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3세 유아도 체력과 강습을 따라갈 집중력이 있다면 탈 수 있다."

2014년 4월 초다. 개나리와 진달래가 핀 길을 지나 들어간 곳은 쌀쌀한 공기가 가득 찬 실내마장이었다.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작은 말을 탄 아이들이 보였다. 안전모를 쓴 아이들이 긴장한 채로 고삐를 잡고 있다. 코치로 보이는 사람이 지시하자 아이들이 줄지어 말을 몰고 간다. 관람석엔 부모들이 아이들을 지켜본다. 아이 스스로 말 타는 기특함과 혹시나 다칠까하는 걱정스러움이 그들 얼굴에 함께했다. 한국마사회 유소년승마 전담팀이 어린이집 아이들을 대상으로 유아 승마를 시작한 것이다.

지난 5년간 유소년 승마는 확산 추세에 있다. 2015년 11월 전국소년체육대회에 승마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 되었다. 지난 5월에 열린 전국소년체전에는 15개 시도에서 학생선수 55명이 참가했다. 정부와 마사회 지원이 컸다. 연간 7만 명에 이르는 초·중·고 학생과 학교 밖 청소년이 저렴한 금액으로 승마를 체험했다. 유소년 승마대회도 40여 개로 늘어나고 유소년 승마단도 43팀이 생겼다. 하지만 유소년 승마를 도입할 때와 달리 유아들이 말 타는 모습을 찾기 힘들다. 민간 승마장이 운영하는 포니클럽에서나 볼 수 있다. 유소년을 목표했지만 '유'는 빠지고 '소년'만 있다.

▲지역 승마 활성화를 위해 렛츠런파크 부경은 최초로 ‘유소년승마단’을 창단한다. 각종 대회 참가는 물론 국가대표 배출까지 목표로 삼았다(사진 제공= 렛츠런파크 부경).
 

유아교육법에 '유아'는 만 3세부터 초등학교 취학 전까지다. 전국소년체육대회 대회에 참가하는 '소년'은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1·2·3학년이다. 나이로 만 11세부터 만 15세이다. 법령에서 정한 정의와 전국체전 연령을 감안하면 유소년은 만 3세부터 만 15세 이하인 사람이다. 유소년 승마 대상은 초등학생과 중학생 뿐 아니라 취학 전 유아를 포함하는 것이다.

'세 살짜리 유아가 말을 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부모라면 제기할 것이다. 승마는 어느 정도 육체 활동할 수 있는 에너지와 집중력이 있으면 누구라도 할 수 있다. 만 3세도 말을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체력과 승마 강습을 따라갈 집중력이 있다면 탈 수 있다. 다만 어린이는 개인에 따라 신체나 정신적으로 성숙 시기가 다르므로, 자격 있는 승마 강사가 가능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유소년 승마가 가장 활발한 국가는 프랑스다. 2백만 명이 말을 타고 프랑스 승마연맹(FFE)에 등록한 선수가 70만 명이다. 등록 선수 중 67%가 주니어다. 승마연맹은 다섯 살부터 선수 면허를 발급한다. 우리나라는 유아 축구와 수영 같은 유아스포츠가 성행한다. 유아체육 지도사가 생길 정도다. 유아 승마가 일상인 프랑스가 부럽다. 유아들이 많이 찾는 축구교실도 부럽다.

전성원 / 제주대학교 생명자원과학대학 석좌교수 / jerclove@jejunu.ac.kr

말산업저널는 전성원 제주대학교 생명자원과학대학 석좌교수의 연재를 시작합니다. 전성원 교수는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인 한국마사회 상임이사, 제주 본부장, 말산업진흥처장을 지냈으며 축산경영학회 이사, 건국대학교 농축대학교 강사를 역임했습니다. 건국대 축산경영유통경제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韓國馬事會 半世紀史」를 편찬했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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