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사행산업 정책 연구포럼 개최···온라인 사행산업 합법화 논의
문혜정 이사장, 세계 17개국 합법화 사례 소개···“e스포츠, 해외서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받아”
황승흠 교수, “마권·체육진흥투표권에 대한 법제처의 상반된 해석 예리한 근거 없어 보여”
김종국 본부장, “차별적인 업종별 대우 과연 타당한가?” 의문 제기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사행산업 정책 제3차 연구포럼이 5월 24일 오후 3시 서울 충무로 한국도박중독센터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온라인 사행산업의 합법화 사례’로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경마의 온라인 마권 발매 재개를 청원하는 글이 올라온 가운데 열려 더욱 관심을 끌었다.

전 세계적으로는 온라인 사행산업이 합법화되는 추세임에도 국내에서는 사행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여론을 의식해 전반적인 온라인 사행산업의 합법화를 금지하고 있다. 국가 간의 경계가 모호한 온라인 공간에서의 활동을 제약한다는 게 쉽지 않기에 온라인 사행산업 합법화를 통해 국내 이용자들을 암암리 잠식해가는 해외 사행산업에 대처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나왔다.

한범수 연구포럼 대표(경기대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어느덧 3차를 맞은 연구포럼이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한 수준과 깊이 있는 모습을 보여 사행산업의 정책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세계적으로 온라인 사행산업이 합법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만 선을 긋는 게 과연 옳기만 한 건인지 진지하게 논의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합법화가 된다면 뒤따르게 되는 파급효과는 또 어떨지도 가늠해봤으면 한다”고 말했다.

발제자인 문혜정 복권학회 이사장은 온라인 사행산업의 개념을 비롯해 세계 15개국의 온라인 발매 합법화 사례를 소개했다. 세금 회피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영국 정부가 2014년 도박법 변경을 통해 온라인 합법화를 이룬 것을 비롯해 아시아 최초로 합법화한 싱가포르 사례도 설명했다.

문혜정 이사장은 “일부 국가에서는 온라인 합법화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갖고 합법화에 난항을 겪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상당부분 온라인 베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변화됐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에서 시행되는 e스포츠가 해외 이용자들에게 매력적인 베팅 콘텐츠의 대상이 된다는 점을 소개하며, 일부 해외 사이트에서는 이미 e스포츠 게임에 대한 베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 사행산업의 새로운 기류는 e스포츠라는 점을 강하게 전했다.

“대한민국의 정보기술과 네티즌의 게임실력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이런 인프라를 갖고 움츠려 있을 것인지 시장개방의 위험성을 감수하고 세계 시장으로 나갈 것인지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황승흠 국민대 법학과 교수가 토론자로 나섰다. 앞선 발제에 대한 보충으로 ‘온라인 베팅·온라인 사행산업’의 의미를 정확히 짚고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사행산업사업자가 추가적인 발매방식의 하나로 온라인 발매를 선택하는 경우’와 ‘온라인 사행산업의 특허를 신규로 받아 시행하는 경우’로 정확히 나눠 생각해봐야 된다는 것이다.

또한, 경주류·복권류·카지노류 등 각 사행산업이 다른 특성을 지닌 만큼 분류해 생각해봐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법학 전문가답게 법학적인 분석도 내놨다. 과거 온라인 마권 발매를 시행했던 경주류가 법적 근거가 없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에 따라 발매 중지된 반면, 스포츠토토는 예외적 허용이라는 해석을 통해 온라인 발매가 허용된 점은 논리적 근거나 형평적인 측면에서 예리하지 않은 법 해석이라는 것이다.

황 교수는 “한국마사회법(경주류)과 국민체육진흥법(스포츠토토)의 해석이 완전히 반대결론이 나올 정도인가는 명백한 근거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김종국 한국마사회 경마본부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온라인 형태로 성행하고 있는 불법 사행산업의 원인 중 하나는 합법 사행산업의 온라인화 금지돼 있다는 점이며, 불법이 참여하기 쉽거나 사행성을 자극하는 흥미요소가 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사행산업 건전화를 위해서는 온라인 사행산업의 합법화가 필요하고, 그동안 차별적 대우를 받아온 경주류의 온라인 합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현재 복권과 토토는 상대적으로 건전하다는 전제로 전자카드는 미시행, 온라인 발매는 허용하고 있는 반면, 경주류(경마·경륜·경정)는 건전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전자카드를 강행, 온라인 발매는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업종별 차별적 규제가 과연 합리·타당한지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4차 연구포럼은 ‘불법 사행행위와 게임의 경계’라는 주제로 7월 3일 개최된다. 관련 분야에 정통한 황승흠 국민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며, 변재문 세종대 교수가 토론자로 참여할 예정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사행산업 정책 제3차 연구포럼이 5월 24일 오후 3시 서울 충무로 한국도박중독센터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온라인 사행산업의 합법화 사례’로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경마의 온라인 마권 발매 재개를 청원하는 글이 올라온 가운데 열려 더욱 관심을 끌었다. ⓒ말산업저널 황인성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사행산업 정책 제3차 연구포럼이 5월 24일 오후 3시 서울 충무로 한국도박중독센터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의 주제는 ‘온라인 사행산업의 합법화 사례’로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경마의 온라인 마권 발매 재개를 청원하는 글이 올라온 가운데 열려 더욱 관심을 끌었다. ⓒ말산업저널 황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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