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의 해가 저문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을 앞두고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우리 말산업계도 역시나 다사다난했다. 무엇보다 기해년은 말과 직접 관련한 이슈가 종합적으로 등장했다. ‘돌콩’의 두바이월드컵 결승 진출(3월)과 ‘블루치퍼’의 브리더스컵 더트 경주 입상(11월) 소식은 반가웠다. 반면 경주퇴역마 사건 논란(5월)에 이어 최고 씨수말 메니피가 사망(6월)한 일은 많은 이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4회 만에 코리아컵에서 처음으로 우리 말, ‘문학치프’가 우승하며(9월) 국산마 기량 향상에 대한 기대도 자아냈다. 어두운 면도 반복됐다. 조성곤 기수와 문중원 기수가 연이어 안타까운 선택을 하면서 팬들의 슬픔을 넘어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됐다. 2020년, 임기 마지막 해를 보낼 김낙순 회장은 1월 2일 자로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인사를 실시한다. <말산업저널>은 2019년 말산업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 편집자 주

한국 경주마 최초로 코리아스프린트와 코리아컵에서 우승한 ‘블루치퍼’와 ‘문학치프’ 시상식 모습. ⓒ말산업저널 안치호
한국 경주마 최초로 코리아스프린트와 코리아컵에서 우승한 ‘블루치퍼’와 ‘문학치프’ 시상식 모습. ⓒ말산업저널 안치호

9월 8일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에서는 한국경마에 있어 역사적인 날이었다. 렛츠런파크 서울 제7경주와 8경주로 열린 제4회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에서 한국 최초로 한국 경주마가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뤄냈기 때문이다.

제7경주로 열린 코리아 스프린트는 16마리의 말이 출전해 유현명 기수가 기승한 렛츠런파크 부경 말 ‘블루치퍼’와 함께 우승을 차지했다. 2등과 3등 역시 렛츠런파크 서울 경주마인 ‘다이아삭스’와 ‘가온챔프’가 차지했고 7위까지 한국 경주마가 선점하며 단거리에서 저력을 보여줬다.

‘블루치퍼’는 1분 11.1초를 기록하며 2등과는 1과¼ 차이로 4회째 열린 코리아 스프린트 경주에서 한국 최초로 당당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블루치퍼’와 함께 코리아 스프린트를 우승한 유현명 기수, 김영관 조교사, 최병부 마주는 함께 기쁨을 만끽했다.

제8경주로 열린 코리아컵은 11마리의 말이 출전해 문세영 기수가 기승한 렛츠런파크 서울 경주마 ‘문학치프’와 함께 우승을 차지했다. 2등 또한 임기원 기수가 기승한 렛츠런파크 서울 말 ‘청담도끼’가 차지했고 3등은 영국에서 온 ‘앰배서도리얼’이 차지했다.

‘문학치프’는 1분 53.3초를 기록하며 2등과는 2와½ 차이로 4회째 열린 코리아컵 경주에서 한국 최초로 당당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문학치프’와 함께 코리아컵을 우승한 문세영 기수, 김순근 조교사, 최경자 마주는 한국경마의 역사를 썼고 이어 그랑프리까지 우승한 ‘문학치프’는 2019년 서울·부경 연도대표마로 선정됐다.

한국마사회 국감에서 강석호 의원은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 대회에 일본 출전 배제로 경주 등급 승격을 철회당한 것은 국제적 망신”이라고 했다. ⓒ말산업저널 안치호
한국마사회 국감에서 강석호 의원은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 대회에 일본 출전 배제로 경주 등급 승격을 철회당한 것은 국제적 망신”이라고 했다. ⓒ말산업저널 안치호

하지만,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아쉬운 점들도 있었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영국, 프랑스, 홍콩 등 5개국이 참가했으며 한국마사회는 일본을 반일감정 악화로 인해 출전 배제했다. 지난 1회부터 3회 대회까지 우승을 놓치지 않았던 높은 기량의 일본 경주마가 이번에도 우승할 가능성에 행여 발생할지 모르는 불의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한국 경마팬들의 항의를 막기 위해서였다.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는 6월 아시아경마연맹(ARF)으로부터 파트1·GⅢ 등급 승격을 통보받았으나 일본 경주마의 출전 배제로 아시아경마연맹은 8월 23일 코리아컵 경주의 승격 결정을 만장일치로 철회 통보했다. 한국마사회 국감에서는 강석호 의원이 스포츠맨 정신을 어긴 국제 망신이라고 질타도 했다.

또한 한국 경주마가 4회 만에 최초로 우승을 했지만, 앞선 대회와 비교를 해보면 최고의 성적에도 불구하고 크게 웃지는 못할 일이다. 제1회 코리아컵 우승마인 ‘크리솔라이트’와 한국 대표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한 ‘트리플나인’의 격차는 16마신 차를 보였고 기록은 무려 2.9초 차이가 났다. 2회 대회 우승마인 ‘런던타운’과 국내 최고 성적을 기록한 ‘트리플나인’과는 무려 21마신 차, 3.6초 차를 보였으며 3회 대회에서는 ‘런던타운’과 ‘돌콩’이 15마신 차를 보였다.

일본 경주마가 출전하지 않은 4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문학치프’의 최종 기록은 1분 53.3초다. 기록만 보면 2017, 2018년 일본 말이 우승을 차지할 당시와는 무려 2초 넘게 차이가 난다. 파트Ⅱ 국가인 한국은 파트Ⅰ 국가인 일본을 아직은 넘지 못할 벽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한국마사회와 경마 유관단체들은 한국경마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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