해 힘들어하는 걸 자주 봤다. 그래서 마침 무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기도 했고, 스포츠 분야에 관심이 많아 해외에서 가볍고 큰 안장을 가져와서 효과를 보면서 시작했다.

당시 영국 뉴마켓 쪽에서 핸드메이드로 제작하시는 분들한테 제작 의뢰를 맡겨 안장을 들고 왔고 그 안장을 썼던 말이 경주에서 우승하면서 갑자기 주목을 받았다. 여기저기서 부탁도 들어오고 주문 요청도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부모님의 교육 철학도 반영이 됐다던데.
‘많은 사람들과 깊이 있는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지식을 겸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라는 부모님의 특별한 교육 철학 아래 성장해 왔다. 그와 함께 언어 소통의 장벽을 넘을 수 있는 ‘외국어 능력’, 틀에 박힌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 사고, 유연한 감성을 성장 시켜준 ‘예술 분야’, 건전한 체력관리와 선의의 경쟁의 덕목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스포츠 분야’에 대한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다. 그중에서도 특히 스포츠 분야는 잠재된 대단한 힘을 가지고 있단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었다.

어릴 적 외국 유학시절 서툰 외국어능력으로는 외국인들과 의사소통이 힘들었다. 하지만 타고난 사교성과 무한긍정 마인드로 먼저 다가가는 민간외교를 하기 시작했고 서툰 의사소통을 대체할 수 있었던 돌파구는 스포츠였다. 스포츠 액티비티를 함께 하며 외국인 친구들과 점점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이렇게 스포츠분야가 가진 강점을 어릴 적부터 몸소 경험한 터라 글로벌 리더자의 개척정신을 가지고 비약적 무한 발전 가능성이 있는 스포츠 기반의 대한민국 말산업에 뛰어 들게 됐다.

 

▲직접 말 안장 마감 작업 중인 김동하 대표의 모습.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하는지.
경마와 승마를 할 때 쓰이는 말 장구류를 생산·제작,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말 장구류를 수입·판매하려고 했는데 한국과 외국의 시스템이 다르고 선호하는 것도 조금씩 달라서 한국에 적합한 장구류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생산·제작까지 생각하게 됐다. 지금은 경마 위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만, 승마 분야도 염두에 두지 않은 건 아니다.

외국의 경우는 말산업의 역사가 길고 대중화되어 장구류도 승마용, 경마용으로 나뉘고 세부 종목별로 더욱 세분화돼 있다. 국내의 경우는 크게 경마와 승마로 크게 나뉘어져 있는데 승마는 말 용품 자체가 외국 브랜드가 많이 들어와 있어서 시장 공략이 쉽지 않다. 경마는 국민적 인식이 도박이란 이미지가 강해서 민간회사나 일반인들이 무역을 해오는 데가 없었고 다소 제한적이다 보니 기존에 있는 업체도 수지타산에 맞춰서 몇 가지 품목만을 갖고 들어오다 보니 다양성이 떨어졌다. 그래서 다양성 확보 측면에서도 이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럼 기업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준다면.
‘마샹스(Machance)’는 프랑스어로 직역하면 ‘나의 기회, 행운’이다. 마샹스는 우리 제품을 사랑해주는 선수들과 고객들의 ‘기회’와 ‘행운’을 담아 전하는 기업으로 20세기 경마가 발전할 당시 선수들의 최상의 안전을 위해 제작했던 ‘Saddle’의 장인정신을 본받아 튼튼하고 안전한 안장을 만들고 있다. 최고 품질의 마구 장비를 위해 모든 공정을 수 제작으로 하여 품질과 안정성을 높이며 전·현직 선수들, 혁신적인 디자인 팀, 뛰어난 기술 연구 팀 등 이 모여 영국, 프랑스, 독일의 마구 장인들의 기술력에도 뒤처지지 않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말산업의 선두 기업으로 발돋음 해 나가고 싶다.

또한 예술적 문화적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는 시대에도 발맞춰 선수들과 고객님들의 개성과 고유의 색깔을 입은 나만의 것으로 제품을 만들어 드리는 준비된 기업이다.

-마구 용품 시장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국내외 상황은 어떤지.
국내에는 대부분 수입업체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나마 경마보다는 승마가 활성화되어 있는 편인데 그래도 가격이라든지 AS부분이라든지 부족한 점이 많다. 외국에는 경마장이나 승마장 근체에 전문적인 새들러리 샵이 있어서 모든 브랜드, 모든 마구용품을 편하게 산다. 꼭 그 매장에서 구매하지 않았더라도 동일한 브랜드이면 AS도 가능하다. 하지만, 국내에는 AS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해당 매장에서 구매하지 않으면 AS를 해주지 않는다.

