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6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강남 세텍(SETEC)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개최된 ‘2018 말산업박람회’는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기존의 관 주도 방식을 탈피해 민간 스스로가 대중에게 말산업을 홍보하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집중하는 알짜배기 박람회로 향후 말산업 발전의 이정표를 제시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강남 세텍과 렛츠런파크 서울에서의 이원 개최를 통해 장소적 제약성을 극복하고, 말산업의 다양한 콘텐츠를 엮어내 극단의 효율성도 배어냈다. 승마대회라든지 말 문화 공연이라든지 도심권 박람회장에서는 구현하기 어렵지만, 관람객에게는 좋은 볼거리이고 말산업의 중요한 콘텐츠이기 때문에 상대적 원거리인 렛츠런파크 서울도 함께 개최 장소로 정하게 됐다.

지난 2016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4차 말산업박람회의 성과분석을 해보면 장소가 넓다는 장점도 있지만 어려가지 불편한 점이 수반되었다. 원거리인 이유로 참여하는 업체도 이동에 불편함이 있었고, 방문객도 말산업에 관심이 있어 방문하기보다는 인접한 박람회를 구경하러 왔다가 잠깐 들려보는 형태였다. 그래서 실제 잠재고객이 될 수 있는 사람들과 가장 근접한 거리, 참여업체들이 이동하는데 편리한 장소를 선정해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이번 박람회의 주요한 기획 의도나 배경은 민간이 주도하는 박람회를 통해 말산업 비즈니스 구축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었다. 기존에는 관이 주도하는 보여주기식 홍보, G2C 형식의 박람회였다면 이제는 비즈니스 주체인 민간기업이나 사업자가 중심이 되는 B2B, B2C 등이 활성화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홍보형 박람회에서 산업형 박람회로 변모시켰다. 민간 스스로가 박람회를 구성해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승마사업자들이 연합해 할인 쿠폰을 판매해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승마 관련업체가 직접 관람객들에게 쇼케이스 형태로 자기들의 상품을 홍보, 판매를 하는 이벤트도 관심을 모았다.

말산업박람회의 특성을 고려한 장소 선정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원하는 날짜와 장소에서 박람회를 개최하고자 하면 거의 1년 전에 예약을 해야 하는데 나름대로 한국마사회가 준비를 잘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5회째 박람회를 개최하기 때문에 한국마사회 나름의 노하우도 쌓인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단순하게 보여주기식 방식에서 탈피해서 참여 업체나 관람객 스스로 비지니스 활동을 활발히 펼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참가업체의 의견을 들어보면 상당히 성공적이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대관령에 있는 한 목장의 경우는 박람회 참가를 통해 내년 외승예약을 받고 있는데 예약이 완료됐다. 제주의 한 마유 화장품 판매업체는 가져온 마유 제품 일부 품목이 인기가 많아 품절되기도 했다.

승마사업자들이 연합해 공동 판매한 승마쿠폰은 더욱 성황이었다. 승마 비수기인 동절기에 경영에 도움이 되기 위한 목적으로 다섯 매 한 세트씩 천 세트를 준비했는데 너무 빨리 매진됐고, 구매를 원하는 고객이 너무 빨리 소진된 게 아니냐며 항의하기까지 했다. 행복한 고민이었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열성적으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진행해줘서 말산업박람회가 빛났다. 또한, 경기도와 제주도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도 적극 참여해 박람회의 성공을 빛냈다.

그러나 몇 가지 보완해야할 것들도 드러난다. 향후 수도권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의 말산업박람회 개최를 통해 전국적인 확산이 필요하다. 이미 수도권에서는 여러 차례 박람회를 개최했고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현실적으로 당장 다음 제6차 박람회의 지방 개최는 어려울 수 있지만 7차 박람회부터는 다른 지역 개최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말산업특구라든지 지방 대도시 중심으로 박람회를 열게 된다면 말산업 홍보와 산업의 발전에도 긍적적일 것이다.

김문영 말산업저널 발행인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