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육성목장

대항해에 나선 ‘한국 말산업’

2000년대초 한국에서 경마산업은 불황을 모르는 승승장구의 불패의 산업으로 그 위세를 떨쳤다. 비록 경륜과 경정, 카지노와 로또 등의 복권사업이 경쟁산업으로 부각되었지만 당시 여가문화의 필요성에 따른 사행산업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었다.
하지만 꺾이지 않을 것 같던 경마산업의 성장세는 ‘바다이야기’로 촉발된 불법도박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맞물려 국가가 합법화하며 독점적 지위를 부여한 각 사행사업에 대해 관리·감독 기능을 부여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발족을 하면서 경마산업은 내외부적으로 각종 규제책을 휩싸이면서 성장동력을 잃고 성장세 둔화를 겪게 되었다.
이런 가운데, 말산업을 FTA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농어촌의 대체산업으로 육성하자는 ‘말산업육성법’의 공포는 경마산업에 새로운 돌파구로 다가왔다.
그동안 경마라는 극히 일부로 치부되던 말관련 산업이 드디어 말산업이라는 폭넓은 영역을 얘기하게 되고, 국내 말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되면서 그동안 산업군에서 소외되었던 말산업이 거대한 산업군으로 부각된 것이다.
말산업육성법이 시행되면서 전국의 지자체들이 저마다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여타 농축산 관련산업에서 눈을 돌려 말산업에 적극적인 러브콜을 시작했다.
아직 국내 말산업은 가야할 길이 너무도 멀다. 한편에서 승마를 위한 법이라는 지적이 나올 정도로 관련단체와 많은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시민들에게 우선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승마사업에만 치중을 하다보니 말산업육성법의 범위를 축소시키며, 말 두수 확대는 소폭에 그치며 승용마의 활용두수만이 늘어나 마필 가격을 상승시키는 역효과가 염려되기도 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말산업 육성법을 근거로 2012년 7월 말산업을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말산업육성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하고 최근에는 종합계획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승마장 개설 및 개보수 시설 지원, 전문인력양성, 말산업특구 지정 등을 통해 인프라 구축을 해오고 있다.
또 수요확충 측면에서 체험승마 및 승마대회 확대, 말페스티벌 개최, 승마장 정보 제공 등을 구축하는 한편 관련 업계의 경영 개선을 위해 경영 컨설팅, 통계조사 기반 구축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 말산업 육성 예산은 37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5억원 증가됐다.
한편 업계에서는 기존의 지원정책보다는 말과 관련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등이 각광을 받으면서 창조형 레저스포츠관광으로 문화 확산 차원에서 ‘타는 말 대중화’를 위한 산업육성 ‘시즌 2’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말산업이 국가경제와 농촌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에 구제역과 같은 축산업계의 충격으로, 소와 돼지 위주였던 축산농민들이 병마에 강하고 미래 고부가가치가까지 높은 것으로 알려진 말 키우기에 속속 동참하고 있다. 이에 더해 베팅 비즈니스의 일종인 말 경주를 즐기기 위해 경마장을 찾는 가족단위 고객들과 레저형 생활스포츠로 승마를 체험하려는 인구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말은 경마와 승마 등 체육·여가활동에 애용되는 것은 물론 관광·치료·문화상품으로도 이용 가치가 높고 말고기가 건강식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식용말에 대한 관심도 올라가고 있는 형국이다. 말은 농가에서 키우기만 하는 가축이 아니라 다양한 복합 상품화가 가능한 콘텐츠로 인식이 전환되고 있는 가운데 말산업 육성정책 또한 특구 지정만이 아닌 콘텐츠 개발을 통한 미래산업화 해야 한다는 것이다.
