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용 전문 승용마 생산 지정농가 회의 상임대표 인터뷰

전문 승용마 생산 지정농가 권익 보호, 대변 역할

힘들고 어려운 상황, 문제 해결 위해 노력

정부와 간담회 등 소통해 문제 함께 풀어나가야

안 만나주고 회피하는 것은 최선의 방법 아니다

이광용 전문 승용마 생산 지정농가 회의 상임대표를 만나 승용마 생산농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말산업저널 안치호
이광용 전문 승용마 생산 지정농가 회의 상임대표를 만나 승용마 생산농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말산업저널 안치호

[말산업저널] 안치호 기자= 전 세계 최초로 말산업육성법을 제정해 말산업 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경마와 승마 등 말산업은 날이 갈수록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다. 승마 산업은 애초에 국민들의 관심도 별로 없었고 특히 정유라 사건으로 승마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많이 안 좋아지는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한국의 유일한 국제 승마대회인 대명컵도 올해부터 열리지 않는 상황이다. 새싹이 자라고 꽃이 피는 따뜻한 봄이 왔지만 이런 상황에서 승용마 생산농가들은 아직도 추운 겨울이다.

승용마 생산농가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어려움을 대변해주기 위해 노력 중인 전문 승용마 생산 지정농가 회의 상임대표이자 만금목장 대표인 이광용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말을 기르게 된 계기는

원래 한우 목장을 했다. 말이 너무 좋아서 한 마리 사서 타다 보니 직접 길러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마침 전문 승용마 생산 사업이 생겨서 신청해서 하게 됐다. 지금 경제적 손실 등 부담이 많기는 하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 현재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곧 희망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어떤 일을 하고 있나

전문 승용마 생산 지정농가 회의는 지정농가의 권익을 생각하고 대변해주며 해소해야 할 문제가 있으면 같이 풀어나가자는 의미에서 중부, 전라, 경상, 제주권 4개 권역의 각 지역 대표자를 모아 대표 회의를 만들었다. 그 대표 회의에서 2016년부터 전문 승용마 생산 지정농가 회의 상임대표를 맡아서 하고 있다.

전문 승용마 생산 지정농가들이 그동안 불편한 점과 어려운 점들이 많았고 지금도 많다. 그것을 취합하고 농식품부와 만나서 풀어나가려고 하는데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 작년에는 김현권, 위성곤 의원 등이 국회에서 문제를 풀어나가는 농어업정책포럼을 통해 농식품부와의 간담회에서 농가들의 실질적으로 어려운 점들을 건의하고 일부 받아드리겠다고 해서 보완, 개선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올해 초 농어업정책포럼 간담회가 있었는데

작년 11월 ‘전문 승용마 생산 안정화 및 발전 방안’을 주제로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연기돼 지난 1월 경기도 이천시에 있는 섭섭이네농장에서 전문 승용마 생산 지정농가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서 몇 가지 문제 제기도 하고 어려운 점들을 제안하고 했다. 말은 이동을 많이 하므로 거기에 필요한 수레 등 이동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과 우리의 주목적은 번식이니까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대안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했다. 가축 보험에 대해서는 소, 돼지처럼 이동하지 않는 가축은 보험이 있는데 말은 조련 교육, 번식 등 이동을 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가축보험이 해당하지 않아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말 품종별로 전문화를 하자는 제안을 했다. 현재 어린말 승용마 평가대회는 많은 품종을 한 번에 평가한다. 말 품종마다 장점이 있고 평가 기준이 달라야 하는데 전부다 웜블러드만 보고 있으니 하프링거나 포니는 형편없는 평가를 받는다. 그래서 웜블러드는 인기가 좀 올라갔는데 하프링거나 포니류는 가치가 없는 것으로 사람들이 생각한다. 품종에 맞는 평가 기준이 필요하고 품종을 구분해서 평가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품종별로 발전할 수 있다. 독일, 프랑스처럼 품종별 단체, 협회가 필요하다. 품종관리, 이력, 혈통, 개량 문제를 협회에서 관리해야 하는데 한국은 그냥 생산자협회만 있다. 정부는 한 개의 단체만 요구하는데 어설프게 하면 전문성도 없고 발전할 수가 없다.

