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의 과욕 감수성과 황교안 대표의 블랙 감수성, 오바마의 시적 감수성의 비교

선거일이 다가오자, 정치인들의 감수성이 득표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느껴고 있다. 감수성의 사전적 의미는 ‘상대방의 아픔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능력’이라고 나와 있다. 사자성어로 말하면 역지사지이다.

기업이 소비자들로부터 감수성이 풍부한 기업으로 인식되면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져 매출과 이익 증대로 이어진다. 또 정치가라면 유권자들에게 소중한 한 표를 받고 당선될 수도 있다.

결국, 감수성과 공감 능력이 떨어지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는 것은 물론이며 혹독한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정치인도 감수성과 공감 능력이 떨어지면 자신의 표는 물론 자신이 속한 정당의 지지도도 우수수 떨어지고 만다.

이 글을 통해서 감수성에 대하여 새삼 인식하고 성공과 실패의 사례를 살펴보기로 하자.

 

프라다의 과욕 감수성

논란이 된 구찌 스웨터(사진='다이어트프라다 SNS'에서)
논란이 된 구찌 스웨터(사진='다이어트프라다 SNS'에서)

2020년 2월 초,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프라다’가 인종차별 제품으로 비난이 거세자 ‘감수성 교육’을 받기로 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프라다는 최근 뉴욕시 인권위원회와 감수성 교육 협약을 맺었다.

향후 모든 뉴욕 직원들과 밀라노 임원들에게 ‘인종 평등 교육’을 포함한 감수성 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프라다 최고경영자, 미우치아 프라다(69세)도 교육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이 ‘다양성 및 포용성 책임자’도 임명해야 한다. 프라다제품이나 광고에 차별적 메시지의 유, 무를 가리고 확인하는 역할이다.

프라다는 2018년 12월 ‘블랙 페이스’를 연상케 하는 장식품을 만들어 비난받았다. 이 장식품은 검은 원숭이 얼굴에 빨갛고 두꺼운 입술을 하고 있다. 다분히 흑인을 비하하는 이미지다. 당시 논란 이후 프라다는 진열대에서 해당 제품을 철수했다. 논란의 원인은 디자인을 넘어 '가치'를 제품에 입혀야 하다 보니 충분한 검토 없이 무리수를 뒀다는 분석이다.

 

황교안의 블랙 감수성

2020년 3월, 집단 성착취 영상 거래 사건의 국민적 공분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미래 통합당 황교안 대표 발언이 논란을 일으켰다. "호기심 등에 의해서 이 방에 들어왔는데 막상 보니까 적절치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판단이 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는 위험 수위가 높은 발언으로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는 호기심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은 처벌이나 신상 공개 판단이 다를 수 있다는 건데, 발언이 알려지자마자 혹독한 비판이 쏟아졌다.

메신저를 설치하고 가상화폐로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을 송금해야 n번 방에 들어갈 수 있는데, 어떻게 호기심이란 말로 면죄부를 줄 수 있냐는 것이다.

정치하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첫 번째 덕목은 ‘공감 능력’이다. 이 공감 능력의 여부가 표로 직결되기 때문에 중요한 요소이다. 피해자들의 고통을 공감하고 가해자들의 강력한 처벌을 위해 소매를 걷어붙인 사람들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한 발언으로 국민들에게 큰 상처를 줬다.

 

오바마의 시詩적 감수성

2016년 8월, 오바마 대통령은 퇴임 5개월 전에 54%라는 높은 국정수행 지지율로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그 배경에는 오바마의 ‘시적 감수성’과 ‘마이너리티 감수성’을 들고 있다.

오바마는 로스앤젤레스의 옥시덴털대학교에 다닐 때, 학생 문집에 시를 발표하는 문학청년이었다. 하버드대 법대에서는 흑인 최초의 ‘하버드 로 리뷰’ 편집장으로 글솜씨를 뽐냈다. 1995년 펴낸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Dreams From My Father)』과 2006년에 출판한 『담대한 희망(The Audacity of Hope)』은 솔직한 표현과 유려한 문장으로 문학성을 인정받으며 300만 부 이상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됐다.

시와 글을 쓰는 오바마는 시적 감수성을 정치적 언어로 표현하는 탁월한 능력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흑인인 오바마는 권력에서 배제된 사람들, 권리를 박탈당한 사람들의 관점에서 사고하는 일에도 익숙했다. 오바마가 소수자와 약자에게 관심을 쏟아온 배경에 ‘마이너리티 감수성’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정의하는 키워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감수성’도 중요한 키워드 중의 하나이다. 상품을 예로 들면 이제는 제조기술의 발달로 품질의 차이가 많이 좁혀졌다. 즉, 성능과 특장점은 대동소이하다. 이제는 상품을 만들고 파는 기업의 이미지가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그 핵심이 바로 감수성이다.

위의 세 가지 감수성 사례에서 보듯이 기업대표는 직원들과의 소통 부재에서 인종차별 상품을 개발하고 광고물을 내보냈다. 정치 지도자는 당직자들과의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진행 한 기자 인터뷰에서 의도치 않은 말실수를 범하며 감수성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문제는 그 이후이다. 기업대표는 자신과 구성원들의 감수성 부족함을 인식하고 감수성 교육을 대표이사뿐만 아니라 전 직원 모두 받게 됐다. 그런데 감수성 부족을 인식하지 못한 당 대표는 비단 이번뿐만 아니라 계속되는 말 실수로 중도층 흡수에 어려움을 겪는다.

일상에서 감수성을 키우려면 우선 자신과의 대화는 물론 타인과 원활하게 소통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타고났든 아니면 후천적 계발에 의하든 타인의 잠재된 감정과 정서를 끄집어 낼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그다음은 주도면밀한 소통전략으로 각 개인은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기업인은 소비자를, 정치인은 지지층과 중도층을 설득해내야 한다. 감성 정치인 오바마의 54% 지지율은 그 결과다. <인용: mbc뉴스, 중앙일보, 경향신문>

 

위경환 대표 | 위경환창의융합훈련소 | 사)시니어벤처협회 부회장, 창업지원센터장 | 마케팅·광고부문 컨설팅·멘토링 | ideacoachi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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