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축구 역사상 처음 FIFA 주관 대회 결승 진출 비법(?)은

폴란드 U-20 월드컵 축구대회에 출전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사상 처음 결승전에 오르자 ‘제갈용’이라고도 불리는 정정용 감독이 체력 회복에 특효라는 체리 주스를 사용한 점이 화제에 올랐다.

정정용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에게 체리 주스를 마시게 하는데, 체리 속에 들어 있는 안토시아닌 등이 손상된 근육을 빨리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진선 한국 스포츠 정책과학원 연구원은 모 언론사와 “체리 주스는 염증 제거와 함께 DNA 손상 방지, 피로 물질 축적을 제거하는 등 회복에 있어서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또한 선수들은 경기 중에는 몸에 빨리 흡수되는 에너지 ‘젤’로 당을 보충한다. 스포츠 생리학 박사 과정을 밟은 정정용 감독이 코치진과 함께 설계했다는 것이다.

U-20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정정용 감독은 ‘제갈용’으로도 불린다. 이강인 선수가 선보인 새로운 기술만큼 정 감독의 변화무쌍한 전략과 철저한 준비성, ‘원팀’으로 만든 능력은 축구 팬들에게 경기력 이상의 큰 감동을 안겼다(사진=아시아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U-20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정정용 감독은 ‘제갈용’으로도 불린다. 이강인 선수가 선보인 새로운 기술만큼 정 감독의 변화무쌍한 전략과 철저한 준비성, ‘원팀’으로 만든 능력은 축구 팬들에게 경기력 이상의 큰 감동을 안겼다(사진=아시아축구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폴란드에서 우크라이나와 결승전을 앞둔 정정용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 감독: 네~ 정정용입니다.

평론가: 결승전을 앞두고 바쁘실 텐데 전화를 받아줘서 고맙습니다. 우선 축하 먼저 드리구요, 4강까지는 내(정 감독) 약속이고, 결승전은 선수들이 한 약속이라고 하신 이유는?

정 감독: 아~ 그거요, 실제로 저나 선수들이나 그 말을 했었고, 또 선수들에게 일부러 부담을 주려는 겁니다. 왜냐하면 결승전에 올랐기 때문에 이제는 할 건 다 했다고 풀어질 수가 있거든요.

평론가: 네 잘 알겠습니다. 그런데 체리 주스 말인데요.

정 감독: 네, 체리 주스···. 선수들에게 마시게 하고 있어요,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평론가: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는 거지, 피로가 실제로 확~ 풀어지는 건 아니지요?

정 감독: 아니, 그런 약이나 음료수가 어디 있어요, 그냥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는 정도입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평론가: 여기(한국)에서는 지금 체리 주스 때문에 난리가 났어요. 체리 주스가 그렇게 좋은지 몰랐다면서, 벌써 사재기하고 있기도 하구요.

정 감독: 100년 된 산삼을 씹어 먹어도 효과를 보려면 몇 달이 지나야 하구요, 그 효과도 확실한 것이 아녜요. 체리 주스를 아무리 많이 먹더라도 즉시 효과 보는 건 없구요. 피로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정도예요. 쇠진된 체력을 회복하는데 보조 음료수라고 할까요?

평론가: 그리고 저~ 뭐~

정 감독: ‘젤’ 말씀이지요?

평론가: 네 맞아요, 젤···.

정 감독: 그냥 사탕이나 꿀보다 나을 것 같아서 먹게 하고 있어요, 물론 제가 생리학 공부를 하고 있지만, 세상에 기적은 없듯이 식품이나 음료수에도 기적은 없는 거예요.

평론가: 하지만 축구에는 기적이 있네요?

정 감독: 기적이라뇨, 다~ 우리 실력이에요. 이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선수 가운데 (이)강인이 보다 창의적인 패스를 더 잘하는 선수가 있을까요? 또 이탈리아 알레산드로 플리차리 골키퍼가 최고 골키퍼라고 하는데, 이탈리아가 그동안 잔루이지 부폰 등 세계적인 골키퍼를 많이 배출해서 그렇지 전 이광연 골키퍼가 한 수 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실력대로 가고 있는 것이구요.

평론가: 암튼, 이제 체리 주스, 젤 등의 의문이 풀렸습니다.

정 감독: 제가 스포츠 생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어서 그런지 제가 몸에 좋다고 하면 선수들이 믿거든요, 일종의 심리전이지요.

평론가: (역시 심리전의 대가 제갈용이시군요.)

U-20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정정용 감독은 ‘제갈용’으로도 불린다. 이강인 선수가 선보인 새로운 기술만큼 정 감독의 변화무쌍한 전략과 철저한 준비성, ‘원팀’으로 만든 능력은 축구 팬들에게 경기력 이상의 큰 감동을 안겼다(사진=아시아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원팀'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4승(4승1무1패)을 기록하며 최다승을 기록 중이다. 4도움을 기록한 이강인(발렌시아CF) 선수도 단일 대회 최다 도움을 기록했다. 이제, 일요일 새벽 우크라이나와 결승만 남았다(사진=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 갈무리).

<말산업저널>는 국내 최초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기영노 기자의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의 콩트’를 연재합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쓴 기영노 콩트는 축구, 테니스, 야구 등 각 스포츠 규칙을 콩트 형식을 빌려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는 기획 연재입니다. 기영노 기자는 월간 <베이스볼>, <민주일보>, <일요신문>에서 스포츠 전문 기자 생활을 했으며 1982년부터 스포츠 평론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주요 저서로 『야구가 야단법석』, 『재미있는 스포츠 이야기』 등 30여 권에 이릅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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