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의 위기를 걱정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긴급한 정책적 지원이 없다면 문을 닫는 목장과 승마장이 줄을 이을 것이라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특히 최순실 국정농단에서 비롯된 승마계 위기 상황이 시간이 흐를수록 깊어지는 양상이다. 2년여가 지난 현재 승마장을 찾는 인구가 급감한 것은 물론 문을 닫기로 결정하는 승마장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영의 어려움 때문에 속앓이를 하면서도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는 승마장을 포함하면 실제 위기 상황은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지 않으면 단일 축종을 대상으로 만들어진 말산업육성법이 무용지물이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엄습하고 있다.

경마산업도 위기가 엄습하기는 마찬가지다. 신규 경마팬이 유입되지 않는 상황에서 기존의 경마팬마저 떨어지는 속도가 빨라져 부대산업들의 고통이 심해지고 있다. 생산자와 마주, 경마정보시장 종사자들까지 생계 곤란의 위험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말산업 육성을 책임지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는 위기 상황의 실태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단 2명의 공무원이 전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실태조사 자체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복권을 관장하는 기획재정부는 담당 공무원이 7명이나 되는 것에 비하면 말산업 육성 전담 공무원이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이다. 실태조사를 하더라도 외부용역업체에 의뢰해 형식적인 결과만 도출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위기 상황의 실태를 정확하게 조사해야만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효과적인 처방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정확한 실태조사를 위해서는 말산업을 구성하는 단체들을 규합하여 가칭 ‘실태조사단’을 꾸리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리고 샘플조사가 아닌 목장이나 승마장 모두를 전수조사하여 문제점을 찾아내야 한다.

대다수의 승마장은 말산업육성법 제정(2011) 및 2차례에 걸친 말산업 육성 5개년 계획(2012, 2018) 등을 계기로 미래의 희망을 가지고 축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 2016년 승마 관련 통계에 따르면 전국에 승마장 479개소, 정기 승마인구 47,471명으로 파악된다. 말산업 규모는 3조 4,120억원(농업생산액의 7.6%), 일자리는 2만 4천개, 부가가치 총액은 2조 5,850억원으로 집계되었다. 말 마리수는 2만7천116마리였다. 민간 2만3천537마리, 마사회 3천579마리를 소유하고 있다. 말 사육농가는 2015년 1천384농가에서 2016년 1천310농가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어려움에 처한 말산업을 살려내기 위해서는 어떠한 대책이 필요할까. 경마의 경우는 질좋은 국산마를 생산하기 위한 정책을 기본으로 복권이나 토토처럼 동네 편의점 등에서 마권을 판매해야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복권이나 토토와 비슷하게 전국 7천여 판매소를 학보하면 문재인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도 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경마=도박이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크게 개선되리라는 기대가 표출되고 있다. 또한 2009년에 폐지된 온라인 마권발매시스템(농협과 연계한 Knetz)을 부활시키면 신분이 확실하게 드러나 건전경마 정착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승마의 경우 위기상황 실태 조사 및 긴급 경영안정자금 및 사료자금 지원이 필요하다. 지 원기관은 농식품부→농협중앙회→지역조합→승마장으로 이어지는 것이 합리적이다. 긴급 경영안정자금 형태로 축발기금 또는 농협중앙회 자금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여진다.

말산업 전체에 닥친 위기상활을 극복하기 위해 당장 실태조사에 착수하고 정확한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위기 극복 방안이 도출되길 바란다.

김문영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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