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환 글 『총구에 핀 꽃』(도서출판 아시아, 2019) 발간

[말산업저널] 안치호 기자= “국가나 거대폭력이 평화를 파괴할 수 있지만, 작은 인간의 영혼에 평화가 살고 있다면 평화는 패배하지 않는다”, 전쟁의 운명을 거부하고 평화의 길을 개척한 ‘작은 인간’의 이야기를 담은 이대환 글 『총구에 핀 꽃』(도서출판 아시아, 2019)이 발간됐다.

한국 평전문학의 빼어난 성과로 꼽히는 『박태준 평전』을 2016년 11월에 완결한 직후부터 ‘김진수 사건’의 소설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소설가 이대환이 데뷔 40주년을 앞두고 11년 만에 들고 온 신작 장편소설 『총구에 핀 꽃』은 ‘김진수의 삶의 궤적’을 모델로 삼고 있지만 ‘손진호’라는 새로운 인물로 창조한 그만큼 김진수와 손진호 사이에는 뚜렷한 격차들이 존재한다. 그것은 작가의 상상력을 통해 김진수의 ‘삶의 배후를 관장하는 진실과 그 진실의 핵을 이루는 인간의 문제’를 탐색하는 소설적 주요장치로서 작가는 자신만의 고유한 사유와 상상력으로 새로운 서사를 조형해내기 위한 심혈을 기울여 분명한 성과를 내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울에서 비참한 전쟁고아로 떠돌았던 김진수와는 아주 다르게 손진호가 시장바닥에서 수녀의 지갑을 탈취하다 붙잡혀 영일만 바닷가의 ‘송정원(송정수녀원과 송정고아원)에서 생활하는 이야기를 새롭게 만들어서 새로운 주제 의식을 창출했다는 점이다. ‘흰 수염 푸른 눈 신부’가 수녀들과 이끌어나가는 송정원은 베트남 전장과 대비되는 평화의 상징 같은 공동체이다. 그리고 베트남 전투의 모습, 쿠바대사관에서의 구체적인 생활, 홋카이도 여행,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성장하는 청년기에 받아들인 히피 문화 등을 통해 평화에 대한 염원이라는 작가의 메시지를 분명하게 보강했다.

한국전쟁의 고아로 미국에 입양돼 히피문화를 체화한 후 미군으로 베트남전에 참전하다 일본으로 휴가를 나와 주일쿠바대사관에 잠입하지만, 망명의 길이 막혔던 손진호, 그의 파란만장한 삶의 궤적은 자신에게 덮씌워진 전쟁의 운명을 거부하고 평화를 찾아 헤매는 고투의 길이었다. 이 ‘작은 인간’의 이야기로써 피워낸 『총구에 핀 꽃』은 비핵화와 평화체제의 험로를 열어나가는 우리 시대의 문제작으로 우리 영혼의 꽃이다.

목차

1장 바나나 태우는 청년
2장 꽃과 전단
3장 유폐의 노고지리
4장 새 소리
작가 후기
해설_자유의 노고지리를 위하여(이경재)
 

저자 소개

글 이대환
1958년 포항 출생으로 1980년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주관 장편소설 현상 공모 당선, 1989년 ‘현대문학’ 지령 400호 기념 장편소설 공모에 당선됐다. 소설집 『조그만 깃발 하나』, 『생선창자 속으로 들어간 詩』, 장편소설 『새벽, 동틀 녘』, 『겨울의 집』, 『붉은 고래』(전 3권), 『큰돈과 콘돔』, 바이링궐 소설 『슬로우 불릿 SLOW BULLET』, 에세이 『하얀 석탄』, 평전 『박태준 평전』 등 저서 다수이며 (사)아태평화교류협회 자문이다.

이대환 글 『총구에 핀 꽃』(도서출판 아시아, 2019), 정가 15,000원(사진 제공= 도서출판 아시아).
이대환 글 『총구에 핀 꽃』(도서출판 아시아, 2019), 정가 15,000원(사진 제공= 도서출판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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