본지에서는 창간 1주년을 맞이해 본격적인 말산업 육성시대를 열어야 하는 시점을 맞이해 국내 말산업의 현주소를 검토해 보기로 하겠다

▲ 정부, 말산업을 농촌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정부는 올해 말산업 육성을 위해 작년보다 95억 원이 증가된 373억 원을 투입한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는 2014년 말산업육성 세부 실행계획을 마련하여 말산업을 농업·농촌분야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실행계획은 말산업 육성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 승마 수요 확충, 승마장 경영여건 개선, 연관산업 육성, 지속적인 성장기반 확충, 규제완화 등에 초점을 두고 연내 추진 가능한 과제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는 말산업육성 5개년(2012∼2016)종합계획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말산업 인프라 구축, 수요 확충 등에 중점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농림축산식품부는 실행계획의 원활한 추진을 위하여 축산발전기금 201억원, 한국마사회 특별적립금 172억원 등 총 373억원의 재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승마시설의 확충과 말산업 특구의 지정 등을 통해 말산업 육성에 필요한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지역별 승마수요 등을 고려하여 승마장의 신규설치 및 개보수에 95억원(15개소)을 지원하고, 거점 승용마 조련시설도 1개소를 설치하게 된다. 승마시설 설치 및 개보수 예산은 작년 55억 원에서 95억 원으로 2배 가량 상승한 것이다. 또한 거점 승용마 조련시설 예산도 작년 14억 원 15억 원으로 1억 원이 늘어났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월 2일 제주특별자치도를 말산업특구로 지정, 말산업 육성의 전진기지로 조성하기 위하여 올해 56억원을 지원하며, 향후 추가 특구 지정을 위하여 지정 요건을 완화하여 금년 하반기에 1개소를 추가 지정할 예정이다.
특히 작년 말산업특구 지정과 관련해 각 지자체에서 요건완화에 대한 요청이 많았던 것을 참고해 올해 상반기내에 특구지정 기준을 완화·발표할 계획이다.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작년 말산업 전문인력 양성기관을 5개소(한국마사회, 전주기전대학교, 상주 용운고, 남원 경마축산고, 서귀포산업고)를 지정하였으며, 금년에도 3개소를 추가로 지정하고 선진기술 연수와 자격시험 등을 통해 배출된 전문인력에 대하여 보수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전문인력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말 생산농가와 승마장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경영 여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경영개선 컨설팅 등 실질적인 지원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전문승용마 부문에선 지난해 전문 승용마 28두를 수입하여 11개 농장에 공급한 바 있으며, 금년에도 80여두를 수입하여 30여개의 생산농장에 공급하여 인공수정 지원과 교육을 통해 전문승용마 생산농장을 2016년까지 100개소를 육성하게 된다.
국내산 우수 경주마 생산과 육성을 위해 우수 종마와 자마 선발을 지원(15억원)하고, 말 생산농가의 경매 참여 유도를 통해 말 경매거래를 활성화 하여 거래 투명성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국내산 경주마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통해 경주 수준을 향상하는 한편, 국내산 경주마의 해외 진출 활성화를 위한 국제경주를 확대 개최한다.
청소년 승마체험 사업을 지자체와 공동으로 추진(32억원 지원)하여 승마대중화 여건조성과 승마장들의 실질적인 경영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는 한편, 금년부터 승용마용 수입조사료 쿼터를 배정하여 승마장들의 사료비용 부담을 경감하고, 부실 승마장 경영 컨설팅 지원, 승마장 경영 우수사례 등을 공유하여 승마장들의 경영 여건이 개선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말의 수요 확충을 위해 승마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말산업의 산업화를 위한 연관산업 육성에도 지속 투자하게 된다.
승마수요 확충을 위해 방과후 스포츠데이 승마프로그램을 1,000명규모로 확대하는 등 학생승마체험을 지속 확대하고, 승마대회를 10개에서 13개로 확대하고 유소년 승마단 창단지원도 5개소에서 11개소로 확대 지원할 계획이다.
방과 후 스포츠데이 승마프로그램은 작년 37개교 740명이 참여를 했는데, 올해에는 50개교 1000명에게 프로그램을 제공하게 된다. 또한 학생승마체험은 올해 19,5000명의 학생에게 제공하고, 승마대회는 13개 대회에 17억 원이 지원된다. 유소년 승마단 창단 지원은 2013∼2014년 말까지 11개소 8억 2000만원을 지원한다.
마을별 말문화 스토리텔링 발굴, 제주도 말산업 특구에 올레길 등과 연계한 외승길 개발 및 영화촬영지, 한류테마와 연계한 승마관광 유치프로그램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말산업 육성과 함께 연관산업의 균형있는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말고기 요리법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말고기 시식행사 등을 개최하여 말고기 소비를 촉진할 계획이며, 말 전용 조사료 생산 시범연구를 통해 국내 풀 자원을 활용한 조사료 공급 기반도 구축하게 된다.
