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제주 1세마 경매, 낙찰률 36% 기록
최고가 ‘메니피’·‘위키드우노’ 자마, 1억1천만 원 낙찰
생산자·수요자 가격 간극 여전해
구매자 “말 가격 너무 비싸” vs 생산자 “예년보다 예가 낮춰···어려운 생산 환경 고려해야”
경마시행체의 일관된 정책 및 중심적인 역할론 대두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팔려야 말(馬)을 키우지. 직접 와서 봐야 된다니깐”

10월 29일 렛츠럼팜 제주에 있는 경주마 전용 경매장에서 계속된 경주마 유찰에 생산자의 한탄 섞인 말이다.

생산자·수요자 가격 간극 여전

구매자 말 가격 너무 비싸” vs 생산자 예년보다 예가 낮춰"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가 주관한 ‘2019년 10월 국내산 1세마 경매’ 결과 역시 차가웠다. 경매 전날 최근 몇 년 동안 생략했던 경매 참가자 환영연까지 개최하며, 재기를 노렸으나 결과적으로 최종 낙찰률은 36%를 기록했다.

최고가의 주인공은 올해 6월 숨진 최고 씨수말 ‘메니피’와 ‘위키드우노’의 자마였다. 경매 후반부 92번 순번에 상장된 해당마는 1억1천만 원에 일반 구매자인 ‘㈜플렉스인베스트먼트’에 낙찰됐다. ⓒ말산업저널 황인성
최고가의 주인공은 올해 6월 숨진 최고 씨수말 ‘메니피’와 ‘위키드우노’의 자마였다. 경매 후반부 92번 순번에 상장된 해당마는 1억1천만 원에 일반 구매자인 ‘㈜플렉스인베스트먼트’에 낙찰됐다. ⓒ말산업저널 황인성

 

최고가의 주인공은 올해 6월 숨진 최고 씨수말 ‘메니피’와 ‘위키드우노’의 자마였다. 경매 후반부 92번 순번에 상장된 해당마는 1억1천만 원에 일반 구매자인 ‘㈜플렉스인베스트먼트’에 낙찰됐다.

낙찰률은 작년에 비해 2% 늘었지만 경주마 생산 현장에서는 체감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아울러, 평균낙찰가는 887만 원이 떨어졌고 최고가도 600만 원 감소했다.

이번 경매에는 131두의 경주마가 상장 예정이었으나, 9두가 상장 취소해 총 122두가 경매 시장에 나왔다. 1번 경매마부터 3350만 원에 낙찰되며 희망적인 신호탄을 쏜 듯 했으나 이후부터 연속 유찰되며 침체 분위기를 보였다.

경매 전반에 걸쳐 시작가인 2천만 원이 나오지 않는 순번이 많았으며, 경쟁적으로 경합이 붙더라도 예가(預價)에는 미치지 못해 최종적으로 유찰되는 경우가 여럿이었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는 예년에 비해 예가를 낮춰 이번 경매를 준비했다고 밝혔으나, 수요층들이 생각하는 적정 가격대와는 간극이 여전했다.

일부 생산자는 유찰될 상황에 예가를 낮춰 낙찰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경매장을 찾은 한 외국인 조교사는 “국내산마의 가격이 너무 비싼 듯 하다”며, “오늘 경매에서 구매에 매력을 느낄 만한 경주마는 많지 않아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

일부 조교사는 “‘브리즈업’ 미시행이 경매 시장을 더욱 위축시킨 게 아니겠냐”며, “구매자 입장에서 혈통도 유심히 보겠지만, 기량이 확인되지 않은 경주마에 과감한 투자를 하기에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생산자들은 계속되는 유찰에 대해 한숨을 내쉬었다. 매일같이 새벽 일찍 일어나 정성껏 말을 키웠는데 팔리지 않는 시장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 경주마 생산자는 “한국마사회 관계자, 마주들이 직접 현장을 와서 말을 얼마나 어렵게 키우는지 봐야 한다”며, “공청회네 간담회네 열어 놓고서는 정작 자기들 할 얘기만 하고 간다”고 현장에 대해 모르는 관계자들을 비판했다.

또 다른 생산자는 “결국은 경마시행체인 한국마사회가 수요 공급을 조절해야 하는데 일관되지 않고 급변하는 경마시행 정책 시행으로 농가들의 어려움은 가중됐다”며, “파트1 진입이라는 외부적인 목표 달성에 얽매이기보다는 내실 있는 경주마 생산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국마사회의 주도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는 예년에 비해 예가를 낮춰 이번 경매를 준비했다고 밝혔으나, 수요층들이 생각하는 적정 가격대와는 간극이 여전했다. ⓒ말산업저널 황인성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는 예년에 비해 예가를 낮춰 이번 경매를 준비했다고 밝혔으나, 수요층들이 생각하는 적정 가격대와는 간극이 여전했다. ⓒ말산업저널 황인성

 

한편, 전날 열린 경마산업 발전을 위한 심포지엄에서는 한국마사회가 향후 5년간 추진할 경주마 생산 정책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제주와 장수에서 건립 중인 언덕주로를 활용해 기존에 갈등을 빚었던 ‘브리즈업’ 시행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우수 씨수말 수입을 통해 국내산 경주마의 기량 향상을 이루겠단 방침이다.

또한, 심포지엄에서 국내 경주마 생산의 단가를 낮추기 위한 기반 마련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된 만큼 한국마사회의 효과적인 생산 정책이 더욱 요구된다.

경주마 생산농가들은 국내산 경주마 생산의 안정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한국마사회의 일관돤 경마 시행 정책과 효과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말산업저널 황인성
경주마 생산농가들은 국내산 경주마 생산의 안정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한국마사회의 일관돤 경마 시행 정책과 효과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말산업저널 황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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