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국말조련사협회 심포지엄 종합 토론회 요약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10일 한국경마기수협회 강당에서는 한국말조련사협회(회장 권승주)가 주최·주관한 ‘2018 한국말조련사협회 심포지엄’이 열렸다.

‘한국 승용마와 경주마 조련의 현황 및 향후 올바른 발전 방향’이란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여러 연사들의 주제 발표와 패널들이 참석한 종합 토론회가 진행됐다. 토론회에 나온 발언들을 요약 정리했다.

■ 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좌장)
경마와 승마에서 여전히 일본 잔재로 여겨지는 용어들과 관습들이 있다. 모든 영역에 걸쳐서 현대 우리 정서에 맞게 고쳐나가고 있는데 말산업 용어들도 이에 발맞춰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구체적으로 ‘조교사’를 다른 스포츠처럼 ‘감독’이란 용어로 바꾸는 방안도 제고해볼만 하다. 조교사보다는 감독이 국민에게 친근하게 다갈 수 있을 것이다.
 

▲김문영 레이싱미디어 대표.

■ 윤민중 경북대학교 말/특수동물학과 교수
국내 승마산업의 성패는 바로 ‘말조련사’의 손에 달렸다고 믿는다. 조련사가 잘 조련한 승용마는 많은 이에게 승마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해주지만 반대로 제대로 조련되지 않은 승용마는 대중이 승마장을 떠나게 하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따라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해야 한다. 아직 국내 승용마 조련수준은 매우 낮다고 평가할 수 있지만 열정과 사명감이 더해져 멀지 않은 미래에 최고 수준의 조련사가 양성되리라 기대한다.
또한, 무엇보다 국내 승마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말을 반려동물로 인식하는 시점이 빨리 도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을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운동 도구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말과의 교감을 통해 다른 운동종목에서도 얻지 못하는 기쁨과 희열을 만끽할 수 있는 말 문화 수준에 도달할 때 승마인이 ‘자마’를 구입하여 승마장에 위탁관리를 맡기게 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승용마 판로가 확대되고 위탁관리서비스 제공을 통한 승마장의 안정된 소득이 유지된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승마장이 보유한 말을 빌려 타는 게 당연시 된다. 말을 교감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운동기구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말의 수장과 장안을 직접 하길 꺼려하고 승마를 마친 후에 말에게 칭찬해주거나 간식을 주거나 말과 시간을 보내는 승마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또 하나의 문제는 우리나라 승용마들은 사람과 교감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것 같다. 대부분 말들이 경주퇴역마이고 어릴 적부터 압박에 의한 조련 방식으로 순치와 조련을 받다 보니 말조차 아직 사람과 교감할지 모르는 상태인 것이다. 지인 표현을 빌리자면 외국의 승용마에 비해 한국의 말들은 마음에 ‘화’, ‘응어리’, ‘분노’를 갖고 있다. 이는 말의 바디랭귀지를 통한 교감 조련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지난번 미국에서 ‘말의 바디랭귀지를 활용한 말 교감 조련법’ 특별강좌가 한 달 동안 영천에서 진행됐다. 당시 참가한 많은 승마인이 제대로 된 조련 및 기승법을 소개받고 많이 놀라했다. 전문 승용마 조련기술들이 우리 승용마를 조련하는 분들께 신속히 보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마사회에서도 해외 말조련 전문가를 다수 초청해 국내 말 조련 기술의 수준을 극대화하거나, 국내 조련사가 해외 승용마 조련과 관련된 기관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는 사업을 확대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저는 조련사 협회와 말의 유전육종, 번식, 영양사양, 행동 등 전 분야의 학문적 부분을 다루는 한국축산학회 마연구회와의 적극적인 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말과 관련된 학문적 내용을 현장에 적용해 말 조련수준의 향상을 꾀하는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윤민중 경북대학교 말/특수동물학과 교수.

