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슬루(Seattle Slew)
지구상에는 인간이 만들어낸 많은 스포츠 들이 있다. 또한 거기에는 그랜드슬램이니, 트리플크라운 등의 타이틀이 있기 마련이지만 유독 경마에서 삼관을 달성하는 것이 이토록 지독히 어려운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경마만이 가지는 수많은 변수들로 인해 매번 실력있는 말이 이기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것이 바로 경마레이스의 본질이기도 하다.
100년이 훨씬 넘는 북미 삼관경주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명마들이 노크했지만 단지 11두만이 선택받을 수 있었던 트리플크라운.
1978년 마지막 삼관마가 나온 이후 29년간 10두의 경주마들이 “켄터키더비”와 “프리크니스 스테익스”의 우승을 거쳐 “벨몬트 스테익스”에 도전했지만 모두 문턱에서 좌절된 바 있고, 이러한 케이스의 경주마가 삼관경주 역사를 통틀어서는 무려 21두나 된다.
또한 이들의 벨몬트 스테익스 당시 우승확률은 기껏해야 “3-2”, 심지어는 “3-10”의 압도적인 확률을 기록했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숫자에 불과할 뿐이었다.
2004년 ‘스마티존스’(Smarty Jones)는 더비를 거쳐 프리크니스 스테익스에서 무려 11과 1/2마신차(대회 최다 착차 기록)의 우승을 거두며 무패의 전적으로 당당히 벨몬트에 입성했지만 결과는 ‘버드스톤’(Birdstone)이라는 복병에게 덜미를 잡히며 충격을 던져주었고, 1998년 ‘리얼 콰이어트’(Real Quiet)는 더비에서 1/2마신차로 이긴바 있던 ‘빅토리 갤럽’(Victory Gallop)에게 벨몬트에서 불과 코 차이로 무릎을 꿇으며 아쉽게 3관달성이 좌절된바 있다. 1979년 ‘스펙타큘러 비드’(Spectacular Bid)는 더비에서 2와3/4마신차, 프리크니스에서 5와1/2마신차의 여유있는 우승을 차지하며 삼관달성을 의심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마지막 벨몬트에서 ‘코스탈’(Coastal)에게 우승을 넘겨주고 말았다.
그밖에도 ‘노던 댄서’(1964년), ‘머제스틱 프린스’(1969년)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명마들 역시 마지막 벨몬트의 벽을 넘지 못하고 3관달성에 실패한 경우다.
이렇듯 역대 경주들을 살펴보더라도 꿈의 삼관은 결코 실력만으로는 이룰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의 ‘빅 브라운’의 기세로 볼 때 그 어느 때 보다 삼관달성의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지만, 과연 “경마의 신(神)”은 ‘빅 브라운’에게 마지막 미소를 보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석훈 편집국장 ranade@krj.co.kr



1919년 서 바튼(Sir Barton)
1930년 갤런트 폭스(Gallant Fox)
1935년 오마하(Omaha)
1937년 워 애드머럴(War Admiral)
1941년 월라웨이(Whirlaway)
1943년 카운트 플리트(Count Fleet)
1946년 어썰트(Assault)
1948년 사이테이션(Citation)
1973년 시크릿테리엇(Secretariat)
1977년 시애틀 슬루(Seattle Slew)
1978년 어펌드(Affirmed)


2004년 스마티 존스(Smarty Jones)
2003년 퍼니 사이드(Funny Cide)
2002년 워 엠블럼(War Emblem)
1999년 카리스마틱(Charismatic)
1998년 리얼 콰이어트(Real Quiet)
1997년 실버 참(Silver Charm)
1989년 선데이 사일런스(Sunday Silence)
1987년 알리시바(Alysheba)
1981년 플레전트 콜로니(Pleasant Colony)
1979년 스펙타큘러 비드(Spectacular B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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