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원칙적으로 불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노름판이나 도박판에서 그들 사이에 흔히 쓰이는 말로는 '운칠기삼(運七技三)'이라는 말이 있다.

돈을 따고 잃는데 있어 운이 70% 작용하고, 기량이나 기술은 30% 정도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 말은 사기나 속임이 개입하지 않은 도박과 노름판에서는 기량 보다는 그 날의 운이 성적과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그만큼 운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이 말을 빗댄 말이 우리 경마장과 경마판에도 존재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 경마팬들은 물론이고 경마관련자들이 흔히 쓰는 말들 중에 '경마는 마칠인삼(馬七人三)의 레이스라고 한다.

이 말의 의미는 경마라는 레이스에서는 경주마의 능력이 7할, 해당마에 기승하는 기수의 능력이나 기량이 3할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경마는 살아있는 생물인 경주마와 해당 마필에 기승하는 기수가 어떻게 인마호흡을 보이냐에 따라서 경주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것이다. 본 이야기는 필자도 상당히 공감하는 얘기로 이 글을 읽는 경마팬들이나 관련자들도 수긍하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우리가 경마장에서 일반적으로 보게되는 '더러브렛' 종자 경주마의 평균 체장(마필의 코 끝에서 엉덩이 까지의 길이)을 우리나라의 경우 3.3미터로 보고있는데,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코 차이로 승부가 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코 차 승부에서 3할이면 얼마나 큰 비중인가? 그럼, 약간 능력이 떨어지는 마필에 기량이 상대적으로 좋은 기수가 기승하는 경우에는 조금 능력이 앞서는 경주마에 기량이 떨어지는 기수가 기승할 때에 그 상대마를 제압하고 이길 수가 있다는 이론이 충분히 적용되고 결과치로도 나타나는 것이 경마의 속성, 특성이다.

아무튼 경마에 있어서는 출전하는 경주마의 능력이 가장 중요한 요소지만 그 다음으로는 그 출전마에 기승하고 출전하는 기수들의 역량이나 기량이 중요하다는데, 큰 이견이 없는 마판의 정설이다.

따라서, 출전 마필들의 소유주인 마주들도 출전하는 자신의 마필에 유능한 기수를 안장으로 선정하는 것을 선호하면서 이들을 영입하려고 서로 경쟁도 한다. 어디 마주뿐이랴! 경주마들을 위탁 관리하면서 해당 경주에 출전시키는 각 마방의 수장들인 조교사들의 맘도 마찬가지다.

이는 자신들의 마필 능력을 최대한 뽑아내서 최대한 많은 상금을 챙기기 위해서 불가피한 것이고, 그만큼 유능한 기수들을 서로가 선정해 자기들 마필에 안장으로 태우려고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당연지사인 곳이 바로 마판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경마는 최종 소비자인 경마팬들 특히, 그 중에서 베팅을 하는 베터들이 베팅을 통하여 해당경주의 배당적중을 만드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데, 그 적중 배당에는 출전마의 능력이 70%쯤 반영이 되어있고, 기승하는 기수의 인지도나 역량이 30%쯤 반영된 수치라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다는 것이 필자의 견해다.

그리고 대부분 베터들이 베팅 자료로 이용, 활용하는 각종 전문지들이나 신문들 거기에 경마 관련 전문인들의 정보에도 이미 그런 부분들이 어느 정도 사전에 반영된 결과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각설하고...

올해 우리 경마장에는 새롭게 얼굴을 선 보이는 기수들이 있는데, 유독 필자의 시선을 끄는 신인기수가 있다.

옛 말에 이런 말이 있다. '될 성 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다르다'고...우리네 인생사에서 그닥 틀리지 않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우리 경마판에도 필자가 보기에는 떡잎부터 다른 아주 싹수 있는 괴물급 신인이 출현했고, 그가 앞으로 마판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으면서 대활약을 예견하고 있다!

 

물론 아직 실전 경험이 많지않은 상황에서 다소 섣부르고 주관적인 시각일 수도 있지만, 그의 데뷔전 포함한 실전 모습을 그동안 유심히 지켜본 후 필자가 미리 발급하는 진단서다.

