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영 칼럼 淸風明月] 지금 우리에게 코로나19 퇴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김문영 칼럼 淸風明月] 지금 우리에게 코로나19 퇴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 김문영 글지
    김문영 글지 Kmyoung@krj.co.kr
  • 승인 2020.08.30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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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에는 전염병으로 인해 마을 사람들이 대거 죽는 장면이 나온다. 최참판댁을 지탱하던 윤씨 부인도 전염병에 희생되면서 집안의 풍파가 어지럽다. 조준구와 같은 탐욕의 화신이 온갖 권모와 술수로 치욕의 일제시대를 관통한다.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100여년 전 소설 <토지> 속의 조준구 무리들이 왜 이렇게 많이 들끓고 있는지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와 노여움을 끌어오르게 한다. 우리민족은 환난의 시기마다 힘을 모으고 지혜를 모아 위기를 극복했다. 먼 역사를 거스르지 않고 최근의 흐름만 살펴보더라도 그렇다. 5.18광주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 1987 노동자 대투쟁을 거치면서 억압과 독재의 땅에 찬란한 민주주의를 꽃피웠다. 20여년 전 국제통화기금 금융위기가 발생하여 일자리가 없어지고 중소기업들이 줄도산하여 노숙자가 늘어날 때도 장농 깊숙이 숨겨두었던 돌반지 결혼반지를 가지고 나와 국가의 위기를 극복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대통령이 국가를 운영하지 못하자 2000만 국민들이 촛불을 밝혀 정권을 교체했다. 촛불의 꿈은 적폐청산, 평화, 번영, 통일이었다. 그러나 촛불의 꿈은 우유부단한 정권으로 인해 제대로 실천해보지도 못하고 코로나19라는 위기를 맞았다. 이 위기는 비단 대한민국 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구 전체 인류의 위기다. 그러나 우리는 아무리 큰 어려움도 슬기롭게 극복한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어려움이 닥치면 종교지도자들은 국민이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여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자고 독려하고 통합으로 이끌어야 한다. 언론인들은 심층취재로 국민들에게 사실과 진실을 보도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국민의 행동요령을 알리고 그 중요성을 설파해야 한다. 검찰과 경찰등 국가 공권력은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사람들을 수사하고 기소하여 벌주는 일을 해야 한다. 지식인 집단인 교수들은 지향점을 제시하며 여론과 정부의 징검다리가 되고 갈등의 중재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 어찌하고 있는가. 종교지도자들은 대통령 앞에서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라며 대면예배를 고집하고 언론은 취재하지 않고 적폐들이 주장하는 내용을 그대로 베껴쓰며 검찰과 경찰은 광장 집회가 도를 넘어가는데도 개입하지 않더니 의도적인 방역방해 혐의가 분명한데도 조국 전법무부장관에 보여준 추상같은 수사의지는 보이지 않는다.

정부와 문재인이 미워서 그렇다고 치자. 이 나라가 문재인과 민주당의 것인가. 모리배들이 주장하는 대로 '나라가 니꺼냐' 말이다. 이 모든 것은 국민을 개돼지로 보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의사를 증원하자는 것은 사회적 합의인데 환자들의 생명을 볼모로 잡고 국가고시조차 안보겠다고 저항하고 있으니 상식을 벗어난 극단적인 이기주의다. 

이순을 넘긴 내나이 세대는 가난해서 아픈 부모형제에게 제대로 된 치료도 해주지 못한 죄책감과 회한으로 죽어라 공부해서 의사가 된 분들이 많다. 그들은 가진 사람과 못 가진 사람 두 그룹을 다 겪어봤기에 공감할 수 있는 폭이 넓다. 국민건강보험을 태동시킨 장기려박사나 남수단에서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온 몸으로 실천한 이태석 신부 같은 의사들이 많다.

의대는 대학의 최고 인기 학과로 자리매김하고 오로지 공부 잘한다는 이유만으로 의대가고 인생의 목표인 게 현실인 우리나라의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참된 인생의 의미를 접고 돈벌이에만 급급한 젊은 의사들에게 생명에 대한 헌신과 인술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그저 직업인으로서 직업윤리에 충실하기만을 바라는 것조차 미안한 생각이 들어야한단 말인가. 미래의 환자를 위해 현재의 환자를 포기하고 의료정책 반대를 위해 의료를 포기하는 이 기막힌 모순 앞에 할 말을 잊는다.

코로나19와 관련 밝혀진 것만 절반 이상이 교회발 감염이고 자신들이 온 나라와 국민을 나락으로 빼뜨려놓고는 자성의 목소리 하나 없는 현실이 부끄럽다. 네 이웃을 사랑하라 가르친 예수의 심부름꾼들은 국민이 뽑은 대통령 앞에서 절대 대면예배를 포기할 수 없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그에게서 참된 신앙인의 모습은 무엇인가 묻지 않겠다. 교회에 모여 하나님을 찬양하는 게 국가와 국민의 안전보다 더 중요하다면 교회 건물 안에서 나오지 말고 예배드리고 그곳에서 먹고 자면 된다. 그 안에서 당신들만의 천국을 만들면 된다. 교회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란 말이다.

