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2018 연도대표마·최우수국산마 선정, ‘트리플나인’ 최병부 마주

트리플나인 건강하게 경주할 수 있었던 건 팬들 성원 덕분
현재 장수에서 휴양…은퇴 여부는 마방과 대화해 내년 초 결정

차기 기대주로 ‘블루치퍼’, ‘말리부태양’, ‘포에버영’ 등 손꼽아
고가 외국산 씨수말 수입 지양하고 국산마 생산 정책 노력 당부

[말산업저널] 이용준 기자= 2018 렛츠런파크 서울과 부경 연도대표마에 ‘트리플나인’이 다시 한 번 이름을 올렸다. 2015년과 2016년에 이은 세 번째 수상이며 최우수 국내산마 부문까지 석권했다. 어디 그뿐인가. 제18·19회 말산업대상 연도대표마, 제18·20회 최우수 국산마 선정 등 ‘트리플나인’은 상이란 상은 모조리 휩쓸고 있다.

지난해 두바이월드컵 결승 진출이란 쾌거에 이어 올해는 대통령배 4연패라는 금자탑 그리고 12월 9일 열린 제37회 그랑프리에서도 4번째 도전 만에 귀중한 첫 우승을 차지해 경주마로서 일궈낼 모든 목표를 달성했다.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운 ‘트리플나인’의 뒤에는 말과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최병부 마주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는 “트리플나인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건 팬들과 고객의 관심과 성원”이라며 가장 먼저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 먼저 축하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통령배 3연패 끝에 올해 4연패를 하고, 그랑프리도 4수만에 별을 땄는데 말로는 표현이 안 됩니다. 트리플나인이 오늘까지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왔다는 건 마방에서 관리도 열심히 잘해줬고, 또 한편 생각하면 트리플나인을 아껴주는 모든 분들, 팬들의 성원이 있었기에 건강하게 오지 않았는가 생각합니다. 우선 경마 팬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제 자신은 트리플나인 덕분에 유명인이 돼서(웃음) 참 행복합니다.”

- 6세라는 나이 그리고 ‘청담도끼’와 대결 구도가 부담되진 않았습니까.
“올해 3월에 일반 경주에 한 번 나간 뒤 경주를 안 하고 있다가 7월에 부산광역시장배에 출전했는데 상태가 조금 안 좋았습니다. 동물병원에 보내니 구절염(다리 구절 관절에 생기는 염증)이 있다고 해서 PRP시술(자가혈소판풍부혈장, 자가혈을 이용해 손상 조직을 회복시키는 치료법)도 했습니다. 안정을 취하기 위해 장수목장에 보내 2개월 넘게 휴양했습니다.
10월 7일에 KRA클래식 경주가 있었습니다. 혹자들은 ‘청담도끼’에게 밀려 2등을 했다고 하는데 사실 시술한 뒤 11월 4일 대통령배를 앞두고 상태 체크를 위해 내보냈습니다. 그때 임성실 기수에게 ‘1등할 생각하지 마라, 등수 생각 말고 주행 검사하는 셈 치고 뛰어라, 트리플나인 다치면 큰일 난다’고 신신당부했습니다. 그래도 2등을 했고, 자신감을 가졌으며 대통령배 나가면 우리가 우승한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KRA컵클래식이 끝나고 나서 19조 마방 김욱 팀장이 ‘아직 트리플나인 안 죽었습니다’라고 한 말이 그런 의미였습니다. 우리 나름대로 트리플나인이 다치지 않는 데 신경 썼고 대통령배를 보고 준비했습니다. 대통령배 우승한 뒤 트리플나인의 상태가 참 좋아서 그랑프리도 우승한다고 장담했었습니다.”

- 현재 ‘트리플나인’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현재 장수에 휴양 차 있는데 구절염은 더 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이고 종자골(인대, 또는 힘줄 속에 있는 작은 뼈)에도 문제가 있어 치료를 해야 합니다. 그 외에는 크게 나쁜 점은 없습니다. 6살치고 지금도 상태는 굉장히 좋습니다. 6살이니까 저는 그만 은퇴시켰으면 하는데 마방 생각은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시간이 있으니까 내년 봄까지 충분히 휴식을 시키고 상태를 보면서 장래에 대해 김영관 조교사와 이야기 나누려고 합니다. 내년 3월경 결정할 예정입니다.”