한편, 말 수급 조절 및 외화 획득을 위한 해외수출 마케팅을 강화한다. 국내산 경주마 수출 프로모션을 실시해 경주마의 중국 기증 및 미국·동남아 국가를 대상으로 수출을 지속할 계획이다.
지역별 말문화 축제 등에 연간 7억원 규모로 지원하고 제1회 코리아 승마 페스티벌 개최 지원과 제3회 말산업 박람회 개최로 말산업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해 나간다.
올해 첫 선을 뵈는 코리아 승마 페스티벌(The KEF)은 갑오년 청마의 해를 맞아 국내 승마대중화를 위한 컨텐츠 개발·확산을 목적으로 개최되고, 말문화 공연의 대중적 보급과 승마활성화를 유도하게 된다. 올해 6월 27일부터 7월 10일까지 10일간 개최되는 제1회 코리아 승마 페스티벌은 6월 27일 서울경마공원 승마경기장에서 개막식을 갖는다.
이번 코리아 승마 페스티벌은 동호인 대회·클럽대항전·학생연맹전 등의 승마대회와 말 뮤지컬·말 퍼레이드·고구려 기마무예 시연 등의 승마 공연이 개최되며, 부대행사로 드레스 리허설과 미디어 데이, 개막공연, 호스 갈라쇼 등이 펼쳐지게 된다.

말 등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말 전염병 예방 등을 통해 안정화를 도모하는 한편, 승마시설 설치 관련 규제 완화를 통해 말산업의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말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2016년까지 전 두수를 등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말산업 실태조사와 함께 말 수급 안정을 위한 관측 시스템도 도입하게 된다. 또한 말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11,000여두에 예방백신 접종을 지원하고 전염병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말 방역체계를 구축할 계획이고, 중장기적으로는 농림축산검역본부 의 방역정보시스템(KAHIS)와 연계하는 방안도 강구할 계획이다.
한편, 승마시설 설치의 진입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초지법, 농지법 등의 개정도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우선 초지법(제23조 제1항)을 개정하여 초지 전용대상에 농어촌형 승마시설(여타 관광시설, 주거시설, 농산물 가공시설은 현재 가능)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 말산업 육성에 사활 건 지자체
2014년 ‘청마의 해’를 맞이해 전국 지자체들이 농촌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말산업 육성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내 1호 말산업특구로 지정된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적극적인 말산업 육성사업을 펼치고 있다. 제주자치도는 제주 말산업특구 중장기 진흥계획에 의거, 2017년까지 엘리트 국산경주마 공급(181억원), 승마 수요기반 확충(426억), 마육산업 육성(103억원) 등 9개 분야 35개 사업에 1142억원을 투자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말관련 사업 정부지원 규모는 56억5000만원이다.
주요 투자사업으로 오는 2017년까지 99억원을 투입해 말 거점 조련센터를 구축한다. 제주의 지리 환경적 특성을 반영해 오름 산악형, 목장 초원형, 해안형 승마 등 수요자 중심의 에코힐링 마로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여기에는 2017년까지 34억원이 투입된다.
특구지역 말 사업자에 대한 법인세나 소득세 감면, 국·공유재산을 수의계약으로 대부·사용하게 하거나 매각이 가능해져 말 관련 사업 환경이 개선돼 경영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말산업으로 인한 매출액은 2012년 1306억원에서 2017년에는 220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제주자치도는 말산업이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복합 문화산업으로 발전하게 되면 농촌 경제 활성화와 청소년 인성 함양 그리고 레저문화 발달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예정된 제2호 말산업특구 지정은 내륙 말산업계의 첨예한 관심사다. 경기도(화성·시흥시)·경상북도(영천시)·전라북도(장수군)·전라남도(장흥군)·충청북도(청주·충주시)·강원도(철원군·강릉시) 등 각 광역지자체는 기초자치단체와 손을 잡고 말산업 관련 인프라 구축부터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말산업특구 지정을 노리고 있다.
경기도는 2016년 완공을 목표로 말산업 육성 전초기지가 될 ‘에코팜랜드’ 본격 조성에 나서는 한편, 이를 기반으로 말산업 특구 지정을 재추진하게 된다.
에코팜랜드는 화성시 화옹 간척지 768㏊에 조성하는 방안이 추진되며, 전국 처음으로 농업용 간척지에 조성되는 축산·농업·관광 복합단지로 말산업이 핵심이 된다. 총 5천609억원이 투입되며 경기도와 화성시, 마사회, 축협, 농어촌공사, 연구시설 등 6개 기관이 참여한다.
