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일요일 새벽 1시 경기 앞두고···승리 진짜 비법은

2019 U-20 폴란드 피파 월드컵 축구 대회에 출전하고 있는 한국대표팀의 정정용 감독이 한국 시각으로 6월 16일(새벽 1시) 벌어질 우크라이나와의 결승전을 앞두고 핵심 선수인 이강인 선수를 방으로 불렀다.

지난 3월 U-20 대표팀은 스페인 전지훈련 당시 우크라이나와 연습경기에서 0-1로 패했다. 당시 정정용 감독은 “우크라이나전에서 공격적인 빌드업과 연계 플레이를 만들어간 게 긍정적이었다. 다만 실점 장면에서의 집중력이 부족했을 뿐”이라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사진=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인스타그램 갈무리).
지난 3월 U-20 대표팀은 스페인 전지훈련 당시 우크라이나와 연습경기에서 0-1로 패했다. 당시 정정용 감독은 “우크라이나전에서 공격적인 빌드업과 연계 플레이를 만들어간 게 긍정적이었다. 다만 실점 장면에서의 집중력이 부족했을 뿐”이라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사진=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인스타그램 갈무리).

정정용 감독: 강인아~ 우리나라 난리 났다며.

이강인: 형들이 그러는데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또 뭐라더라, 아무튼 서울만 해도 5곳에서 길거리 응원을 한대요.

정 감독: 그리고 군~ 면··· 아~ 아니지.

이강인: 아~ 군 면제 청와대 청원요? 그런 거 신경 쓰지 않아요, 대한민국 남자라면 군대 가야죠.

정 감독: 그~렇~지~

이강인: 진짜예요.

정 감독: 너~ 내일 진짜로 자신 있는 거니?

이강인: 저 진짜 자신 있어요, 에콰도르와의 준결승전 때 저 일찍 빼 주셨잖아요, 이제 체력도 진짜 좋아졌구요.

정 감독: 그러면 먼저 이 그림 같이 보자.

(정 감독이 미리 준비한 비디오를 틀었다)

정 감독이 보여주는 화면에는 이번 대회 F조 조별 리그 3차전 아르헨티나전부터 이강인이 공격 포인트를 올리던 상황의 플레이가 이어져 있었다. 이강인은 조별리그 3차전부터 16강(일본), 8강(세네갈), 4강(에콰도르)까지 4경기에서 1골 4도움을 올렸다. 조별 예선 3차전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아르헨티나 수비수 3명을 따돌리고 오세훈에게 크로스. 세네갈전, 이지솔과의 약속된 플레이 즉 짧은 코너킥으로 헤더 골을 도운 킥. 에콰도르전,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뿐만 아니라 우리 팀 선수들까지 깜빡 속이고 최준의 득점을 도운 프리킥 같은 세트피스에서도 이강인의 왼발이 계속해서 빛났다.

정 감독: 지금까지 너의 플레이는 정말 100점이 아니라 120점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우리 선수들 21명 모두 내 자식처럼 사랑하지만 특히 너와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행복하다. 아마 우리 팀 20명 모두 나와 똑같은 생각일 거다. 강인아! 우크라이나와 결승전은 이제까지보다 더 재미있게 즐기는 거다.

이강인: 진짜 재밌게 즐길 거예요. 진짜로.

정 감독: 근데 강인아! 너는 우크라이나 팀의 장단점이 뭐라고 생각하니?

이강인: 우크라이나 팀에는 3가지가 있어요, 피지컬, 체력 그리고 수비가 특징이에요. 이건 정말 진짜예요.

정 감독: 잘 봤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이강인: 그리고 기본 전형은 5-4-1이에요. 잔뜩 움츠렸다가 상대 팀이 약점을 보이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골을 넣어요···.

정 감독: 흐음.

진짜가 나타났다. 바로 이강인 선수. 사상 첫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조국에 안길 수 있을까(사진=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인스타그램 갈무리).
진짜가 나타났다. 바로 이강인 선수. 사상 첫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조국에 안길 수 있을까(사진= 대한축구협회 홈페이지·인스타그램 갈무리).

이강인: 그렇다면 우리가 먼저 선제골을 얻어맞으면 그때부터 진짜 지옥이 시작된다는 얘기예요.

정 감독: 그렇지, 먼저 골을 넣고 그 큰 체격의 선수들이 5명 앞에 4명을 세우는 두 줄 수비를 세우고 체력으로 버티면, 어려워지는 거지.

이강인: 그런데 우크라이나가 넣은 10골 가운데 3골을 헤더로 넣은 수비수 포포프가 이탈리아와의 준결승전에서 레드카드 받은 거 아시죠?

정 감독: 응~ 걔~ 못 나와.

이강인: 그럼 포포프 자리에 나오는 수비수가 이번 대회 첫 출전일 거예요, 진짜예요. 포포프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컸기 때문에 한 번도 뛰지 못했을 거예요, 바로 그 자리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거예요.

정 감독: 흐음.

이강인: 그러면 이제 진짜 답이 나왔네요, 포포프 빠진 자리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정 감독: 그다음에는?

이강인: 또~ 우크라이나의 알렉산드로 페르라코프 감독도 진짜 고민이 많을 거예요, 감독님이 8강전까지는 전반전은 수비 위주로 하다가 후반전에 역습으로 많은 골을 넣었는데, 정작 에콰도르와 준결승전에서는 전반전부터 승부를 거셔서 결국 이겼잖아요.

정 감독: 네가 (최)준이에게 넣어준 킬 패스가 신의 한 수였지.

이강인: 바로 그 신의 한 수가 필요한데, 그건 진짜 말씀드릴 수 없어요.

정 감독: (요 녀석이! 이제는 나까지 속이고 일을 낼 생각이네) 그러면 너의 에콰도르전 이후 두수 째 신의 수, 믿어 볼게, 진~짜.

<말산업저널>는 국내 최초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기영노 기자의 ‘스포츠 평론가 기영노의 콩트’를 연재합니다. 상상력을 바탕으로 쓴 기영노 콩트는 축구, 테니스, 야구 등 각 스포츠 규칙을 콩트 형식을 빌려 쉽고 재미있게 풀어쓰는 기획 연재입니다. 기영노 기자는 월간 <베이스볼>, <민주일보>, <일요신문>에서 스포츠 전문 기자 생활을 했으며 1982년부터 스포츠 평론가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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