- 트리플나인의 계보를 누가 이을지 팬들의 관심이 큽니다.
“‘블루치퍼’, 그 다음은 ‘말리부태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난해 ‘블루치퍼’는 데뷔전에서 일등하고 두 번째 경주로 경남도민일보배에 나갔는데 축으로 잡혔으나 성적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때 좀 다쳤다고 생각합니다. 그다음 경주에서 다시 일등을 했지만, 휴양일 필요할 것 같아 마방에서 빼고 훈련하는 등 올 한해는 그렇게 보냈습니다. 기업을 몇 개 운영하며 바쁘지만, 내 말들이 뛸 때는 만사 제쳐두고 현장을 찾습니다. 올해 마지막 경주로 오늘(인터뷰가 진행된 이날 ‘블루치퍼’가 경주에 뛸 예정이었으나 출전 취소됐다. 그럼에도 최병부 마주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경마공원을 부러 찾았다 – 편집자 주) 뛰겠구나 했는데 왼쪽 앞다리가 파행을 일으켜 아쉽게 취소됐습니다. 동물병원에 보내 엑스레이를 찍을 예정인데 결과를 보고 휴양을 보낼지 내년 초 경주에 뛰게 할 지 결정할 예정입니다. 말은 굉장히 좋은 말입니다.
‘말리부태양’은 한 살 때 미국 경매에서 14만5천 달러를 주고 사온 말로 데뷔전 혼합 1,300미터 경주에서 경험 있는 말들과 붙어 목·코 차이로 3등을 했습니다. ‘트리플나인’과는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지만 ‘말리부태양’의 장래도 좋게 보고 있고 뒤따라가지 않겠는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 포에버영, 포에버나인, 포에너러너 등 최근 2세마들은 어떤지요.
“예전에 ‘돌풍레이디’라는 암말이 있었는데 은퇴 후 씨암말이 됐습니다. ‘엑톤파크’와 교배해 수말만 3마리 나왔는데 ‘포나인즈’와 ‘블랙애로우’ 그리고 마지막이 ‘포에버영’입니다. 어제 주행검사를 했는데 앞으로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2군에 있는 ‘블루플래그’는 굉장히 고가의 말로 1년간 미국에 유학도 다녀왔고, 주요 암말 경마대회에 다 나갔는데 아직 성적은 신통치 않습니다. 일반 경주에서 성적은 좋았습니다. 이제 3세가 됐으니까 마방에서는 내년에는 좀 뛰지 않겠는가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정 안되면 은퇴 후 씨암말로 전향해 ‘트리플나인’과 교배하면 어떨지 생각은 갖고 있습니다. 계획이니까 변동성 있는 생각입니다.”

- 마주로서 느끼는 어려운 점, 바뀌었으면 하는 정책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이제 마주가 된 지 10년밖에 안됐습니다만, 외국에서 씨수말을 비싸게 사와 특정 부마의 자마들이 경주를 독식하는 구조는 잘못된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트리플나인’과 같은 말을 마사회에서 정책적으로 키우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실현성 없는 얘기지만 마사회에 ‘트리플나인’을 기증하면 잘 될까, 그런 생각도 혼자서 해보기도 합니다. 씨수말 정책에 대한 관심이 적은데 말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고가의 씨수말을 수입하는 건 지양해야 하는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방금 전 우승한 ‘뉴레전드’처럼(이날 최강팀선발전 결선 3경주에서 국3군 소속 ‘뉴레전드’는 2위와 9마신 차이로 우승했다) 좋은 국산말 생산을 위해 노력해 주기를 바랍니다.”

- 마지막으로 경마팬들께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트리플나인’이 이렇게 성장했습니다. 여러분이 외면했으면 성장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성원해 주시는 팬들과 고객들에게 늘 마음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트리플나인
성별: 수
생년월일: 2012년 4월 7일 (6세)
혈통정보: 부마- 엑톤파크
모마- 어리틀포크
등급: 국1(승급 날짜: 2015년 6월 22일)
레이팅: 130 (국산마 중 최고 / 산지통합 2위)
데뷔 날짜: 2014년 11월 30일
통산전적: 31전(15/11/3/2/0) 승률 48.4%, 연승률 93.5%
최초 도입가: 150,000,000원
누적 수득상금: 4,245,152,000원



주요 활약상
주요 경마대회 우승 경력
‣ 2015년 8월 9일 ‘경남도민일보배’
‣ 2015년 10월 18일 ‘대통령배(GⅠ)’
‣ 2016년 8월 14일 ‘Owners’ Cup(GⅢ)’
‣ 2016년 11월 13일 ‘대통령배(GⅠ)’
‣ 2017년 11월 5일 ‘대통령배(GⅠ)’
‣ 2018년 11월 4일 ‘대통령배(GⅠ)’
‣ 2018년 12월 9일 ‘그랑프리(GⅠ)’
기타 경력
‣ 2015년 렛츠런파크 부경 연도대표마, 최우수 국내산마
‣ 2016년 렛츠런파크 부경 연도대표마, 최우수 국내산마
‣ 2017년 렛츠런파크 부경 챔피언십 시리즈 우승마
‣ 2017년 3월 25일 세계적인 국제 경마 대회 두바이월드컵 카니발 결선 ‘고돌핀 마일(Godolphin Mile, 1600m, GⅡ)’ 진출
‣ 2018년 렛츠런파크 부경 연도대표마
‣ 2018년 렛츠런파크 서울 연도대표마, 최우수 국내산마

이용준 기자 cromlee21@horse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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