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렛츠런팜 장수 최우수 조련사’ 박승호 조련사 인터뷰
“기초 교육 단계 무시하지 않고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
“육성조련업 성장 위해 경마 관계자 적극 투자와 조련사 지속 노력 필요”

[말산업저널] 안치호 기자= 2020 경자년 흰 쥐의 해가 밝으며 올해 경마도 겨울 휴식기를 끝내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한국마사회는 2020년 경마시행계획을 발표하며 △경마시행 안정성 강화 △국산마 경쟁력 제고 △경주 상품성 제고 △우수마 선발체계 고도화 △생산 환류체계 정착 등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

한국경마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올해 경마시행계획에 지난해 10월에 수립한 ‘한국경마 중장기 발전전략’ 내용이 포함됐으며 ‘한국경마 100주년, 국산마 생산 30주년이 되는 2022년까지 국산 경주마의 코리아컵·스프린트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복안들이 구체적으로 담겼다.

경주마 국내 자급을 통한 국적 있는 경마 시행, 국내산 경주마 생산 확대 중장기 계획의 성공적 추진, 국내산마 후기 육성 기능 강화를 통한 경주마 질적 수준 제고를 위해 설립된 한국마사회 렛츠런팜 장수는 한국마사회의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한국 말산업의 전초기지다.

렛츠런팜 장수는 경마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기 위해 우수 자마 배출에 노력하고 있으며 태어난 말들을 경주에 뛸 수 있도록 육성 조련 심사 합격을 위한 순치·조련 업무를 하는 10명의 조련사가 있다. 이 중 젊은 피로 마방 식구들의 복지를 생각하고 소통하며 화목한 마방을 운영해 개업 2년 만에 2019년 렛츠런팜 장수 최우수 조련사에 선정된 박승호 조련사를 만나 말 조련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박승호 조련사는 렛츠런파크 서울 말 관리사, 부경 임금만 조교사 마방팀장을 거쳐 2017년 7월 렛츠런팜 장수에서 조련사로 마방을 개업했다. ⓒ미디어피아 안치호
박승호 조련사는 렛츠런파크 서울 말 관리사, 부경 임금만 조교사 마방팀장을 거쳐 2017년 7월 렛츠런팜 장수에서 조련사로 마방을 개업했다. ⓒ미디어피아 안치호

-말 조련사는 어떤 직업인지

조련된 경주마를 경마 경주에 출주시켜 성적을 내는 직업이 조교사라면 조련사는 신마를 순치 과정을 거쳐 조련하는 직업이다. 목장에서 길들지 않은 신마를 장구 순치, 기승 순치, 발주 순치 등을 거쳐 한국마사회 육성 조련 심사에 합격할 수 있도록 조련·순치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보건 관리와 장제 관리도 함께 하고 있다.
 

-부경 임금만 조교사 마방팀장을 하다가 장수에서 조련사 개업을 하게 됐는데

어렸을 때 이것저것 경험해보면서 운수회사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었는데 임금만 조교사가 기수였을 때 권유로 입사하게 됐다.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말 관리사로 2000년 5월에 입사했고 이후 2004년 3월 렛츠런파크 부경 4조 임금만 조교사 마방팀장으로 입사했다. 임금만 조교사님은 권한을 70% 정도 팀장에서 주셔서 전반적인 마방 운영방식을 많이 경험할 수 있었다. 그때의 경험으로 조련사 개업을 준비하면서 많은 도움이 됐다.
 

-조교와 조련 중 본인한테 어떤 일이 더 맞는 것 같은지

경마장 생활은 성적에 따라 희비가 많이 갈린다. 고생에 따른 보람도 있지만, 상대적 박탈감도 심했다. 그래도 우승의 희열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는 없었는데 이는 현재 경마장에서 근무하고 계신 분들이 아무리 힘들어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는 성격이 꼼꼼해서 사람이든 말이든 가르치는 것을 좋아했고 우승을 해서 얻는 큰 희열보다 단계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는 어린 말들을 훈련하는 것이 적성에 더 맞다고 느낀다.

박승호 조련사는 “기초 교육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육성조련업의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디어피아 안치호
박승호 조련사는 “기초 교육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육성조련업의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투자와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디어피아 안치호

-조련사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이나 노하우 등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경마장에서 일하는 분들이나 목장에서 일하는 분들을 볼 때 그 사람의 감을 많이 본다. 좀 예민하고 센스가 좋은 분들은 경주 성적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경마장으로 입사를 권하고 꼼꼼하고 자기 일에 열심히 하는 분들은 조련업에 종사하길 권한다.
 

-앞으로 목표나 계획은, 어떤 조교사가 되고 싶은지

2017년 7월에 렛츠런팜 장수에서 조련사로 마방을 개업하고 인력, 사양, 보건 등 마방의 기본 틀을 짜는 데 집중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와 함께 마주님, 조교사님의 도움, 직원들의 성실함을 바탕으로 2019년 렛츠런팜 장수 최우수 조련사에 선정됐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더욱더 정진하다 보면 좋은 결과는 따라올 것이라 믿고 있다. 김영관 조교사님이 ‘블루치퍼’와 함께 브리더스컵에서 한국 경주마 최초로 좋은 성적을 이뤄냈듯이 제가 훈련한 국산 경주마가 세계대회에 나가 우승할 수 있는 날이 올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은 빨리빨리 문화로 빠르게 성적을 내려고만 하지만 기초 교육 단계를 무시하지 않고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육성조련업이 더욱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한국마사회와 생산자, 마주님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고 현 조련사들의 끊임없는 노력이 함께 더해진다면 세계의 GⅠ 경주마들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견줄 날이 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2019년 렛츠런팜 장수 최우수 조련사’에 선정된 박승호 조련사를 만나 말 조련사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디어피아 안치호
‘2019년 렛츠런팜 장수 최우수 조련사’에 선정된 박승호 조련사를 만나 말 조련사 이야기를 들어봤다. ⓒ미디어피아 안치호

※ 본 기사는 부경마주협회(홈페이지 바로 가기) 소식지 '오너스 투데이' 제11호에도 실렸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말산업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