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재 작가, 『돼지는 잘못이 없어요』 발간

[말산업저널] 이용준 기자= 구제역과 광우병, 조류 독감 등등 돼지와 소, 새들에게서 번지는 전염병 원인은 인간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은 이들 전염병이 발병하면 예방을 핑계로 건강한 가축까지 싸그리 죽인다.

육식이 보편화된 우리 사회에서 동물 생명의 가치와 존엄을 묻는 동화책, 『돼지는 잘못이 없어요』(박상재 글·고담 그림, 내일을여는책, 2018)가 출간됐다. 더 큰 전염병 창궐을 예방한다는 명분 아래 멀쩡히 살아 있는 건강한 가축을 죽이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황금 돼지해에 태어난 상우와 아기 돼지 상돈이의 일화를 통해 묻고 있다.

아토피가 심한 상우는 급식 시간에 나온 고등어구이를 먹고, 병원에 실려 간다. 보다 못한 상우 부모님은 의논 끝에 상우에게 시골 할아버지 댁에 가서 지내면 어떠냐고 제안한다. 할아버지 댁에 있는 아기 돼지 상돈이에게 마음을 빼앗긴 상우는 시골 학교 생활에 재미를 붙인다. 어느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옆 동네에서 구제역이 돌아 상돈이를 살처분해야 한다는 것. 상돈이를 보낼 수 없었던 상우는 상돈이를 몰래 빼돌려 산 속 산막으로 향한다.

구제역은 돼지들의 잘못으로 발생하는 병이 아니다. 가축을 좁은 공간에 몰아넣고 집약적으로 키우는 열악한 축산 환경과 구제역이 발생한 지역에 다녀온 후 소독을 제대로 하지 않은 사람들이 옮기는 바람에 발생하는 전염병. 그로 인해 불쌍한 가축들이 살처분이라는 억울한 떼죽음을 당하게 된다.

살처분을 그저 비난만 하지는 않는다. 돼지 농장을 운영하는 종수 삼촌의 이야기를 통해 열악한 환경에서 돼지를 키울 수밖에 없는 사정과 살처분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서도 밝히며 독자에게 이 문제를 고민하고 스스로 답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박상재 작가
전북 장수에서 태어났으며 단국대학교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됐으며, 새벗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 방정환문학상, 한정동아동문학상, 박경종아동문학상, PEN 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집필 심의위원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글짓기지도회 회장, 한국아동문학학회 회장으로 그동안 『원숭이 마카카』, 『달려라 아침해』, 『개미가 된 아이』, 『진도아리랑』 등 80여 권의 책을 썼다.

▲박상재 글·고담 그림, 내일을여는책, 2018, 1만1,000원

이용준 기자 cromlee21@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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