공공·기반시설을 제외하고 말 관련 분야에 1천193억원이 소요될 예정인데, 인공수정센터, 번식·승마·조련시설, 경연·경매장, 동물병원, 승마대회장 등이 조성되며, 경주마 휴양·조련시설, 경마·승마 아카데미, 포니랜드, 재활 승마시설 등도 함께 들어서게 된다.
경기도는 말산업육성법이 추진되던 2011년부터 말산업 특구로 지정받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는데, 생산기지를 조성하고 소규모 승마장을 설치하는 등 기반시설을 갖추는데 주력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최초 말산업특구 지정 신청을 앞두고 관련법상 요건을 갖추지 못해 특구지정 신청을 하지 못했다. 경기도는 빠른 시일내에 에코팜랜드 등 요건을 갖춰 특구지정을 재추진할 계획이다.
전북도는 올해 말산업 육성에 59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말농장랜드 조성을 비롯한 승마시설 확충, 말산업 전문인력 양성, 가족 중심의 승마인구 저변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전북도는 이를 위해 정부와 한국마사회 및 대학교 등과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말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사양관리 프로그램 개발 및 농촌형 승마시설 설치 등 말산업 발전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학교 체육활동을 통한 승마 대중화 기반을 조성하고 승마대회 유치 및 재활승마 정착을 위한 표준화 모델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제4경마장 건설로 말산업의 메카를 꿈꾸는 영천시는 렛츠런파크 영천을 세계적인 복합 테마파크로 조성하는 한편, 말에 관한 주요 핵심 콘텐츠 사업(전국 최초의 말산업 육성 지원 조례 제정 및 승마·휴양시설 건립, 시민 승마단 창설 및 전 시민 말 사랑 운동 전개, 승마 아카데미 및 전문 인력 심화 과정, 관광지 승마 체험장, 말산업정책심의위원회 운영, 마상재 복원 국제 학술심포지엄, 전국종합마술대회 및 말산업 축제 개최, 말고기 전문 공개 모집, 시(市) 소속 경주마 출전)들을 추진 중이다.
한편, 마사회 육성목장이 위치한 장수군은 오래 전부터 말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육성목장을 유치함으로써 내륙 경주마 생산의 주요거점으로 자리잡았으며, 제5경마장 유치를 꾸준히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말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면서 말산업특구 요건을 착실히 갖춰가고 있는 중이다.
말문화복합레저센터 유치를 추진중인 충주시도 말산업 육성사업 신청과 승마 활성화에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청주시와 연계해 말산업특구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말산업 육성사업에 적극적인 의욕을 보인 이종배 시장의 퇴임으로 주춤한 상태지만, 재정적 기반이 열악한 상황에서 말산업에 대한 강한 의욕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경마산업의 불모지로 불리는 강원도에선 철원과 강릉시가

▲정부, ‘말산업 이중정책’ 혼선 초래
정부가 말산업에 펼치고 있는 정책에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면서 효과적인 말산업 육성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말산업육성법에 근거한 말산업육성 5개년 계획이 탄력을 받아야 하는 때임에도 불구하고, 말산업 육성사업의 뒷받침이 될 경마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가 바로 그것이다.
규제완화라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기조와는 달리 사감위가 공청회에서의 거센 반대 의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감위에서는 최근 이를 전면 무시한 채 제2차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을 원안대로 확정한 바 있다.
사감위는 이번 계획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에 따라 5년마다 수립되는 중장기 계획으로 제1차 계획 추진 기간(2009~2013)에 나타난 문제들을 분석하고 공청회 등을 통해 제기된 관계부처, 관계기관, 시민단체, 관련 전문가 등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 수립했다고 강조했지만, 실제로는 공청회에서의 수많은 반대여론을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
2차 사행산업건전화종합계획에서는 ▲사행산업의 건전화 ▲불법사행산업 근절 ▲도박중독 예방치유 ▲국내외 협력체계 강화 등 4대 추진 전략과 12개의 중점추진과제를 제시했다.
사감위의 종합계획 주요내용은 총량제 범위를 놓고 2018년까지 GDP 대비 사행산업의 순매출 비중을 0.58% 수준으로 관리하고 영업장 수는 원칙적으로 2013년 수준을 유지키로 했다.