이러한 모순점들에 대해 제안하고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현재 농식품부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문 승용마 생산 지정농가 회의는 승용마 생산농가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어려움을 대변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말산업저널 안치호
전문 승용마 생산 지정농가 회의는 승용마 생산농가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어려움을 대변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말산업저널 안치호

-전문 승용마 생산 지정농가의 상황은

생산한 말들이 유통이 안 돼서 힘들다. 말은 소나 돼지와 다르게 말발굽도 정기적으로 깎아줘야 하고 훈련해야 하는 등 특이한 특성이 있어서 경제적 부담이 많이 가중된다. 사육비만이 아닌 다른 기능을 살리기 위한 비용까지 많이 드는데 이를 충당하지 못해 농가들이 굉장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래서 전문 승용마 생산 지정농가 회의를 통해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어려울수록 정부와 농가가 자주 만나서 소통이 필요하다. 소통을 안 하고 안 만나주면 안 된다. 서로 이해하는 폭을 넓히려면 소통이 필요하니까 자꾸 만나서 간담회도 하고 희망도 좀 주고 해야 하는데 소통이 안 되고 있으니까 상임대표로서 굉장히 안타깝다.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의 협조나 지원은 어떠한지

정부가 말산업을 제대로 봤다고 생각한다. 지금 국민소득 3만 불 시대가 됐는데 승마산업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발전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이 있지만, 앞으로는 상당한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승마산업이 발전하면 거기서 필요한 조건이 생산해서 수요, 공급이 맞춰줘야 한다. 이 역할을 우리가 지금 하고 있고, 계속해야 하는데 현재는 유통 등이 잘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이 많고 경제적 손실이 좀 있다고 본다. 어느 정도 생산농가가 부담하더라도 어느 부분만큼은 정부가 책임져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도 어렵고 생산농가도 상당히 어렵긴 하지만 생산농가에만 알아서 책임지라고 하면 안 된다. 어느 부분은 정부가 안정화하도록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말은 소나 돼지처럼 단기간에 경제가 순환되지 않고 장기간 필요하다. 짧으면 4년, 길면 5, 6년 걸리는데 그 과정이 너무 길기 때문에 이 기간에는 농가들에만 경제적 부담을 줄 수 없으니 이에 대해 정부가 대안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예전에 한우나 젖소 등이 어려울 때 생산장려금 제도 등 안정화할 수 있는 제도를 세워서 정부가 지원했었다. 이런 제도를 말 생산산업에 적용해 안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어려운 점은

승마산업이 말산업특구에만 지원이 편중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있다. 특구가 아닌 지역과 특구인 생산 농가, 승마시설에 시설, 장비 등에서 현격한 지원 차이가 있다. 특구가 아닌 지역 사람들은 많은 불만이 있는데 시위나 표현을 안 해서 전부 다 괜찮은가보다 생각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특구 아닌 지역의 생산농가들을 어떻게 도와줄 것인지 정말로 고민을 해봐야 한다. 한쪽에만 치중하지 않고 발전하는데 형평성을 맞추고 균형발전을 해야 한다. 특구 지역이 아닌 사람들은 처음부터 생산농가로 지정하지 말든가 하는 말도 나온다. 특구는 정부 지원 80%, 자부담 20%지만 특구가 아닌 지역 사람들은 대부분 자부담이라 경제적 부담이 크고 정부에 신청해도 받기도 어렵고 채택이 돼도 어렵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유소년이 성장하면서 말산업도 성장할 것이다. 각각 자마를 갖고 훈련할 수 있는 수준이 되면 말 생산 농가들은 유통이 원활해지면서 어려움이 줄어들 것이다. 세미나를 열어서 말산업의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호소해도 정부 관계자들은 오지 않으니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우리끼리만 얘기하고 끝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한우 목장도 했었고 낙농협회 부회장 등 많은 활동을 해봤는데 말이랑 너무 비교된다. 소, 돼지, 낙농은 정부와 대화가 잘되는데 말은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모든 문제는 간담회 등을 통해 소통 필요하고 문제 해소의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 무조건 안 만나주고 회피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정책적인 면에서 많이 다뤄야 할 필요가 있다.

이광용 대표는 “정부가 안 만나주고 피하려고 하지 말고 생산농가와 간담회 등을 통해 소통하면서 어려움과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산업저널 안치호
이광용 대표는 “정부가 안 만나주고 피하려고 하지 말고 생산농가와 간담회 등을 통해 소통하면서 어려움과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산업저널 안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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