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예배는 금지시키면서 밀폐된 공간에서 8천명 이상 관람한 공연에서 코로나 확진자 발생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작곡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앙상블 배우 2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주관사 클립서비스에 따르면 확진자는 외국 국적 앙상블 배우로 지난달 부산 공연을 마친 뒤 출국했고 다시 3주 전 입국해 지난달 14일부터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공연에 출연했다고 한다.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후 제작사인 에스앤코에서 올린 공연중단안내문

<오페라의 유령> 발레리나 중 한 명인 캐나다인 A(여. 35) 씨는 지난달 19일부터 인후통과 마른 기침 등의 코로나 의심 증상을 보였음에도 2주 이상 공연에 참여한 후 증세가 호전되지 않자 31일 선별 진료소를 방문,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A 씨와 함께 공연한 미국인 배우 B(남. 29) 씨 역시 2일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머물고 있던 A 씨는 지난달 12일 입국해 14-30일까지 공연에 참가했다. 몸에 이상을 느껴 찾은 병원 측에서 코로나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소견을 받고 의료기관의 검진 결과에 따라 14일부터 30일까지 공연에 참가했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랴부랴 공연은 잠정 중단되었지만 A 씨가 공연을 한동안 관람한 관객이 8000여 명에 이른다고 해서 서울시는 이 기간 동안 뮤지컬을 보러 블루스퀘어를 찾은 관람객 명단을 확보,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프로덕션 배우와 스태프 등 국내외 공연 관계자 120여 명이 자가격리에 들어갔으며 검사가 진행 중이며 이 중 20명은 밀접접촉자로 분류됐다.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4월 1일부터 14일까지 공연은 중단되었고 예매 관객들에게는 취소를 안내하고 있다.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포스터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포스터

관람객을 비롯한 시민들은 망연자실하다. 기획사와 배우들에게는 공연은 '삶의 현장이자 직장'이다. 공연을 하지 말라는 건 직장을 폐쇄하라는 것과 대동소이하다. 그런데 중소기업, 자영업자, 동네 헬스클럽과 학원, 교회 등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력하게 시행하라고 강요하면서 결혼식도 연기되고 장례식도 안 가는 판국에 공연을 강행해 이런 사태가 나왔으니 이제 섣불리 또 공연을 올릴 단체가 과연 있을까 싶다.교회 예배는 금지시키면서 밀폐된 공간에서 8천명 이상 관람하는 공연은 비논리적이다. 이런 식의 선택적 사회적 거리두기는 점점 기간이 늘어가면서 국민들만 지쳐가게한다. 영세자영업자들은 현재 도산 일보직전이다.이 여파로 뮤지컬 '드라큘라' 도 12일 일요일까지, '올 아이즈 온 미'도 14일 예정되어 있던 프레스콜 일정도 취소하고 개막을 연기했으며 뮤지컬 '또 오해영!' 측은 한차례 연기 이후 3월 31일 개막도 연기했다. 배우 상태를 보다 면밀하게 살피지 못했던 프로덕션 운영으로 공연을 보신 관객분들과 지역 주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공연 업계 또한 관람을 기다리셨는데 공연 중단으로 보시지 못하신 관객분들께도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한다고 <오페라의 유령> 기획사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에도 막강한 관객 동원력을 자랑한 인기 공연에서의 확진자 발생은 현재 관객 불안을 높이고 있다. 특히나 관할 관청의 재난 공지까지 나왔기에 관람객들의 감염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누굴 탓하랴... 자신이 좋아하는 공연 비싼 돈 주고 갔다 와서 근심 걱정에 빠지다니 안타깝기만 하다.

오페라의 유령은 오페라가 아니다! 뮤지컬이다. 

다만 오해를 바로잡고 싶다. 제목만 보고 <오페라의 유령>이 오페라인 줄 알고 싸잡아서 비난을 하는 분들! 부디 알고 욕하시라! <오페라의 유령>은 뮤지컬이고 오페라계와는 하등 상관없는 다른 장르이다. 클래식, 오페라 공연은 2-3월부터 전멸에 가까워 많은 예술가들이 손가락만 빨고 있다. 국내 공연은 죽어가고 있다. 뮤지컬과 오페라가 무슨 큰 차이가 있냐, 그게 그거 아니냐라고 알지도 못하면서 손가락질하지 말고 밥줄이 끊겨 매일매일을 고군분투하며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의 이름 없는 예술가들을 도매금으로 묶어 함부로 비난하지 말 지어라! 오페라의 유령은 오페라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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