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단 직원이 멘토가 되어 멘티인 경영진을 코칭하고 조언하는 리버스 멘토링은 기업에 혁신을 가져온다

기업을 회춘시키는 보약, '리버스 멘토링'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매출이 정체되고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었다. 이러한 성장 정체 원인은 명품시장의 주 고객이 중장년층에서 젊은 층으로 변화하는 현실을 외면하고 과거 구찌의 성공을 이끌었던 유럽 귀족 스타일의 브랜드 이미지와 제품 특성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이미 20~30대 젊은 고객들은 구찌를 ‘비싼 데다 촌스럽기만 한 브랜드’로 보고 있었다.

 

이로부터 3년 만인 2018년에 매출은 96억 3000만 유로를 달성했다. 2014년 매출 35억 유로에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2018년 4분기에 구찌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명품브랜드로 떠올랐다.

 

구찌의 최대 라이벌인 프라다는 같은 기간에 매출이 10% 이상 줄었다. ‘파트리치오 베르텔리(Patrizio Bertelli)’ 프라다 CEO는 부진 원인을 디지털 채널과 인플루언서 부상 등 신세대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찾았다. 구찌가 지난 3년 동안 겪었던 일 그대로 프라다가 겪은 셈이다.

구찌와 프라다의 경영 위기 근본 원인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시장의 변화 즉, 특히 젊은 ‘고객의 니즈 파악 실패’이며 다른 하나는 ‘조직 내 매너리즘’이었다.

 

구찌는 매출 절반가량을 35세 이하 소비자가 차지하니 젊은 브랜드로 인정받기에 손색이 없다. 100년 전통을 지닌 고령 기업이 젊은 층 마음을 사로잡으며 회춘에 성공했다. 구찌가 젊어진 데는 신세대 직원으로 구성된 ‘그림자위원회(shadow board)’의 덕이 크다.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명품업계는 중장년층 시장의 한계 속에서 성장이 정체되는 위기를 겪게 됐다. 구찌는 젊은 소비자에게 눈을 돌려 그들의 취향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밀레니얼 세대 직원으로 구성된 그림자위원회를 만들었다.

위원회 멤버들은 CEO를 비롯한 시니어 경영진과 주기적으로 만나 신선한 이야기를 전달했다. 선후배 사이에서 멘토(mentor)와 멘티(mentee)가 바뀐 ‘리버스 멘토링(reverse mentoring)’이 이뤄졌다.

 

리버스 멘토링이란, 젊은 직원이 멘토가 되어 멘티인 경영진을 코칭하고 조언하는 것을 의미한다. 리버스 멘토링은 1:1 진행이 일반적이지만 다(멘토): 1(멘티), 다(멘토):다(멘티)의 그룹 멘토링 형태로도 확장하여 사용할 수 있다. 멘토 선정 또한 내부의 젊은 직원은 물론 외부 젊은 컨설턴트를 활용하기도 하는 등 리버스 멘토링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다.

 

구찌에서 리버스 멘토링 효과는 크게 세 가지로 나타났다. 첫 번째, 최신시장의 트렌드 센싱으로 고객 동향을 명확하게 파악하여 대응력을 강화했다. 경영진과 젊은 직원을 연결시켜 밀레니얼 세대의 취향 학습, 그들에게 인기 있는 다양한 매장을 함께 방문하여 시장의 변화와 트렌드를 탐색했다.

두 번째, 세대 간 의사소통 활성화를 통해 조직문화를 개선했다. 자기 주도적으로 의견을 내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반영하여 세대 간 이해도 제고와 권위적인 조직문화를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 조직문화로 개선했다.

세 번째, 경영진의 ‘디지털 플루언시’를 강화하여 조직 내 기술 격차를 좁히고 경영진의 디지털 기술 활용 역량을 강화했다. 경영진에게 새로운 ICT 기술 및 사용 방법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젊은 직원을 찾아서 그들에게 멘토링을 받도록 했다.

 

2015년 리버스 멘토링을 시작한 후, 신세대 직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는 다양한 전략에 적극적으로 적용됐다. 예를 들면 생명윤리와 동물복지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들의 가치관을 반영해 2018년 컬렉션부터는 모피 의류를 인조가죽을 사용한 ‘에코 퍼(eco fur)’ 제품으로 대체하여 큰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생명윤리와 동물복지 관련 외부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호응을 얻었다. 그 밖에 온라인 판매용 전용 상품을 개발하거나 인스타그램·페이스북을 활용한 소통을 활발하게 전개하는 등 젊은 층 니즈에 부합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다.

구찌의 에코 퍼(출처: '구글이미지'에서)
구찌의 에코 퍼(출처: '구글이미지'에서)

이처럼 브랜드의 생동감은 경영자 의지와 직원들의 사고, 조직문화 등에서 창출된다. 전성기 시절 영광에 매몰돼 과거 사고방식과 문화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노화가 빨라지고 소비자 눈에는 낡은 브랜드로 비칠 수밖에 없다. 세대 간 생각과 행동 격차가 더욱 커진 오늘날, 서로에 대한 이해와 학습은 기업과 브랜드가 젊음을 유지하고 발전하기 위한 필수조건이 됐다.

[출처: 최순화, 동덕여대 국제경영학 교수, 명품 구찌 회춘시킨 '리버스 멘토링'의 힘/ 곽연선, LG경제연구원, ‘기업을 젊고 활력 있게 만드는 리버스 멘토링']

 

위경환 대표 | 위경환창의융합훈련소 | 사)시니어벤처협회 부회장, 창업지원센터장 | 마케팅·광고부문 컨설팅·멘토링(온라인) | 오팔클래스 |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외래강사 / ideacoachi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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