내가 아는 범위에서는 국내에서 직접 말 장구류를 제작해 취급하는 브랜드는 없다, 보호대, 패드 등 단일 제품을 생산하는 분들은 있는데 외국 말 장구류 브랜드 회사처럼 말 장구류 모든 걸 취급하는 데는 없다. 기존에 제작하시던 분들도 이제는 말 장구류 시장을 떠나려고 하고 있다. 아무래도 국내에서는 개발 자체가 힘들고 말이라는 특수성이 있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승마 인구가 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수요가 많이 부족해 시장성이 부족하고, 제품이란 걸 제작하기 위해서는 직접 말을 만지고, 말을 타는 사람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디자인 하는 사람이 융합돼야 하는데 영세한 업체들에게는 어려움이 크다.

해외에서는 선수나 지인들에게 말 안장을 선물하거나 직접 구매하는 문화가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까지 산업 목적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문화, 예술 목적으로 뻗어 나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걸로 보인다.

대한민국의 말산업도 점차 기반이 잡혀감에 따라 일반인들의 접근성도 좋아져 ‘대중화’가 ‘보편성’으로 거듭날 준비 중 인 듯하다. 그에 따라 다양한 마구 용품도 필요성이 높아질 것이며, 점차 시장도 확산 될 것이다. 승마가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스포츠로 자리 잡혀 대한민국 말 산업에 전성기가 이뤄지기 바라는 바이다.

 

▲말 장구류에 활용되는 바클.

-세계적인 말 장구류 브랜드는 뭐가 있나.
승마 경마가 다른데 경마에서 가장 유명한 건 호주의 ‘질코’이다. 승마용품은 해외에서도 고급스포츠로 여겨지다 보니 선수 취향에 따라 갈리는 게 큰 것 같다.

-취업보다는 창업을 택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어려움은 없는지.
‘남을 위해 공부하자’라는 말을 즐겨 해주셨던 부모님. 나를 위해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을 위해 공부를 하라고 하셨던 부모님. 제가 가진 능력을 갈고 닦아 그 능력을 나누면, 나누는 기쁨은 지식을 가진 기쁨보다 더 크며, 어떠한 기쁨과도 비교할 수 없는 행복함이 넘친다고 하셨다. 사실 지금도 많은 기업에서 많은 연봉으로 연락이 오고 있다. 이런 제안들은 기업을 경영하며 힘들고 지칠 때엔 도피처(?)로 삼고 싶은 유혹이 온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직원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고 있는 회사에 대한 큰 믿음이 있기에 어떠한 제안에도 기업을 포기 할 수 없다. 제품의 발전을 위해 계속 끊임없는 투자비용을 늘리고 있는 터라, 대표인 내 월급은 제안해오는 연봉에 1/3 도 안 되는 수준이다. 거의 무일푼 연봉, 재능기부 수준으로 기업을 꾸려나가고 있지만,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시켜 청년들이 일하는 기업, 나눔을 아는 기업, 대한민국을 널리 알리는 기업의 대표가 되기 위해 밤낮으로 연구하고 있다.

 

▲‘마샹스’ 로고가 박힌 말 장구류 용품들.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공모나 정부의 보조금 지원 등은 활용해보지 않았나.
공모와 공지를 매번 체크하고 있으나, 아무래도 특수한 분야의 산업이다 보니 사업을 설명하고 알리는 데에 조금은 힘든 부분이 있다. 앞으로의 우리 기업의 미래가치와 기업의 이념을 보시고 많은 관심을 가져 주면 감사하겠다.

-경마 말 장구류 시장이 어찌보면 독점적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 나름의 철학을 갖고 있다면.
독점이라 하면 하나의 기업이 한 산업을 지배하는 구조라고 알고 있다. 내 생각으로는 우리 기업이 말산업을 지배 하는 독점적 구조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말산업 강대국으로 우리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상황으로 기대하고 싶다. 항상 배우고 공부하며 연구하는 기업, 항상 겸손한 기업, 항상 베풀고 나눌 줄 아는 기업, 고객과 선수들과 함께 달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

-사업을 통해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나 꿈은.
대한민국 말산업의 대표기업으로 성장하여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서는 그날까지 소통을 중시하며, 항상 겸손하며, 나눔을 아는 기업 이념을 가지고 성장하며 키워 나갈 것이다. 향후 사업을 확장해 말산업 뿐만 아닌 패션 애견에서 생활과 관련한 모든 분야의 복합 산업까지 키우고 싶다.

-말산업과 관련해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한마디.
말산업은 무한한 가능성과 다양한 분야로의 확대가 가능한 분야이다. 하지만 특수성으로 끊임없는 연구와 쉼 없는 도전이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먼저 대표자의 위치를 꿈꾸는 본인 스스로가 흥미롭게 이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충분한 연구시간을 가지고 창업을 준비해서 대한민국 말산업 강대국으로 거듭된 새 시대를 저희 기업과 함께 이끌어 나갔으면 좋겠다.

▲세계적인 명품 패션 브랜드 ‘에르메스’는 19세기 프랑스 파리에서 경마 기수복 등 마구 용품을 제작하는 회사에서 출발했다. 한국의 에르메스를 꿈꾸며 말산업과 관련해 청년 창업을 한 김동하 킴앤킴인터내셔널주식회사 대표를 인터뷰했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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