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티파이’가 북미 3관대회(트리플크라운)의 마지막 관문인 ‘제150회 벨몬트 스테이크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13번째 북미 삼관마에 등극했다.

2015년 ‘아메리칸 페로아(American Pharoa)’가 37년 만의 침묵을 깨고 삼관마로 등극한 이후 3년 만의 일이다. 아울러, ‘저스티파이’는 데뷔 후 출전한 경주에서 전승 무패의 기록으로 삼관마에 등극한 두 번째 경주마가 됐다. 첫 번째 무패 삼관마는 1977년 ‘시애틀 슬루(Seattle Slew)’로 ‘저스티파이’의 5대 위 조상이다.

밥 배퍼트 조교사는 두 번째 트리플 크라운에 성공했다. 지난 2015년 오랜 침묵을 깨고 ‘아메리칸 파로아’을 삼관마에 등극시켰으며, 3년 만에 또 다른 영웅을 탄생시킨 것이다. 마이크 스미스 기수는 첫 번째 트리플 크라운 달성에 성공했다. 52세 나이로 트리플 크라운 달성 최장수 기수가 됐다.

9일 ‘제150회 벨몬트 스테이크스’가 열리는 미국 롱아일랜드 벨몬트 파크 경마장에는 9만 여명의 경마팬이 찾아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새로운 삼관마의 탄생을 기원하며, 경주 전부터 들뜬 분위기였다. ‘저스티파이’는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1번 게이트에서 출발해 23.37의 빠른 쿼터 기록으로 선두권을 유지했으며, 2분 28초 18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다. 밥 조교사가 관리하는 또 다른 경주마인 ‘리스톨링 호프(Restoring Hope)’가 다른 말들을 견제해 준 덕분에 무난히 우승할 수 있었던 걸로 보인다.

두 번째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밥 배퍼트(Bob Baffert)’ 조교사는 “관중들의 성원에 힘이 빠진 ‘저스티파이’가 도움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앞서 ‘저스티파이’는 보통 경주마들이 2세 때 데뷔전을 치르는 과정을 생략한 채 3세로 데뷔하여 켄터키더비에 출전해 관심을 모았다. 3세에 데뷔해 세계 최고의 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3관마 탄생의 기대감을 높였다. 3세 데뷔마로 켄터키더비에 우승한 사례는 1882년 ‘아폴로’ 이후 136년 만의 일이었다.

저스티파이는 3관대회 2번째 관문인 프리크니스 스테익스에서도 검침없는 질주를 펼쳐 악조건을 무릅쓰고 우승을 차지했다. 무패로 켄터키더비에서 우승한 저스티파이는 압도적인 인기마였다. 경주가 시작되자 저스티파이는 앞선으로 나가 경주를 이끌었다. 저스티파이와 굿매직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주를 전개해 나갔다. 마지막 직선에서 저스티파이는 탄력을 지켜내며 선두로 치고 나갔고 선두경합을 했던 굿매직은 걸음이 무뎌졌다. 결승선이 가까워지며 뒤에서 올라온 텐폴드의 추격이 거세었으나 저스티파이를 넘어서지는 못했다. 시종일관 선행경합을 했음에도 마지막까지 버텨냈다. 저스티파이의 근성과 저력이 돋보이는 경주였다.

세계적인 경마대회인 트리플크라운 경주는 ‘세상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2분’으로 불린다. 2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펼쳐지는 경기지만, 미국 4대 프로스포츠 주요 경기로 꼽히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관련 매출과 텔레비전 중계방송 시청률이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 다음으로 높다.

한편, ‘저스티파이’의 3관왕 달성으로 국제 경마 시장에서도 ‘차이나머니’의 영향력이 날로 커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저스티파이는 차이나호스클럽(China Horse Club)이 소유한 경주마로 2016년 9월 켄터키 1세마 경매에서 미국의 경마법인과 함께 50만 달러(한화 5억 4천만 여원)에 낙찰 받았었다. CHC는 말레이시아 출신의 화교 건축가 ‘테오 아 킹(Teo Ah Khing)’가 지난 2010년 설립한 단체로 입회금 100만 달러에서 중국 동포에게서 모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국제 경마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한국마사회도 미국 현지에 마주로 등록하고 경주마를 구입하여 활동하고 있으나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해 아쉽다.

김문영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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