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본질 훼손하는 경마 제도 개악 멈춰야 한다”
“경마 본질 훼손하는 경마 제도 개악 멈춰야 한다”
  • 황인성 기자
    황인성 기자 gomtiger@horsebiz.co.kr
  • 승인 2020.01.3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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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노동조합·업무지원직노동조합·경마직노동조합 3개 단체 호소문 발표
경마팬 대상 서명 운동 전개···홍기복 위원장, "노동자·팬 빠진 제도 개선은 어불성설"

[말산업저널] 황인성 기자= 한국마사회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설 연휴를 포함 아홉 차례 만나 故 문중원 기수의 죽음과 관련해 대화를 나눴다. 양측은 서로의 견해 차이만을 확인했을 뿐 재발 방지 대책을 포함한 각종 사안에 대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경마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경마 노동자 3개 단체가 31일부터 경마팬들에 대해 호소문 발표와 함께 서명운동을 전개한다.

이들은 공공운수노조가 故 문중원 기수의 죽음과 관련해 경마제도 개선을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개선’이 아닌 ‘개악’이라는 입장이다. 경마의 본질인 ‘경쟁’을 무색하게 만들고, 탄력을 받고 있는 한국경마의 경쟁력 강화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서명운동 전개는 경마 노동자 등 관계자들의 일터를 망가뜨리고, 경마의 본질까지 훼손해가며, 자신들의 주장만을 관철하려는 시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한국경마의 근간이자 후원자인 경마팬들의 도움으로 역행하는 현 상황을 바꾸겠단 것이다.

한국마사회 노동조합 사무실을 찾아 강력한 투쟁 의지를 보이고 있는 그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한국마사회노동조합·업무지원직노동조합·경마직노동조합 등 3개 단체는 “경마팬 여러분, 공정한 승부를 해치는 경마제도 개악을 막아주십시오”란 제목의 호소문을 발표하고, 경마를 사랑하는 경마팬들이 공정한 경마, 최고의 경마를 위해 서명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인터뷰 중인 한국마사회 노동조합 임원들. 왼쪽에서부터 박화중 부위원장, 홍기복 위원장, 김영락 사무국장. ⓒ미디어피아 황인성
한국마사회노동조합·업무지원직노동조합·경마직노동조합 등 3개 단체는 “경마팬 여러분, 공정한 승부를 해치는 경마제도 개악을 막아주십시오”란 제목의 호소문을 발표하고, 경마를 사랑하는 경마팬들이 공정한 경마, 최고의 경마를 위해 서명운동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인터뷰 중인 한국마사회 노동조합 임원들. 왼쪽에서부터 박화중 부위원장, 홍기복 위원장, 김영락 사무국장. ⓒ미디어피아 황인성

경쟁은 경마의 본질적인 요소

도 넘은 경마 훼손 강요에 분 감출 수 없어

-경마팬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전개한다. 배경이 무엇인가.

가장 먼저 故 문중원 기수의 죽음을 애도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다시는 이러한 불상사가 재발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서 크게 공감하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

유족의 대리인으로 나선 공공운수노조는 고인의 죽음을 이야기하면서 재발 방지 대책을 위한 협상에 나섰지만, 작금의 상황을 살펴볼 때는 진정 순수한 의도인지 의구심이 든다. 경쟁을 뺀 경마 시행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그것은 경마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며, 경마팬들도 경쟁이 없는 경마에는 흥미를 느끼지 않을 거다.

경마사행체 한국마사회는 그들의 여론몰이에 한국경마가 퇴보하는 결정을 강요받고 있는데 굴복해 어리석은 판단을 하지 않기를 바라며, 경마를 사랑하는 경마팬들의 의견을 모아 의지를 표명하고자 한다.

-‘경쟁’이 경마에서 중요한 요소인가

경마는 스포츠성을 갖춘 레저이다. 베팅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어떤 이들은 색안경을 끼고 보기도 하지만, 공정하게 최선의 실력을 겨루는 게 경마의 기본적인 원리이다. 모든 스포츠는 경쟁이 없으면 발전이 없다. 특히 이를 직업으로 삼은 선수들의 경쟁은 당연하다. 어떤 종목이든 선수들은 보다 나은 성적을 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그 노력의 대가를 연봉으로 보상받는다.

