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과 맞물려 2018년 한 해 교역량 75% 급증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14일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 일정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16일부터 23일까지 문 대통령이 순방할 투르크메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신북방정책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들 3개국 중에서도 우즈베키스탄과의 경제 교류가 특히 활발하다. 2017년 11월의 제1차 양국 정상회담 등의 영향으로 양국 간 교류는 2018년 한 해 동안 75%나 급증했다. 2017년 교역량은 12억 달러였다. 그런데 이 규모가 지난해에는 21억 달러로 수직 상승한 것.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신북방정책은 북한과 중국, 러시아 접경 지역의 국가들과 경제협력을 통해 동북아시아의 평화 기반을 구축하고, 북방경제권과 물류, 에너지 등의 성장 잠재력을 확대해서 이들 국가들과 상호 호혜적인 이익을 창출해내자는 장기 프로젝트다.
이와 관련 권구훈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은 “역사적으로 긴장된 남북관계와 국제적인 제재 등으로 북방지역과의 경제협력이 쉽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하지만 2018년 6월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고 같은 해에 남북 정상회담이 3차례 개최되는 등, 국제정세의 많은 변화 속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바탕으로 새로운 경제 지도를 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인들 역시 문재인 정부의 신북방정책을 반기는 분위기다. 2018년 한 해 동안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하는 경제사절단을 세 차례 동행 취재했다. 그때마다 공통적으로 느낀 것은 대미 수출 의존도에서 벗어나야 우리 경제가 산다는 경제인들의 인식 변화였다. 이와 관련 한 기업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극단적 자국 이기주의를 보며 위기감을 느꼈다”면서 “남북 평화철길을 통해 북방 국가들과 손잡고 신 실크로드를 개척하는 것만이 우리가 살 길”이라고 토로했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의 초대 위원장을 지낸 송영길 민주당 의원 또한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번영을 위한 북방경제공동체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우즈베키스탄과 관련해선 문 대통령이 추진 중인 신북방정책과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이 추진 중인 여러 대·내외 개혁·개방정책의 방향이 같아 협력 잠재력이 상당하다”고 전망했다.
또 주한 우즈베키스탄 부대사를 지냈던 로브샨 투르수노브(Rovshan Tursunov) 씨도 필자와 만나 “2017년부터 한국 기업들인의 우즈베키스탄 방문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면서 “400개 이상의 기업대표들이 우즈베키스탄 내 자유경제구역을 방문하는 등 문재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과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개혁정책이 좋은 효과를 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타슈켄트 방문을 통해 우즈베키스탄의 FTA 가입과 경제발전 공유사업(KSP) 확대, 농업교육센터 및 화학연구원 설립 등을 지원하면서 그 대가로 우즈베키스탄이 추진 중인 현지 인프라 개발 사업에 우리기업들의 참여가 보다 확대될 수 있도록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옷은 새 옷이 좋고, 친구는 오래된 친구가 좋다.’(Kiyimning yangisi yaxshi, do’stning eskisi yaxshi)는 속담을 즐겨 쓴다. 또 ‘한 번 만나면 아는 사이가 되고, 두 번 만나면 친구 사이가 되며, 세 번 만나면 가족처럼 된다’는 속담도 즐겨 쓴다. 2차 정상회담을 통해 두 사람은 이제 친구 사이로 발전하게 됐다. 양국 역시 아주 오래된 친구다. 따라서 ‘묵은 장맛’의 구수한 향이 ‘기회의 땅’ 우즈베키스탄에서 영양가 만점의 어떤 국물맛을 낼지, 그 결과가 주목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