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 특급수송작전
- 경주마 안전을 위한 007 시리즈를 방불케 하는 특급수송 작전
- 예비 삼관마에 걸맞게 특급 대우로 수송

서울- 부산경남경마공원을 대표하는 3세마들이 최초로 맞대결을 펼치는 제4회 KRA 컵 마일(4.6일) 경마대회를 앞두고 한국마사회가 비상이 걸렸다. 이번 경마대회에 참가등록을 마친 서울경마공원의 5마리의 경주마를 서울경마공원에서 약 450km 떨어진 부산경남경마공원으로 옮기기 위해 마필관계자와 마사회 직원들이 007작전 뺨치는 수송작전에 돌입했기 때문.
그동안 외국에서 씨수말과 나이 어린 예비 경주마들이 제주도 육성목장이나, 서울․부경 경마공원으로 수송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경주출전을 위해 특급수송 작전을 펼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지난 해 헤럴드경제배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삼관경주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태양처럼’이 지난 22(토)일 오전 서울경마공원을 출발해 가장 먼저 부산경남경마공원에 발을 디뎠다.
마필수송은 경주마가 차량 이동 중에 다칠 경우 경주출전 자체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장시간 수송 시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로 `수송열`, ‘배알이’ 등이 발병해 경주마로서의 생명을 다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마필관계자들이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때문에 ‘태양처럼’을 담당하고 있는 김점오 조교사는 마사회가 무료로 제공하는 수송차량을 마다하고 편도 운임이 100여만 원에 달하는 4.5톤 경주마 전용수송차량을 준비했다.
이 차량은 고가의 경주마가 가는 길에 충격을 받지 않도록 무진동 설계된 특수차량으로 8마리의 경주마를 한 번에 수송할 수 있다. 경주마는 신경이 예민해 차가 심하게 흔들리면 놀라서 벽을 마구 차거나 머리를 부딪쳐 외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수송차량의 실내는 푹신한 쿠션 마감재가 깔려있다. 여기에 ‘경주마의 웰빙’도 고려해 평소 생활하는 마방과 똑같은 환경 속에서 전담 수의사 1명과 조교사와 KRA관계자의 선탑차량이 사주경계를 하며 부산까지 편안히 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했다.
김 조교사는 “이동하는 차안에서 경주마가 힘들게 뭐가 있냐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사람으로 치면 완행열차인 ‘비둘기호’와 특급 KTX라고 치면 된다.” 며 이번 수송을 위해 10여 차례에 걸쳐 서울에서 부산경남경마공원까지 사전 답사를 했고 노면 상태, 급커브길, 경주마 훈련장소등을 사전 파악하는데 중점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22(토) 오후 7시에 부산경남경마공원에 도착한 ‘태양처럼’은 종합건강검진을 마치고 경마공원에 마련된 독립마방으로 이송됐다. 안전하게 수송을 마친 ‘태양처럼’은 2주 동안 컨디션 조절과 부경경마공원의 주로 적응훈련에 들어간 상태다.
한편 26일(수) ‘해머펀치’가 부산경남경마공원으로 이동을 했고, 나머지 경주마들도 순차적으로 원정에 나서고 있다.
올해 두 번째를 맞은 국내 삼관마 경주는 `KRA 컵 마일 `(4월 6일·1600m·총상금 4억원)을 시작으로 서울경마공원의 코리안더비(5월 18일·1800m·총상금 5억 원)와 농림부장관배(10월 12일·2000m·총상금 4억원)로 16억원의 경주 상금 외에 3억 원의 별도의 보너스까지 덤으로 걸려있어 한국경마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권순옥 취재부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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