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가 조아, 말이 조아] "삥 뜯던 할매와 삥 뜯기던 나"
[경마가 조아, 말이 조아] "삥 뜯던 할매와 삥 뜯기던 나"
  • 최병용 제주본부장
    최병용 제주본부장 saisaisang@hanmail.net
  • 승인 2020.09.2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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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쓰지만 국어사전에 등록되어 있지않은 말이지만 삥을 뜯다 그리고, 삥을 뜯끼다...하는 말을 사용한 적 그리고,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정확한 어원은 확인하기 어렵지만 상기 말들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경우는 불량기 있는 학생들이나 어린이들이 자기 보다 어리거나 약한 또래들에게 힘이나 다른 완력을 내세워서  강압, 강제적으로 금전, 금품을 빼앗고 갈취하는 경우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또는 도박장이나 노름판에서 많거나 적지 않은 돈을 딴 승자가 기분 좋게 또는  썩 내키지는 않지만 측은지심  또는 인지상정의 심정으로 패자들에게 딴 돈의 일부를 돌려주는 경우를 개평, 뽀찌라고 한다.
그리고, 해당 도박, 노름의 직접 해당 당사자들이 아닌 관전자나 구경꾼들이 승자에게 다소 구걸성, 애걸석인 요청으로 개평 또는 뽀찌를 부탁하는 경우에 이를 들어주면서 딴 돈의 일부를 나누어주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삥을 뜯기는 거고, 받아 챙기는 상대방 입장에서는 삥을 뜯는 것이다.

오늘은 여러분들에 다소 뜬금없이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삥 뜯고, 삥 뜯기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데, 그 사연과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벌써 5년여 정도의 시간과 세월이 흐른 지금도 가끔 떠올리는 할매가 한 분이 있기 때문이다. 제가 오늘 할매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비하성 호칭이 아닌 친금감으로 할머니나 할머님이 아닌 `할매`라는 단어를 선택했기에 오해없기를 바란다! 암튼 그 할매가 5년 전쯤에 항상 자기 집처럼 드나들던 과천경마장에서 바람과 함께 홀연히 사라졌는데, 그 이유가 지금도 궁금하지만 아쉽게도 알지 못한다.

캐나다에서 최연소(2016년 당시 5세) 마주로 활동하고 있는 Sarah Ladouceur와 그녀의 할머니 Sandra Bird(사진= www.thestar.com).
캐나다에서 최연소(2016년 당시 5세) 마주로 활동하고 있는 Sarah Ladouceur와 그녀의 할머니 Sandra Bird(사진= www.thestar.com).

내가 그 할매를 과천경마장에서 처음 조우한 것은 10여년 전쯤이다. 필자는 일, 생업과 관련해 해당 경마공원에 수시로 출입한지 어언 30여년 이상이 된다. 그리고, 서울경마가 시행되는 금~일요일에는 경마 시행 두 세 시간 전부터 현장에 나가서 마지막 경주까지  끝나고나서 경마장을 나선 것도 15년 이상이다. 단, 한번도 이런 원칙을 어긴 적이 한 번도 없다. 개인적으로 애경사와 그리고, 가족사와 가정사 등으로 피치 못할 사정들이나 급박한 상황들이 있어왔지만 이를 다른 방식들과 방법으로 해결하면서 나름 내일에 대한 원칙대로 살아 왔다. 어쩌면 그동안 많은 세월을 인연, 애정 관계에 있던 수 많은 이들에게 무심, 무정했던 시간들과 세월들이었다. 
아무리 피치못할 어쩔 수 없었던 내 개인 사정의 입장도 있었지만...하지만, 그래도 인간적으로나 사회적으로는 쉽게 용납되기 힘든 삶일 수도 있을게다! 암튼 이 자리를 빌어서 그 모든 이들에게 미천, 미흡한 내 자신을 변명하고  또한  진심으로 미안, 죄송한 맘을 전하고자 한다!

나는 그동안 항상 경마가 시행되는 날에는 경주 시작전 해당 경주를 최종 준비하는 예시장에서 매 경주 출전마의 컨디션 등등...많은 부분을 체킹, 관찰하여 왔는데, 어는 날 70대 초, 중반의 할머니가 손을 내밀면서 구걸을 하였다. 남루한 옷 차림새와 행색 그러나, 꼬질꼬질 하거나 병색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얼핏보면 시골 동네에서 자주 보아왔던 익숙한 할머니 같은 모습과 느낌~!!!
또는 보무도 당당한 튼튼, 튼실한 새나라의 꽃할매(?)~~~!!!
그런데 앞니가 빠진 잇몸을 드러내면서 말하고자 하는데, 
어버버~~말을 하지 못했다.
씨익~ 웃으면서 손가락 꼬면서...
아시지요? 조금만  하는~~ 하며튼 청각은 크게 문제없어 보이는데, 언어 장애자 즉, 벙어리 할머니였다. 표정이나 미소 만큼은 이미 오래전에 작고하신 유난히 어린 시절에 나를 예뻐했던 우리 외할매 닮았다는 느낌이 팍~꽃히는 첫 인상~!!!

난  주저없이 천원 짜리 한 장을 건네 주었고, 그 할매는 연신 고개를 앞뒤로 흔들며 고마움을 표현하면서 뒤돌아 섰다. 말로써 자기 의사를 표하지 못했지만, 그 분의 바디랭귀지로 충분히 고마움을 표하는 뜻이 느껴졌다! 

