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충제는 코로나도 퇴치하는 만병통치약일까?

작년 가을, 한 유튜브 영상에서 강아지 구충제를 복용해 말기 암을 치료한 사례가 소개되면서 해당 약품이 동이 나는 현상이 빚어졌다. '펜벤다졸'이라는 동물용 구충제가 항암제처럼 작용할 수 있다는 소식에 펜벤다졸이 품귀현상이 일어났다. 식약처의 만료에도 불구하고 안정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았으니 복용하지 말라는 식약처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암 환자들이나 가족들이 여전히 펜벤다졸을 찾고 있다. 암 투병 중인 개그맨 김철민이 펜벤다졸을 복용 상황을 그의 페이스북을 통해 알리고 피 검사가 호전되었다고 그의 페이스북을 통해 알려 암 환자들이 반색하였으며 비염에도 효과가 있다는 영상과 후기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와중에, 어제 6일에는 구충제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48시간 안에 죽인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구충제 이버멕틴, 사진제공: 게티이미지뱅크

호주 모니쉬(Monash)대학 생의학발견연구소(Biomedicine Discovery Institute)의 카일리 왜그스태프 박사는 세포 배양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이버멕틴에 노출되자 48시간 안에 모든 유전물질이 소멸됐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4일 보도했다. 단 한 번 투여된 용량에도 24시간 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가 상당 부분 줄어들었으며 48시간이 지나자 RNA 전부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왜그스태프 박사는 밝혔다. 현재 코로나에 적용하기 위한 전임상과 임상실험이 필요하고 모금이 필요하다고 되어 있을 뿐이지만 암 치료에 이어 이번에 코로나까지 구충제가 만병통치약이 따로 없다. 

코로나 관련 기자회견 중인 미국 트럼프 대통령, 사진제공: 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해 온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을 2천900만 정 확보했다고 밝혔다. 말라리아 치료제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치료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주장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헨리포드병원에서 3천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사용될 예정이며 공식 연구를 통해 추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증이 안 돼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과 대해서는 평상시처럼 한가하게 임상시험을 진행할 상황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단체 대화방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삽시간에 퍼져나가는 건강 정보, 기적과도 같은 치유법, 음모론과 가짜 뉴스 등을 전문가의 견해나 이미 확립된 전문지식 대신 인터넷 검색과 경험으로 대처하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냉정을 잃지 말고 확증편향에서 벗어나 인내와 고요를 가지고 미증유의 전염병 사태에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현재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비용과 시간 등을 고려해 이미 판매 중이거나 개발 중인 약물에서 효능을 찾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앞서 말라리아에 이어 에이즈와 에볼라 치료제의 활용 가능성이 제기된 가운데 구충제까지 제시되는 판국에 어서 빨리 코로나 백신이 개발되길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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