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로드카나로아!” 현역시절 이 멋진 수마가 레이스에서 우승할 때마다 경마 중계를 하는 아나운서들이 불러 외치던 문구이다.(사진=wikipedia 갈무리)

“세계적인 로드카나로아!” 현역시절 이 멋진 수마가 레이스에서 우승할 때마다 경마 중계를 하는 아나운서들이 불러 외치던 문구이다.

지난 3월 28일 일요일, 일본에서는 스프린트 왕 결정전 첫 레이스인 제51회 GⅠ다카마츠미야기념(高松宮記念) 1200M의 경마대회가 있었다. “로드카나로아”의 자마인 6세의 수마 다논스마슈(Danon Smash)가 우승을 하면서 부자간 제패라는 또 하나의 기록을 추가했다. 사실 부자간의 역사적인 기록은 지난해에 홍콩 스프린트(Hong Kong Sprint)에서 다논스마슈가 우승하면서 그 어렵다는 홍콩 스프린트 부자간 제패를 이미 한 상황인지라 이번 우승이 그리 놀랄만한 것은 아니었다.

이로 인해 안 그래도 종모마(種牡馬) 몸값이 최고치인 “로드카나로아”의 가치가 하늘을 찌르듯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앞으로 위대한 부마의 명성이 어디까지 올라갈까 하는 궁금증이 커질 뿐이다.

현역 경주마들의 활약은 우승이라던가 획득한 상금으로 서러브레이드로서의 능력치를 평가받는다. 이 평가를 늘 주시하는 것이 바로 말 생산에 관여하는 관계자들인데 이유는 단 하나, 역시나 소유하고 있는 번식마들의 가치평가에 신경이 쓰이는 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자마들의 활약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딥임펙트(Deep Impact) 그리고 킹카메하메하(King Kamehameha)와 같은 명 종모마들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 세상을 떠나면서 일본 말 생산업계에서는 차세대를 이끌어갈 종모마들에게  많은 심여를 기우리고 있는 중이다.

키즈나(Kizuna)와 듀라멘테(Duramente) 그리고 에피파네이어(Epiphaneia) 등 화려한 현역 종모마 맴버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올해 13세가 되는 “로드카나로아”는 공식 가격이 1,200만엔, 대략 한화로 환산하면 1억3천만의 높은 가치의 평가를 받으면서 넘버원의 자리에 올랐다. 이러한 높은 가치평가의 결과는 그만큼 자마들의 활약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2020년 기록경신을 하며 은퇴를 한 여왕 아몬드아이(Almond Eye)을 비롯해 2018년 스프링스텍스와 마일챔피언쉽에서 우승한 스텔비오(Stelvio), 2018년 2세 호플스텍스와 2019년 3세 사츠키쇼를 우승한 사툴나리아(Saturnalia) 그리고 지난주에 우승한 다논스먀슈(Danon Smash) 등이 대표적인 “로드카나로아”의 자마들이다. 명실상부한 다수의 GⅠ레이스 우승 자마를 탄생시킨 당당한 부마의 자격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필자가 보는 “로드카나로아”는 흙 갈색 몸통에 다리로 그리고 꼬리로 갈수록 검정의 그라데이션이 돋보이는 마체(馬体)에서 나오는 전체적으로 탄탄한 근육량을 자랑하는 아름다운 형체, 그 형체는 뭐라고 형용할 수 없을 만큼의 말(馬)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 그 자체이다. 동그라면서 선한 눈동자에 여릴 것 같은 표정이지만 다리로부터 뻗어가는 힘으로 넘쳐나는 기세는 일본 역대 최고의 스프린터라 불릴 만큼의 자격을 갖춘 능력자임을 보여주는 오라를 보는듯한 그런 느낌이다.

“로드카나로아”라는 마명(馬名)은 하와이섬의 해신(海神)으로부터 유래된 이름이라고 한다. 홍콩에서는 용왕(龍王)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말(馬)들의 이름의 유래를 알아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정말 미묘하게 이미지가 신기할 정도로 부합되어 진다는 것이다.

해신이나 용왕으로 불릴 만큼 “로드카나로아”의 레이스 성적은 화려하다. 일본 말(馬)에게는 기문(鬼門) 또는 프랑스 개선문상급의 어려운 레이스이라고 불리는 홍콩 스프린트에서 한 번도 아닌 두 번이나 우승을 하였고, 처음으로 일본의 말이 우승을 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었다. 2013년 두 번째 대회 참가에서는 무려 5마신 차로 대승을 거두며 연승이라는 기록과 홍콩 스프린트 사상 최고착사(最高着差)를 두고 우승한 최고의 스프린트라는 찬사와 함께 말(語) 그대로 용왕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19전 13승 6패” 멋진 “용왕”의 성적이다. 이 6패에는 5번의 2착과 1번의 3착이 있다. 단 한번의 3착 외에는 다른 말(馬)들의 뒤에서 뛰어 본적이 없다는 것이다.

최고의 스프린트 육성 명인이라고 불리워지고 있는 “로드카나로아”의 조교사였던 야스다다카유키(安田隆行)씨는 데뷔전 “용왕”을 봤을 때 뭐라고 형용할 수 없는 힘을 느꼈다고 하였다. 조금 괜챦은 말(馬)이라면 어디가 좋다거나 하는 표현을 할 텐데 너무나 달라서 표현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왠지 너무 역량이 강해서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고 접근할 수 없는 그리고 힘이 넘치는 그런 느낌이 바로 “13번의 우승과 5번의 2착과 1번의 3착”이 말해주는 위대한 성적의 결과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하는 표현이다.

이글을 써가면서 필자는 “로드카나로아”가 달렸던 레이스 전부를 다시 한번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우승을 하면, 히로 인터뷰에서 기수들이 말(馬)에 대해 얘기를 할 때 온과 오프(on off)를 아주 잘 아는 유능한 말이라는 소감을 말할 때가 있다. 그만큼 레이스를 잘하는 현명한 말이라는 얘기인데, 리 플레이해서 본 “용왕”의 레이스를 보면서 필자는 그게 무슨 뜻인지 조금은 알게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방목 당시의 순한 모습과는 달리 잔디 위에서 그리고 게이트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결승전을 향해 달리는 “로드카나로아”는 이름에 걸맞게 한 마리의 용이 힘차게 하늘을 날아가는 도도한 형상을 나타내는 그런 모습이었다.

벚꽃이 만발하는 4월은 3세 말(馬)들의 클래식 잔치가 시작되는 시기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용왕”의 자마들이 화려한 데뷔를 시작하였고 팬들은 그의 자마들이 어떻게 뛰어줄지 가슴 두근거림으로 매 경기를 보게 될 것이다.

필자는 보통 경주마의 매력은 훅!하고 들어오는 인상에서 좋아함을 느끼는게 일반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로드카나로아”의 매력은 알면 알수록 훅!하고 깊어지면서 마력(馬力)이 커지는 그런 느낌을 받게 되었다.

오늘은 필자의 애마(愛馬)리스트에 “용왕”의 자마들의 이름이 스쳐가면서 올해의 경마도 즐거워질 것 같은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날이 되었다. 탱큐! “용왕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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