그것을 시작으로 그 할매와 나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이후로 그 할매는 예시장 근처에서 항상 나를 찾고, 쫓아오곤 했는데, 조금은  과장하자면...날 보면 거의 우사인 볼트 또는 경주마 수준의 속도로 다가와 손을 벌렸고, 나 역시 항상 서스름 없이 천원 또는 가끔은 이천원을 건넸다. 가끔 주머니나 지갑에 천원 짜리 지폐가 없는 경우에는 동전을 드리거나 또는 옆에 있는 지인들에게 차용 해서라도 진짜로 돈도 없고, 주위에 지인도  없던 몇 번 정도를 빼고는
7~8년 가까이 그 할매한테 매번 삥을 뜯겼고, 그 할매는 당당, 당연히 내게 삥을 뜯었갔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봐도 단 한 번도 억울하게 느끼거나 기분이 나빴던 적은 없었다! 더불어 내가  먹거리나 간식을 먹거나 지니고 있는 경우에는 추가 보너스로 기분 좋게 나누어 주거나 쾌척(?)도 꽤 많이 했었다.

그렇게 해서 한 달 4주면 12일...평균적으로는 월에 12,000~15,000원 정도 삥을 뜯긴 셈인데, 요즘 아프리카 후원 유네스코 등 각종 후원, 기부 금액도 월 이만원으로 알고 있다. 그곳에 하는 후원, 기부금과 할매한테  삥 뜯기는 것이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결코 기분 나쁘지 않았다. 때로는 어쩌다 한 번 그 분이 안 보이면 내가 찾아가 삥을 상납했다. 어쩌면 자발적으로 삥 뜯김을 자처했고 당한 셈이었다! 나로써는 때로는 즐~삥 뜯김의 유쾌함도 있었다~~~!!!

과천 경마공원 밖에서 그 할매를 본 것은 딱~한 번 뿐이다. 언제인가 한 번은 지하철 2호선을 탔는데, 강남 근처 역의 지하철 차량 안에서 그 분이 구걸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경마 시행일이 아닌 평일이었고, 경마공원 밖에서 삥 뜯긴 유일무이한 경우다. 그 당시 나는 그 할매가 주말은 경마공원, 평일에는 지하철이 구걸, 생존 무대(?)일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암튼 그 할매는 내가 십 수년 이상 경마공원과 예시장에서 개근 상태를 유지한 경마 관련자라는 것을 입증, 증언할 증인 중의 한 분이었는데, 어는 날부터 볼 수가 없었다. 그 분은 어디로 갔나! 무슨 사연이 있었는가?

당시 불명확한 마판의 바람같은 소식이나 이야기에 의하면...
그 할매가 원래는 언어 장애가 아니고, 구걸을 위한 거짓 흉내을 내고 있다는 이야기, 또는 커다란 아파트를 수원에 두 채 가지고 있는 부자 할매 그리고, 고급 사양의 벤츠를 모는 아들이 경마공원 구걸 시에 출, 퇴근을 시키는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항상 택시로 경마공원에 출, 퇴근 한다는 등등...많은 사연과 얘기를 주변, 주위 분들에게 들었지만 필자는 그런 것들에 크게 신경 쓴 기억이 없었다~~!!!
그 당시도 지금도 직접 내 눈으로 확인치 않은 소문과 추측 그리고, 억측이라는 것이 나의 견해~!!!
그리고, 그런 것들이 중요하지 않은 이유로는 그 분과 나는 이해 관계가 얽혀있는 사이가 아니다. 작은 인연이 있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분은 내가 자주 찾아 뵙지 못하는 우리 어매와 오래 전에 작고해서 기억조차 희미하지만, 마냥 내게 사랑을 베풀어 주셨던 외할매의 다정다감한 눈길과 따뜻한 손길을 떠올리게 하는 그런 분이었기에 떠도는 이야기가 사실이든 허구든 당시 내게는 그닥 중요치 않았고, 지금도 전혀 그리고, 그리 중요치 않다~!!!

암튼 그 할매는 많은 세월을 과천경마공원과 예시장 근처를 오갔던 분이기에 오늘 이 글을 읽는 그 분을 기억하는 분들과  동료들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럼, 소식이라도 한 번 전해 주시구려?
아무튼 어는 날 바람처렴 구름처럼 과천 경마공원에서 사라진 그 할매, 꽃할매~~~!!!

남들에게는 거지 할매, 구걸 할매로 보였고 또는 그게 다가  아니더라도 그런 것들은 중요치 않다!  내게 삥 뜯는 일을 경마일마다 하루도 게을리하지  않았던 그 시절의 그 할매가 요즘 가끔 생각나고, 문득 그립기도 합니다 그려~~!!!

수년 전 언제인가는 모 종편 TV방송 피디가 예전에 내가 짧게나마 개인 카페와 경마 전문지에 소개했었던 그 할매의 이야기를 읽고는 수 차례 전화를 걸어와 그 할매와 나를 취재해 방송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해왔는데, 나로서는 이미 할매와의 인연이 끊긴 상태기에 응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어디선가 건강하게 삥을  열심히 뜯고 계신다면...연세가 70대 후반 아님, 80대 초반의 꼬부랑 할매일터인데...
어떻게 지내는 지 사뭇 궁금하다! 
지금이라면 지팡이가 필요할 연세인데, 지팡이는 있을까? 
모쪼록 백수 누리면서 만수무강 하시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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