더욱이 경마는 경마팬의 베팅으로 산업의 근간을 이룬다. 따라서 각 경마관계자들은 경마팬들에게 최고의 상품을 내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어떤 이가 최선을 다하지 않은 말과 기수들에게 베팅을 하겠는가.

기수 처우 열악하다면 개선해야

노력없이 수익만 보장하라니(?)

-그래도 기수들의 열악한 처우와 최저 생계 보장을 위해서 ‘비경쟁성 소득’ 증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는데.

기수들의 처우가 열악하다면 물론 개선해야 한다. 하지만 경마 기수들의 ‘경쟁’ 자체를 시행체가 제약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공운노는 ‘비경쟁성 소득’을 지금보다 더욱 늘려 기승 성적을 내지 못하더라도 생계에 지장이 없도록 기수의 수익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소의 생계에 지장이 없는 소득이라면 얼마를 얘기하는 건가. 그리고 ‘경쟁’, ‘노력’하지 않고 수익만을 보장하라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대다수의 기수들은 경마시행계획 등에 근거해 비경쟁성 소득 등을 포함 300만 원가량의 일정 월 소득은 보장받고 있다. 굳이 평균 연봉을 따져보면, 삼성전자 평균 연봉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얘기들도 나온다. 과연 공운노가 바라는 기수들의 최저 생계 기준은 얼마인지 되묻고 싶다.

(사진= 한국마사회 노동조합).
(사진= 한국마사회 노동조합).

-한국마사회는 이미 ‘2020년 경마시행계획’을 통해 재발방지 대책으로서 경쟁 완화 정책 등을 내놓은 걸로 아는데.

호소문에도 적은 바와 같이 한국마사회는 △순위상금 배분율 완화 △일일 최대 기승횟수 축소 △연공서열에 따른 조교사 개업 등을 약속했다. 상금의 편중 현상을 해소한다며 하위등급 순위상금을 인상하고, 기존 8위까지만 지급하던 출전 장려금도 9위까지 확대했다. 기수들이 하루에 기승할 수 있는 최대 횟수를 제한도 했다.

면허를 취득한 순서대로 조교사 개업을 하도록 하는 방안도 약속했는데 이는 부경 말관리사 제2노조에서 실력과 능력이 없더라도 순서대로 조교사가 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개악’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경마에 대한 이해도도 없는 이들이 경마제도의 개선을 논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는데 진짜 경마노동자, 경마팬들을 철저히 배제한 채 양자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는 게 납득이 안 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경마의 본질을 훼손하려는 주장들을 펼치고 있기에 ‘개악’이라는 표현을 썼고, 이에 공감하는 경마팬들의 의견을 취합해 강력하게 대변할 것이다.

-공공운수노조가 주도한 집회 과정에서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원이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던데.

자신들의 주장이 원활히 관철되지 않자 ‘폭력’ 집회를 펼친 이들을 규탄한다. 과천과 부산에서 각각 노조원 2명이 공운노의 무리한 폭력 집회로 인해 부상을 당했으며, 1건에 대해서는 고소, 다른 한 건은 경찰이 먼저 인지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마노동자·경마팬 뺀 경마제도 개선은 어불성설

경마팬과 함께할 것···서명운동 적극 동참해주길

-2주간에 걸쳐 경마팬들의 서명을 받는다. 서명을 받고 난 후에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

경마팬들의 소중한 의견과 따끔한 질책을 받아들여 이 상황이 개선되도록 하겠고, 경마를 보다 재미있고 즐겁게 하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

노동조합은 응집돼 있기에 어떤 사안에 대해 힘 있는 의견을 개진할 수 있지만, 경마팬 개개인들은 단체의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 우리가 중간에서 경마팬들의 가감 없는 의견 등을 모아 진정한 경마의 주인 목소리를 대변할 것이고, 한국경마에 힘을 보태겠다. 또한, 경마제도 개선에도 경마팬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자주 소통의 채널을 만들 생각이다.

-끝으로 서명운동에 대해 경마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경마 노동자들인 우리는 경마를 사랑하는 많은 경마팬들에게 양질의 경마를 제공하고 싶다. 하지만, 현 상황대로만 흘러간다면, ‘경쟁’ 없는 불량품 경마를 보여드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마사회가 국민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도 알지 못하지는 않지만, 이번을 계기로 이미지 쇄신하고자 한다. 만약의 경우 경마중단 사태가 발생하는 한이 있더라도 썩은 환부는 도려내고 가야 한다. 서명운동에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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