■ 하재흥 영예조교사
2007년부터 경주마 조련제도가 시행돼 어느덧 11년이 됐다. 그동안 ‘경주마 조련’은 훌륭한 경주마로 거듭나기 위한 초기 훈련으로 상당히 중요하고 소중한 덕목으로 자리 잡았다.
2018년 금년 경주마 육성 조련에 입사 현황을 조사해봤다. 올해는 국산마 총 912두가 입사했다. 서울이 542두, 부경이 360두였고 이중 656두가 훈련 합격을 받고 경마장으로 들어왔다. 육성조련 합격률은 71.9%로 작년인 2017년에 비해서는 다소 줄었으나 70~80% 수준에 머무르는 것을 볼 때 경주마의 육성 조련제도가 그만큼 중요하고 자리매김 했음을 알 수 있다.
제도적으로는 자리를 잡았지만 여전히 신경 써서 보완해야 할 부분은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지금 시점에 필요한 것은 양질의 조련제도 구축이다. 훈련적인 면과 함께 사양관리에도 상당한 신경을 써야 한다. 경주마들의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는 특수 사료 등도 함께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그런 점은 아직은 해외에 비해 많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생각이다.
아울러, 훈련 체계 자체도 과학적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육성 조련뿐만 아니라 조교 시스템도 상당히 비과학적인데 과학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지금은 많이 소멸됐지만 경마장에서 예전의 것을 그대로 답습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용어에도 일본의 잔재가 여전하고, 악습들도 있다. 그동안은 아주 비과학적이고 주먹구구식으로 조련 및 조교를 해온 게 사실이다. 이제는 개선해야 한다.
또한, 조련사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 개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조련사들은 경주마가 경마장 입사하기 전 초기 단계에서 길들이고 조련시키는 중요한 이들인데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 말 확보가 어렵고, 직원채용 문제라든가 관리비 미납 문제가 상당히 어렵다. 훈련을 했으면 관리비를 받아야 직원들 월급을 주고 하는데 관리비가 체납되다 보니 마이너스 통장을 안 쓰고는 운영 자체를 할 수가 없다. 충분한 보상 이전에 적자를 보면서까지 사업을 할 수 없는 게 아니냐. 조련사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하는 것은 단지 조련사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조교사와도 연결되는 부분이다. 안정적인 생활이 안 되는데 경주마 조련이라고 제대로 될 수 있겠나. 전혀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국마사회가 시행체이다 보니 현장에서 조련사업을 하는 조련사들을 평가하거나 관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마사회는 조련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정책적 시설적 지원을 해줘야 한다. 조련에 대해 엄포를 놓는 갑질은 지양해야 하겠다는 생각이다. 오늘 발언이 마사회 정책에 적극 반영되길 바란다.

 

 

 

 

 

 


▲하재흥 영예조교사.

■ 류원상 한국마사회 말산업기획부장
제주목장과 장수목장에 있는 마사 일부를 대여해 20여 명의 조련사가 영업을 하고 있다. 마사회가 경마시행체이고 관리자 입장에서 평가라는 제도를 이용하다보니 갑질로 비춰진 것 같은데 과도한 규제는 완화해나갈 것이다.
조련사에 대한 평가는 말을 위탁시키는 마주나 생산자가 하는 게 정확할 것이다. 하지만 4~5년 전 우리나라가 조련분야를 확장시키려고 할 때 마주들이 제기한 불만사항을 고려하다보니 정교하게 관리를 했었던 측면이 있다. 당시 마주 입장에서는 사료를 제대로 안 먹인다는 불만부터 별의별 불만 사항들이 많았다. 아울러, 말조련사 자격이 제도화되면서 신규로 말조련사 시장에 진입하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해 평가제도를 도입한 측면도 있다. 마사회 마사는 공공재이기 때문에 특정인에게만 사업을 영위토록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는 고민도 있다. 일부 과도하게 영업활동이 미진할 경우는 교체해야 할 필요가 있어 제도가 그렇게 설계됐다.
하지만, 많은 조련사들의 노력으로 현재와 같이 조련분야가 자리 잡아가고 있기 때문에 일부 완화가 된 부분도 있고, 앞으로도 완화될 예정이다.
10년 사이에 말산업 관련 단체가 많이 늘었다. 1993년 처음 국산 경주마 생산 계획이 입안되기 전까지는 말산업 관련 단체는 거의 없었고 현존하는 단체들은 그 이후 만들어졌다. 최근 발족한 말조련사협회도 말산업 유관단체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단순히 말조련사들간의 친목 도모를 넘어 국내 말산업에서 어떤 포지션을 갖춰갈지는 깊이 생각해볼 부분이다. 오늘 귀한 세미나를 통해 해외의 말산업 현황 및 발전 방향, 연구 자료 등이 발표됐다. 해외 말 관련 단체들의 운영을 보면 굉장히 전문적인데다가 기술적인 노력에 힘을 쏟고 있다. 말조련사협회도 그런 노력을 해주길 바란다.

 

 

 

 

 

 


▲류원상 한국마사회 말산업기획부장 모습.

▲10일 한국경마기수협회 강당에서는 한국말조련사협회(회장 권승주)가 주최·주관한 ‘2018 한국말조련사협회 심포지엄’이 ‘한국 승용마와 경주마 조련의 현황 및 향후 올바른 발전 방향’이란 주제로 열렸다.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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