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전남 순천에서 태어난 이정은6, 6언더파로 제74회 US여자오픈 우승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에는 모두 8명의 이정은이 등록되어 있다.

그 가운데 정회원은 이번에 미국 여자프로골프 LPGA 투어 US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정은 6을 포함해서 모두 6명이고, 2명은 준회원이다.

1996년 5월 28일 전라남도 순천에서 태어나 봉화초등학교, 연향중학교, 청암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현재 한국체육대학교 체육학과에 재학 중인 이정은6. (사진= www.lpga.com)
1996년 5월 28일 전라남도 순천에서 태어나 봉화초등학교, 연향중학교, 청암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현재 한국체육대학교 체육학과에 재학 중인 이정은6. (사진= www.lpga.com)

KLPGA에는 이정은 말고도 동명이인이 얼마든지 있다. 김민선이 4명이고, 김민지가 3명이다. 그리고 이수진은 4명뿐 인데도 이수진 5까지 있다. 4자가 들어가는 이름은 본인이 거부하면 건너뛰어 자동으로 영구결번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이수진 1, 이수진 2, 이수진 3에 이어 4번째 이수진이 4자를 붙여야 하는데 거절을 해서 이수진 4는 영구결번이 되었고, 이수진 4가 이수진 5로 등록한 경우에 해당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정은은 무려 8명의 선수가 있는데, 정회원만 6명 준회원은 2명이라 아직 이정은 7, 8은 붙여지지 않고, 이정은 6가 막내다. 이제 준회원 이정은 들이 정회원이 되면 이정은 7, 이정은 8이 되는 것이다. 이정은 4는 본인이 거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대로 등록을 했는데, 1987년생으로 현재 티칭 프로로 활약하고 있다. 어머니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고, 동생이 유소년 축구 국가대표를 지낼 정도로 스포츠 가족이다.

이정은 1~4까지는 하나같이 키가 165cm로 똑같았고, 숏 게임에 강했다. 그러나 이정은 5의 키가 170cm로 커졌고, 이정은 6가 171cm로 가장 크다. 이제 세월이 많이 흘러서 이정은 1(43세)과 이정은 2(42세)는 정회원 자격만 유지하고 티칭 프로 생활을 하고 있다.

이정은 1은 박세리 선수가 US오픈을 제패하던 1998년에 정회원으로 입회해서 2년간 투어 생활을 했다. 1999년에 정회원이 된 이정은 2는 일본 프로생활을 포함해서 11년간 투어생활을 했었다.

이정은 3는 특이한 경우다. 투어생활을 일본(JLPGA)에서 하고 있는데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유일한 이정은임에도 불구하고 이름을 바꿔서 이지우로 개명을 해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이정은 4는 1부와 2부를 오르내리며 4년간 프로생활을 했다.

이름이 똑같다 보니까 해프닝도 벌어지곤 한다.

캐디들이 골프백을 잘못 실어서 곤욕을 치르는 것은 물론이고 방을 잘 못 찾아 드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이정은 5가 우승을 했을 때 이정은 4의 아버지가 우승 축하 전화를 수십통 씩 받기도 했었다.

이정은 6가 US 오픈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해 ‘이정은’의 위상이 높아지자 원조 이정은, 즉 이정은 1이 국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정은 선수를 6월, 맑고 미세먼지 없는 날 유서 깊은 안양 컨트리클럽으로 소집했다.

최고참 이정은 언니의 부름에 한 살 어린 이정은 2는 물론 일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정은 3 즉 이지우까지 모였다. 심지어 준회원인 이정은 예비 7~8도 무슨 영문인지 모르고 안양으로 찾아들었다.

순천 출신 프로골퍼 이정은6(23·대방건설)이 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제74회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정은6 프로필 사진.
순천 출신 프로골퍼 이정은6(23·대방건설)이 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제74회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정은6 프로필 사진.

이제 여자프로 골퍼 가운데 7명의 이정은이 모인 셈이다.

이정은 1: 다들 모였니?

이정은 5: 6만 아직 안 왔는데요?

이정은 2: 누구, 6한테 따로 연락받은 거 없니?

이정은 예비 8:(주뼛거리며) 저~ 어제 언니한테 핸드폰 왔-었-는- 데-요.

이정은 2: 6가 미국에서 핸드폰을?

이정은 예비 8: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네~

이정은 2: 뭐라든?

이정은 예비 8: 언니, 동생 7명 모두 미국으로 오라는데요?

이정은 2: 언제? 왕복 비행기 표는? 아니 언니가 직접 전화해 보세요?

(이정은 1이 미국의 이정은 6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정은 6: (졸린 목소리로) 어~언니 이 새벽에….

이정은 1: 미안하다. 여긴 한 낮이라~ 아무튼 US오픈 우승, 상금 100만 달러 모두 축하한다.

이정은 6: 아~상금 100만 달러요? 세금, 케디 수당 빼고 나니까 45만 달러 밖에 안 남더라구요. 암튼 시즌 끝나고 ‘우리 이정은 7명’ 모두 미국으로 초대합니다. 기대하세요.

이정은 일동: 와~!?!

이정은 8: 언니들~ 그런데 이정은 6 언니가 남은 시즌 치르느라 그 돈 다 쓰면 어쩌지.

이정은 2: 또 우승하면 되지, 이제 약발 올랐거든.

<말산업저널>는 국내 최초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기영노 기자의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의 콩트’를 연재합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쓴 기영노 콩트는 축구, 테니스, 야구 등 각 스포츠 규칙을 콩트 형식을 빌려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는 기획 연재입니다. 기영노 기자는 월간 <베이스볼>, <민주일보>, <일요신문>에서 스포츠 전문 기자 생활을 했으며 1982년부터 스포츠 평론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주요 저서로 『야구가 야단법석』,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 등 30여 권에 이릅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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