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위기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통계로도 시시각각 위기가 엄습해오고 있다. 10월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우리 경제는 전분기 대비 0.6% 성장했다. 2분기와 같은 성장률이지만 내용적으론 더 나빠졌다. 반도체 특수로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커진 반면 내수 기여도는 마이너스 1.1%로 오히려 성장률을 깎아 먹었다. 설비투자 감소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건설투자는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미중 무역전쟁의 장기화, 국제유가 상승 등을 이유로 세계 및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낮춰 잡고 있다. 수출 호조의 주역인 반도체 경기도 하강 조짐이다. 수출로 버티는 성장에서 벗어나 내수·서비스업을 키울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하는 이유다.

특단의 대책은 규제를 풀어 일자리를 늘리고 소비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소득주도 성장도 일자리가 있어야 가능하다. 소득이 늘어나면 소비를 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경기가 할성화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 아닌가. 인상된 최저 임금의 혜택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집중돼 엄청나게 국부가 유출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나는 경제전문가가가 아니니 30년 이상 관계한 말산업을 살펴보고자 한다. 대한민국의 말산업은 고조선 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나 현대적 개념 즉 경마와 승마·마육·부산물·기타 말 관련 산업은 1922년 조선총독부가 경마를 도입한 시점으로 보아야 한다. 일제의 식민지 우민화정책으로 들여온 경마가 말산업의 중심에 있다. 88서울올림픽 이후에 국산 경주마생산이 시작되고 잡종마 생산이 늘어나면서 승마인구도 급격히 늘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1년에는 국회에서 세계에서 말이라는 단일 축종으로는 유일하게 ‘말산업육성법’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말산업은 육성법까지 제정해놓고도 한편으로는 강도 높은 규제정책을 강행해 산업 자체를 말살시키고 있다.

복권이며 스포츠토토는 온라인 발매는 물론이려니와 전국 7,000여 개의 판매소에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집중적인 규제를 받고 있는 경마는 3개의 경마공원과 30개의 장외발매소에 직접 가야만 마권을 구입할 수 있다. 접근성에서 소위 유사산업과 경쟁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현재의 경마팬은 50대 이상이 대부분이다. 신규 경마팬을 확보하지 못하면 대한민국의 말산업은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적어도 마권이 복권, 스포츠토토와 접근성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동네 편의점 발매와 2009년 폐지된 온라인 발매(Knetz) 부활이 하루속히 실현되어야 한다. IT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온라인 마권발매를 하지 못하는 현상은 아이러니다. 복권이나 토토에 비해 사행성이 현저하게 낮은 경마가 이렇게 홀대받는 나라는 지구상에서 단 한나라도 찾을 수 없다.

말산업은 경제다. 말 1마리를 기르면 5명의 일자리가 생기고 농어촌지역경제가 풍요로워진다. 말산업은 문화다. 기마문화를 바탕으로 여러 말문화가 우리 역사 곳곳에 스며 있다. 말문화 부흥의 새시대를 열어 민족의 기상을 높여야 한다. 말산업은 건강이다. 국가가 튼튼하려면 국민이 건강해야 한다. 승마와 재활승마는 국민생활을 더욱 건강하게 하는 중요한 스포츠다.

도시에는 건강을 농촌에는 희망을 주는 새로운 대안이 필요하다. 농촌에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농촌경제를 활성화시켜 도시민의 건강과 행복을 높여주는 대안산업으로 말산업이 제격이다. 그러나 말산업 및 축산업 발전의 근간(축산발전기금 80% 이상 경마에서 생성)인 경마산업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편파적이며 과도한 규제로 말산업 전체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사행성이 훨씬 강한 복권과 스포츠토토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동안 경마산업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그대로 두고 경제가 성장되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김문영 말산업저널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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