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가 조아, 말이 조아] '경마장 사람들-착한 용진씨'
[경마가 조아, 말이 조아] '경마장 사람들-착한 용진씨'
  • 최병용 제주본부장
    최병용 제주본부장 saisaisang@hanmail.net
  • 승인 2020.10.24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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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와 관련한 일의 툭성상 필자는 금, 토, 일요일 삼일간은 예외없이 하루종일 경마공원에서 지내다보니, 수 많은 사람들을 접촉하고 만나는 일을 거듭하고 지낸다. 
그러다보니, 벼라별 사람들을 보게된다. 물론 그들 대부분은 경마를 즠기러온 경마팬들이 절대 대다수고 그리고 그 다음은 필자와 동종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다. 아무튼 필자는 이들 모두는 경마와 관련된 사람들이고 경마라는 매개처로 음으로 양으로 그리고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된 경마인들이라고 본다.
그런데, 그렇지않은 극소수 예외의 사람들이 있는데 다름 아닌 경마와 아무 상관이 없이 그 곳을 드나드는 사람들도 있다. 혹시 아시나요? 옛날 시골장에 가면 대다수는 물건을 사고 파는 용건이 있는 사람들이지만 그런 용무도 없이 구경만 오는 사람들이라든가 그냥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좋아서 오는 사람들이 있듯이 경마장에도 이와 엇비슷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과 약간은 닮은 꼴이라는 생각이 때때로 든다!

오늘 글 제목으로 '착한 용진씨'라고 붙였는데, 제가 이야기를 하고자하는 사람의 이름이 '용진'이기 때문이다. 벌써 7~8년 전의 이야기인데, 적어도 2~3년간은 경마가 시행되는 금, 토, 일요일에는 어김없이 경마장 정문 입구의 고객 쉼터와 예시장에  나타나는 이가 있는데, 그의 이름이 용진이라는 젊은 친구다.
아무튼 그 쉼터에는 경주 중계용 대형 모니터가 있고, 편의점과 간이 프라스틱 의자들이 비치되어 있어 많은 경마팬들이 이용하는 곳이었다. 그리고 익히 아시다시피 예시장은 매 경주 시작 전에 해당 경주에 출전하는 마필들의 준비와 기승하는 기수들이 말의 안장에 올라타서 경주로에 나서는 곳이다.

필자는 지금도 당시에도 그의 인적 사항 등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한다. 그의 성조차 모르고 아는 것은 용진이라는 이름과 외모를 보면 20대 후반 정도의 나이로 예측할뿐이다.
그리고 특이점은 신체적으로는 약간의 비만형에 큰 목소리 외에 약간의 정신장애나 발달장애가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경마가 열리는 날에는 상기 언급한 두 곳을 오가면서 거의 하루종일 상주하다시피 한다. 아주 가끔은 경마장 본장내에 들어가는 것이 목격되지만 베팅이나 경마의 실전을 관전하기 위한 것은 아니고, 화장실이나 매점을 이용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에 대해서 필자가 추가로 아는 사실은 금, 토요일에는 아주 일찍 나오고, 일요일에는 조금 늦게 나오는 이유가 교회를 들렸다가 오기 때문이라는 점 정도다. 
그리고 제 예측이지만 입는 옷이 자주 바뀌고 깔끔한 옷차림새를 보면 그의 집이나 가정사는그리 궁핍할 것 같지는 않다!
아무튼 그가 경마장에 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자기와 안면이 있는 사람들마다 '안녕하세요' 라고 다소 큰 목소리로 인사를 하면서 고개를 숙이는 아주 인사성 바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의 원칙이 빛을 발하는데, 안면 정도만 있는 사람들에게는 인사만 하고, 그동안 자기한테 친밀하게 또는 따뜻하게 대해준 사람들에게는 인사 후 두 손을 내밀고 손을 벌린다. 
그러면 필자를 포함한 일부는 그에게 천원짜리 한 장을 건네면 그는 우렁찬 목소리로 '감사합니다!'를 외치면서 좋아라하는 표정을 짓는다. 그리고 손에 쥔 천원 또는 이천원을 쥐고는 바로 매점으로 달려가 컵라면을 사서 능숙하게 뜨거운 물을 부어 맛있게 그것을 먹는다. 
그리고는 컵과 젖가락 등 깔끔히 치우고, 근처에 널부러져 있는 휴지나 빈컵 등등 쓰레기들을 주워서 쓰레기통에 버리는 착한 봉사를 한다. 
필자는 그의 그런 모습을 용진씨는 아마 자기 밥값을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아무튼 이것은 그의 1차전이고..잠시 후에 그의 2차전이 시작된다.

 

그의 2차전은 다음과 같다. 식사와 쓰레기 줍기를 끝낸 후 그는 경마를 아는 것 같지도 않은데, 모니터 화면을 물끄러미 주시하다가 또 다른 단골손님(?)이 나타나면 벌떡 일어나 그의 앞에 다가가 예외없이 '안녕하세요'라고 하면서 고개를 숙인 다음에 또 손을 벌린다. 그러면 또 그의 손에 쥐어지는 1,000원 또는 2,000원...
그는 그 돈을 들고 또 다시 매점으로 돌진해서 이번에는 음료수를 사오는데, 항상 어린이나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콜라나 사이다이다. 
그리고는 또 눈에 거슬리는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하는데, 때로는 해당 장소 구석에 비치된 빗자루나 쓰레기받이를 이용해서 치울 때도 있다. 
지저분한 것을 못보는 성격인지 아님, 라면이나 음료수 등을 얻어먹었다고 생각해 밥값을 하는 것인지 자세한 이유는 모르지만 용진씨는 그렇게 하루종일 세 네 차례 라면, 음료수 그리고 쓰레기 줍기를 반복하다가 경마가 모두 끝나면 어디로 가는지 몰라도 바삐 그 곳을 떠난다. 아마 집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예측은 하지만...

필자를 비롯해 그를 아는 사람들, 그들 일부는 용진씨에게 돈을 건너가도하고 또는 돈을 안건네기도 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마음만은 똑같을 것이다. 
선하고 착한 인상의 그, 인사성도 밝고 항상 자진해서 쓰레기를 줍고 치우고 하는 봉사 정신도 뚜렸한 그리고 겉보기에는 멀쩡한 그가 장애우라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가질 것이다. 그리고 너무 자주 먹어서인지 몰라도 약간 비대한 몸도 조금씩 더 불어가는 모습였는데도 항상 인스턴트 라면과 탄산 음료만 먹고 마시는 모습에 그의 건강도 걱정을 했을 것이다!

그런 그가 마사회에서 고객쉼터를 없애고, 입장료도 대폭 인상하면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오른 입장료가 부담이 되었는지 아님, 고객쉼터가 사라지면서 그의 단골 물주(?)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그가 열심히 청소할 장소가 없어져서인지 그 이유를 모른다.
필자는 가끔 착한 용진씨가 지금은 주말에 무얼하는지 그리고 어디에 있는지 사뭇 궁금도 하고, 선하고 씩씩한 그의 모습도 떠오른다. 
당시에 제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이 사람 누구야? 물으면 제 이름만큼은 뚜렸하게 큰 소리 내면서 불렀던...용진씨, 잘 지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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