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의 일본 경마 18] 2020년 최우수 트레이너 야하기요시토(矢作芳人) 조교사
[김기현의 일본 경마 18] 2020년 최우수 트레이너 야하기요시토(矢作芳人) 조교사
  • 김기현 박사
    김기현 박사 loveruminail@hanmail.net
  • 승인 2021.01.19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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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최우수 트레이너 야하기요시토 조교사(사진=netkeiba)

지난해를 떠들썩하게 했던 연도대표마는 압도적인 표를 받은 아몬드아이(Almond Eye)가 영광을 잡으며 유종의 미를 아름답게 장식했고, 마지막까지 경쟁을 한 컨트레일(Contrail)은 무패 클래식 3관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우수 2세 수마 타이틀에 겨우 만족을 해야만 하는 결과로 해를 마감했다.

말(馬)이 말(語)을 한다면 “기분이 어때?”라고 물어보고 싶지만, 그러지도 못하다 보니 상상만으로 컨트레일의 심경이 “얼마나 억울할까!” 하는 생각을 필자 마음대로 해보기도 한 결과였다. 아쉽게도 연도대표마 자리는 놓쳤지만 컨트레일을 육성하고 있는 야하기요시토 조교사는 연간 53승을 올리면서 세 번째 최우수 트레이너로 선정되었다.

어떠한 분야에서 최고가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뼈가 시린 고통을 겪을 만치의 역경과 고난을 극복한다고 보통 얘기를 한다. 적어도 필자가 아는 야하기 조교사는 말 그대로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최고의 자리에 올라간 노력형 호스 트레이너라고 말할 수 있다.

도쿄 오오이(大井) 경마장에서 조교사로 근무하던 아버지와 조련사 엄마의 슬하에서 태어난 뼛속까지 경마 집안 아들인 야하기 조교사는 1961년생으로 올해 60세가 되었다. 어려서부터 신동 소리를 들을 만큼 똑똑한 터라 아버지 야하기가즈토(矢作和人) 씨는 아들이 대학에 진학하여 다른 일을 하기를 원했다고 한다. 당시 도쿄 명문으로 불리던 카이세이(開成)고등학교 재학시절 동급생 대부분이 도쿄대학교 의학부에의 입학을 선택하는 가운데, 공부에 싫증을 느끼고 있었던 야하기 조교사는 “돈을 위해서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하는 인생은 지옥 같은 것이다”라고 하는 은사의 말을 참고로, 고교 졸업 후 경마의 세계에 몸을 두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물론 아버지의 반대는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수개월에 걸친 설득 끝에 “지방 경마가 아닌 중앙 경마 소속과 해외 공부”라는 조건부 동의를 얻어 경마 세계에 입문하게 되었다.

유학을 위해 영어공부를 하고 선택한 곳은 잔디 코스에서 스피드 주체의 경마가 주류인 점과 마사 시스템이나 검역제도가 매우 엄격하고 국제적으로 격리된 환경에 있는 점이 일본과 매우 비슷한 호주였다. 수행 중이라는 이유로 월급도 없던 경마장도 있었지만, 일본 요리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시드니와 멜버른의 경마장에서 많은 수교를 했다. 귀국 후 경마학교에 입학하고 마사무원 과정을 마친 후 1984년 중앙 경마 본토인 릿토(栗東)트레이닝 센터로 진출하였고, 마사 몇 곳을 이적하면서 근무하던 중 1990년 JRA의 두바이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3개월간의 귀중한 연수를 할 수 있었다.

남보다 늦은 출발이었지만 탄탄하게 질주하던 야하기씨에게 시련의 시작이 된 건 바로 조교사 시험이었다. 무려! 시험 도전 14번째 만에 합격한 것이다. 13번의 불합격까지 아마도 엄청난 사연이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보지만, 어느 인터뷰를 봐도 긴 불합격에 관한 야하기 조교사의 코멘트는 그리 많지는 않았다. 아마도 쓰라린 기억이 입으로 뱉을 수 없을 만큼의 무게감으로 마음속 여기저기를 채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하고 필자는 조심스럽게 생각을 해본다.

늦둥이 조교사가 된 야하기씨는 품어왔던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005년 3월 마사를 오픈하여 3년째인 2008년 JRA 사상 최고속 통산 100승을 기록하고, 2011년에는 통산 200승을 하면서 개업 이래 현역 최고속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마치 품어왔던 칼을 꺼내 든 것처럼 야하기 조교사의 질주는 쉴 줄을 몰랐다.

그 결과 2012년 딥 블리랜트(Deep Brillante)와의 콤비로 꿈의 왕관 “재팬더비”의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2014년 연간 54승으로 생애 처음 리딩트레이너라는 자리에 올랐다. 멈출 줄 모르는 기세는 계속되어 2016년 수마 4세 리얼스틸(REAL STEEL)과의 콤비로 “두바이터프”를 잡으면서 해외 원정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게 되었고, 57승으로 두 번째 리딩트레이너가 되면서 화려한 해를 장식하였다. 그런데 쉴 틈 없이 달리기만 하던 야하기 조교사에게 2016년은 기쁨만 있는 건 아니었다. 앞을 가로막는 소식, 그건 바로 “전립선암” 선고였다.

조교사라는 책임감과 함께 암 투병을 해가면서 마사를 지켜야만 했던 고통스러운 기간은 계속되었다. 1년여 만에 완치에 가까운 판정을 받았지만 나아졌다 싶었던 병은 2019년 재검사에서 무려 33번의 방사선 치료선고를 받게 되어 두 달간 주5일의 병원치료를 받게 되었다. 부재중 마사 운영에 대한 인터뷰에서 본인이 없는 사이 직원들은 책임감이 더욱 강해졌고, 자신조차도 직원들에게 의지하게 되면서 유대감이 더욱 공고해졌다고 한다.

그 덕에 팀웍이 돈독해지고 마방의 마(馬)들도 뒤질세라 열심히 달려주었던 결과 러브즈온리유(Loves Only You)가 2019년 “재팬오크스”를 우승하였고, 5세의 암마 리슈그라슈(Lys Gracieux)가 그랑프리 레이스인 “다카라즈카기념(宝塚記念)과 아리마기념(有馬記念)” 그리고 “호주 콕스플레이트”를 우승하면서 기념적인 연도매표마가 되었다.

2019년 리스그라슈라는 연도대표마를 배출하면서 야하기 조교사는 레전드 반열에 올랐고, 2020년은 무패의 클래식 3관마 컨트레일과 경마 역사에 엄청난 기록을 남기며 일본 최고 조교사의 자리를 굳히게 되었다.

마사 메인 이미지 컬러인 레드 & 화이트처럼 강렬한 성격의 소유자인 야하기 조교사는 하나의 꿈과 하나의 목표가 있음을 항상 강조한다.

그가 생각하는 꿈은 마주를 주주 그리고 경마팬을 유저(User)라고 늘 생각하고 있기에 주주와 유저의 믿음을 깨트리지 않는 그런 “마사”를 만드는 것, 하나의 목표는 조교사라면 누구나 욕심내고 싶은 꿈의 레이스 “개선문”에서의 절대 우승이라고 한다.

필자 또한 유저라는 입장에서 야하기 조교사의 꿈과 “개선문”이라는 목표가 꼭 이루어지길 응원하며 글을 마쳐보려 한다.

“2021년 馬과 함께 행복하소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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