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승용마 전환 사업 참가자들이 단체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레이싱 미디어 이용준)

- 2012년 승용마 전환 사업, 두 달간 전국 순회 일정 시행
- 순치된 말 종합 훈련 교육…이종형 감독의 질 높은 강의, 무료로 진행

2012년 승용마 전환 사업이 10월 10일 수요일, 경기도 용인시 맹리에 위치한 지산홀스랜드(이종형 감독, 홍승오 대표)에서 첫 강의를 시작으로 두 달간 일정에 돌입했다. 승용마 전환 사업은 국내 승마 산업 활성화 및 저렴한 말 보급의 새로운 길을 제시해 승마 인구 저변 확대를 위한 교육으로 (사) 대한승마협회 주관, 한국마사회 후원으로 진행된다.

국가대표 출신 엘리트 승마인으로 국가대표 장애물 코치 및 상무팀 승마단 감독를 역임하고 장애물 코치 코스 디자이너로 유명한 국내 승마계의 산 증인 이종형 감독(55·지산홀스랜드)이 40여 년간 승마와 말산업에서 활동하며 몸소 익힌 ‘진국’ 노하우를 전수한다.

교육 내용은 크게 이론이라 할 수 있는 승용마 전환 훈련 방법(환경, 기승 훈련)과 실기라 할 수 있는 승마 교육(기초 장애물 훈련 및 기본 승마 훈련, 악벽마 교정)으로 나뉜다. 교육 대상은 모든 승마인(지도자, 선수, 생활체육승마인 등)을 대상으로 무료로 진행한다. 다음 강의는 10월17일 수요일 충북 청원군 지산리의 태산승마장, 18일 목요일에는 대전 유성구 복용승마장에서 열린다.

문의 : 대한승마협회 02-422-7563

- 이종형 감독의 말말말…“국내산 승용마 생산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 참가자들은 격의 없이 질문하고 자유롭게 토론하는 분위기에 대만족

2012년 승용마 전환 사업 첫 강의가 시작하는 날, 이종형 감독은 “사실 승용마 전환 사업은 의도가 좋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승마장에는 재갈순치, 조마삭순치, 안장순치 그리고 기승순치 과정 등을 거친 뒤 본격적인 훈련을 받은 안정된 말들이 필요하지만, 기본 순치조차 안 된 말들이 여러 이유로 승마장에 유입되면서 사고가 많이 발생했었다. 순치 및 훈련이 잘 된 말은 전문가들조차 구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이 감독은 전국을 순회하며 승용마 전환 사업을 잘 알려야 한다고 협회와 마사회에 요구했고, 그 결과 이번 사업이 시작될 수 있었다.

중학생 때부터 말(馬)에 미쳐서 산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이날 승용마 전환 사업 교육 내내 이종형 감독이 한 ‘말(言)’은 숱한 시행착오와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라야 알 수 있는 ‘깨우침’과도 같았다. 말 관리부터 관련 용어, 유관 단체에 대한 생각 등 이 감독이 교육한 내용을 소개하자면,

“대팻밥 아끼지 마라.”
- 말의 모든 질병은 마방 대팻밥에서 시작한다. 말 오줌의 양은 일정하다. 돈 몇 푼 아끼려고 대팻밥을 적게 깔면, 오줌 때문에 바닥이 흥건해진다. 대변은 상관없지만 오줌이 말의 발에 닿으면 썩기 마련이다. 대팻밥을 왕창 깔면 되려 자주 갈아주지 않아도 된다. 또 입자가 고운 톱밥보다 대팻밥을 쓰는 것이 낫다.

“하루 4끼를 줘라.”
- 보통 말에게 하루 3끼를 준다. 하지만 말은 밤에 잠들지 않기에 다음날까지 배고플 수밖에 없다. 또 말은 특히 밤에 사고가 난다. 오후 10시경에 한 끼를 더 주면서 물도 채워주고 말을 한 번 더 보는 게 좋다. 하루 10kg, 건초와 사료를 7:3으로 주면 충분하다.

“국내산 승용마 생산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 경주마를 키우는 건 2년에 2,500만 원, 승용마는 4년이 걸린다. 말 생산 세계 2위 국가인 일본도 승용마 생산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하다가 결국 경제성 때문에 포기했다. 그 비용이면 더 좋은 독일 말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승마의 가장 큰 장점은 양쪽 운동이라는 점이다.”
- 대부분의 운동은 한쪽 운동이다. 수영과 스키, 승마만 양쪽 운동이라 할 수 있다. 승마 시 말이 회전하면서 바깥쪽 다리를 내딛을 때 함께 움직여야 한다.

“‘마필’, ‘조교’, ‘교관’이라는 단어를 쓰지 마라.”
- 말, 훈련, 코치란 용어로 통일해야 한다. 마필과 말이란 단어를 혼동해서 쓰면 일반인은 혼란스러워한다. ‘匹’은 말이나 소를 세는 단위일 뿐이다. 조교와 교관이라는 말도 일제의 잔해, 군대식 권위 용어다.

“승마 사업을 지원하려면 제대로 해야 한다.”
- 한국마사회가 승마 사업을 지원하려면 기술적인 문제는 해당 협회와 전문가들에게 넘기고 지원한 돈 관리에 충실했으면 한다. 마사회 내 승마활성화팀도 전문가 위주의 별도의 조직으로 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이다. 또한 국내에 맞는 대회 규정이 절실하다.

이종형 감독은 또한 ‘한라마 전도사’로도 유명하다. 그는 한라마가 승마와 재활 승마 분야에서 어느 말보다 우수하다며, 지금은 그저 소형마로 치부된 ‘잡종’ 한라마가 정식으로 품종 인정을 받는 꿈을 꾸고 있다. 특히 엄청난 잠재성을 가진 중국 시장에 3년 후에는 한라마를 수출하고 포니 대회를 주최하는 꿈도 가지고 있다. 실제 이 감독이 4년 전 제주에서 만난 마틸다 주니어가 그에게 ‘한라마 전도사’로서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영감과 동기를 부여했다.

참여자들은 이종형 감독의 강의 중간 중간 격의 없이 질문하고 토론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서로 나누기도 했다. 이번 승용마 전환 사업에 대해 이 감독은 “어느 정도 말에 대해 알고 훈련된 사람들이 자마를 데리고 오면 말과 사람 모두 잘 교육하고자 한 원래 의미를 충분히 더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용준 기자 cromlee21@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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