이에는 그동안 거둔 성적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더 중요한 점들은 그의 낮은 기승 자세, 양호한 스타트 능력, 다부지고 유연한 말몰이, 경주 중 상황 판단 능력, 끝까지 최선 다하는 모습 등등 여러면에서 일류기수들의 자질과 소양을 어느 정도 갖춘 상태로 보여지고 또한 앞으로 실전을 거듭할수록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그에 대한 필자의 생각이고 시각이다.

그의 이름은 바로 부경경마장 신인기수로 데뷔한 모준호 수습기수다.

올해 서울경마장에 2명(김아현, 임다빈), 부경경마장에 3명(김태현, 모준호, 박종호) 그리고 제주경마장에 3명(곽석, 박재희, 양민재)등 이렇게 총 8명의 새내기 기수들이 주로에 첫 발을 내딛었는데, 그 중 필자는 전혀 신인답지 않은 기량으로 군계일학다운 활약과 더불어 꽤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것을 여러분들께 소개하고자 하는데, 바로 그 주인공이 모준호 신인기수로 나이는 만28세로 이번 신인들 중 가장 늦깍이로 적지않은 나이에 경주로의 기수로 데뷔했다.

그리고 현재 부경경마장 2조 수장인 강형곤 조교사와 기승계약을 맺고, 오랫만에 출전한 지난 10월 16일 금요일자에 10개 경주 중에서 5개 경주에 기승자로 나서 준우승 1회와 4위 한 번 그리고 다섯 개의 경주에서는 5위로 출전마와 함께 결승라인을 밟았다.

그는 올해 경마 중단과 파행 시행 등으로 많은 실전에 나서지 못했지만 그가 거둔 성적은 각 경마장의 최고 에이스급 기수에 그닥 밀리지않은 신인으로서는 실로 엄청난 성적을 보여주었다. 그는 36전의 실전을 통하여 5승(승율 13.9%), 준우승 5회(복승율 27.8%), 3위 3회(연승율 36.1%) 그리고 4등도 세 번(44.4%), 5등도 네 번(55.5%)를 했다.

그의 상기와 같은 성적을 각 경마장들의 최고기수들과 비교해보면 신인이 그가 얼마나 좋은 성적과 기량을 보이고 있는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대한민국 최고의 기수로 자타가 공인하는 문세영 기수는 2001년에 데뷔해 통산 7,894번의 실전에서 우승 1,618회(승율 20.5%), 준우승 1,233회(복승율 36.1%), 3위 952번(연승율 48.2%)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다. 그리고 부경경마장에서 최초로 1,000승을 돌파한 해당 경마장을 대표하는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유현명 기수는 2002년 데뷔 후 통산 6,371회 출전해 우승 1,058회(승율 16.6%), 준우승 848회(복승율 29.9%), 3위 673번(연승율 40.5%)의 대단한 성적을 쌓아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경주마와 경주 조건이 다르기에 객관적인 비교는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제주경마장 최고 높은 승율과 복승율을 질주 중인 필자가 제주특급이라고 명명한 전현준 기수는 2005년에 경주로에 나선 이후 통산 5,070회 출전해 783승(승율 15.4%), 2위 663회(복승율 28.5%) 그리고 3등을 612번(연승율 40.6%)을 했다.

아무튼 필자는 올해 신인 중 최대어로 부경경마장의 모준호 기수를 서슴없이 엄지 손가락으로 꼽고자하며, 현재 보여준 신인답지 않은 그의 기량 그리고 향후 발전 가능성 등등을 감안한다면 그가 10년 그리고 20년 후에는 포스트 문세영, 포스트 유현명 기수에 버금가거나 또는 그들을 넘볼 수도 있는 거물급 능력기수로 성장할 것으로 믿어의심치 않는다!

다만, 큰 사고나 부상 그리고 개인 신상에 문제를 야기치않고 항상 성실한 자세와 부단히 노력하는 열정을 그가 계속 보일 때라는 전제와 단서를 꼭 달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그의 패기 넘치고,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빨리 현장에서 관전하고 응원하고 싶은데, 고객을 입장시키는 정상적인 경마가 언제 시행되려나 그 기다림이 너무 너무 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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