불끄다 지친 소방관이 길바닥에 널브러져 도시락을 먹고 장비를 제 돈으로 사서 사투를 벌일 때, 지하철 구의역에서 사발면 한 개와 나무젓가락 한개 작업가방에 넣고 일하던 어린 노동자가 전동차에 치여 끔찍하게 죽어갈 때, 어느 추운 겨울날 화력발전소 콘베이어 벨트에 휘말려 꽃다운 청춘이 죽어갈 때, 인간으로 인정해달라고 절규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지붕에서 테러범 소탕하듯 진압당할 때, 쌀을 지키자고 농투성이 손으로 거리에 선 농민이 아스팔트에서 물대포에 죽임을 당할 때, 당신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나. 어디서 무엇을 하느라 아무 말 없다가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인류를 질식시키는 이때, 온 인류의 위기 속에서도  K-방역이라는 모범적인 방역을 하고 있는 때에 나서서 음흉한 이기심을 감추고 정의의 사도인양 집단적으로 모여 떠들어대면서 전염병을 전염시키는가.

의사들이여 최근의 당신들의 민낯을 생각해보라 수술실에서 마취시킨 환자를 앞에 놓고 음식을 먹고 성희롱을 일삼았다는 것을. 성추행과 성폭행으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직군이 당신들이라는 것을. 여기에 의사나 목사가 한글자만 다르지 제 주머니에만 관심있는 것은 똑같다는 것을. 의사, 목사, 교사에게 스승 사자를 쓰는 것은 마음을 어루만지고 교화시키며 깨우치게 만드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존경하고 존중해온 것이다. 그 이름을 이렇게 배반해도 좋은가.

인간이 동물과 다른 것은 자신의 욕망을 절제하고 감출 줄 아는 위선적인 존재라는 데 있다. 위선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욕구가 해결되었을 때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 이 말의 수명은 다한 것 같다. 드글거리는 욕망을 애써 감추고 겉으로는 손내미는 것이 가진 자의 덕목인 위선일진대 정의라는 이름을 내세우고 뒤에서 호박씨까는 욕망을 거리낌없이 발산하니 말이다.

 

[적폐들의 난동이 이어진다

법과 상식은 실종되고

진실을 왜곡하는 언어들이 허공으로 흩어진다

코로나19 비말을 품고 마구 떠다닌다

김구보다 이승만이 훌륭하다는

북한을 포용하는 것보다 일본과 친해야 한다는

식민지가 분명한데도 끊을 수없는 한미동맹이라는

허무맹랑한 무식한 편견이 사람들을 끌어모을 때

교육이 잘못되어 역사를 이해하지 못한

가련한 사람들이

악폐로 변한 적폐들의 유혹에 빠져들고

헌금 위에서 춤추는 이탈한 목회자들

예수가 그들의 손을 잡고 눈물 흘릴 때

이기주의를 벗어나지 못한 의사들 때문에

히포크라테스 또한 예수와 함께 눈물 흘린다

전염병이 악폐들의 난동을 공격할 때

장마는 길을 무너뜨렸다

길은 울고 있었다

달빛도 길을 찾지 못했다

절망의 시간이 흐르고

우유부단은 길어지고 밤은 자정 넘어 새벽으로 가는데

겸손을 외치는 기회주의가 깊어가고

좀처럼 닭울음소리 들리지 않는다

철들은 외로운 닭 청아한 소리로 새벽을 알리지만

사람들은 잠에서 깨어날줄 모른다

잠든 산맥에 둥지 튼 산새들도

접은 날개 펼 생각 않는다

길을 따라 성난 바람 길이 끝나는 곳까지 불고

하늘에선 별이 부서지고

조각 달은 하늘 한자락에서 눈부시지만

상심한 마음 길이 끝나는 곳에서

절망을 끌어안으며 희망을 노래한다]

 

나의 졸시 <길이 끝나는 곳에서>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이렇게 추악한 모습을 드러내게 되었는가. 그 원인은 역사인식 부족과 교육의 잘못에서 찾아야하지 않을까?

해방후 우리는 미국이 이식한 천박한 천민자본주의에 길들여졌다. 나의 이익만 챙길 뿐 남을 배려하는 공동체 의식은 산산 조각나고 말았다. 자기 이익에 맞으면 선이고 자기 이익에 반하면 악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았다. 박정희 군사독재 시절 고도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반공을 제1의 국시로 삼아 공산주의를 악으로 몰아부쳤다. 정적들을 빨갱이로 몰아 숙청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선량한 국민들이 희생당했다. 아직도 빨갱이=사회악 타령이 넘쳐흐른다.

일제 36년 치욕의 식민지 생활이 외세에 의해 해방되면서 우리는 크나큰 역사의 과오를 저지른다. 일제 통치자에 부역했던 친일 세력들을 청산하지 못했던 것이다. 친일 세력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중요 직위를 차지하면서 식민지 시대와 마찬가지로 국민 위에 군림했다.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로 추켜세우며 김구보다 우상화하는 몰상식한 세력들이 생겨난 것이다.

이제 과감하게 추상같은 정의를 세워야 한다. 촛불의 명령이다. 그러라고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거대 여당을 탄생시킨 것이다.

코로나19는 모든 생활패턴을 바꿔놓고 있다. 누구도 이 거대한 물줄기를 거스를 수 없다. 이 도도한 물줄기를 거스르는 세력은 급류에 휩쓸려 익사할 수밖에 없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역사를 증거한다, 지금은 코로나19라는 호랑이에게 물린 상태다. 호랑이에게 물렸어도 정신만 차리면 살아날 수 있다. 모두 정신 바짝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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