특히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전자카드제 문제는 2018년까지 전면 시행을 목표로 위원회와 사행산업사업자 및 전문가 등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전자카드제 추진합동 TF`를 구성 운영해 합리적 방안을 강구해 2016년까지 시행기반을 구축키로 했다.
사감위는 또 ▲사행산업 영업장 신설 및 이전 시, 사전협의제 및 영향평가제 도입 ▲특별사법경찰제 도입 ▲불법도박 이용계좌 지급정지 및 불법사행산업 이익환수 ▲도박중독 예방 및 치유 활동 강화 ▲건전 영업환경 조성 위한 시설 및 제도 개선 등이 포함되어 있다.
사감위는 종합계획에서 사행산업의 확산으로 사행산업 총매출은 2013년 한해동안 약 20조원에 이르며 불법도박 시장의 규모는 약 75조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또한 우리나라의 도박중독 유병률은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 2~3배나 높은 수준이어서 도박중독 문제로 인한 사회ㆍ경제적 비용이 2009년 한해에 7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도박중독유병률 조사 자체가 경마 경륜 경정의 경우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차권이나 마권을 직접 구입하는 팬을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조사에 대한 신뢰성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바다이야기’로 인해 탄생하게 된 사감위는 그러나 사회적 문제가 야기된 불법도박 근절이라는 당초의 목적을 상실하고 2008년 1차 계획 발표 이후 ‘기관차 효과’를 내세우며 합법사행산업에 매출 총량규제, 영업장 수 제한, 인터넷 베팅 금지 등 강력한 규제정책으로 일관해 왔다. 사감위는 규제정책이 합법사행산업에 대한 효과적인 억제수단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감위 스스로 2008년 53조원 규모였던 불법도박 시장은 2012년 평균 75조원, 최대 96조원까지 증가한 것으로 발표하면서 설득력을 잃고 있다. 3기 사감위원이 구성되면서 합법사행산업계에선 변화된 사감위를 기대했으나 결국 사감위는 또다시 귀를 막고 생색내기 좋은 합법사행산업 규제 지속·강화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
국회에서 사감위의 불법사행산업에 대한 대응과 대처가 미흡했던 것이 불법도박 양산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국회예산정책처(처장 국경복)는 ‘공공 부문 사행산업 평가’보고서를 통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집계한 불법도박 규모가 2008년 53조원에서 2013년 75조원으로 5년새 22조원 가량 증가했다며, 현행 사감위법상 업무 범위가 주로 합법사행산업의 관리·감독으로 한정돼 있어 불법 사행산업에 대한 대응과 대처가 미흡한 것이 불법도박 양산을 부채질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공공 부문 사행산업에 비해 불법 도박 규모가 3배 이상 많은 이유로 △사행산업 통합감독기구의 독립성과 사행산업 통합 규제 수단의 실효성 미흡 △사행산업 허용에 따른 중독 치유·예방 체계 미흡 △불법 사행산업에 대한 대응 미흡 등을 꼽았다.
또한 사감위 사무처의 소속 공무원이 대부분 사행산업 소관부처로부터 파견받고 있고, 위원회 위원은 소관부처의 위원 추천권으로 인해 독립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사감위법과 사감위 소속기관 직제를 개정해 국무총리실 공무원으로 사무처를 구성해 소관부처로부터 조직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추락하는 경마산업을 되살려라
말산업육성법이 시행된 지 3년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경마 입장객과 매출액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말산업 종사자들의 근심과 걱정이 깊어가고 있다. 사양화길을 걷던 경마 선진국들 중 영국 아일랜드 홍콩 등에서 반전세가 뚜렷한 상황과는 대조적이어서 걱정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지난해 KRA한국마사회는 경마매출은 7조7천35억 원에 그쳤고, 입장인원은 1천591만5천여 명을 기록하면서 2012년에 비해 매출에서 1천362억 원이 감소하고 입장인원은 22만3천여 명이 줄어들어, 매출과 입장인원에서 모두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마사회는 지난해 하락하는 매출감소를 막기 위해 경마일수와 경주 수 확대 등 배수진을 펼쳤지만, 결국 하락하는 매출을 진정시키진 못했다. 특히 유관단체와 마찰을 감수하면서 공휴경마를 추진하는 등 매출 보전을 위해 노력을 했지만, 매출 보전에 실패하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했다.
올해에도 이 같은 매출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물론 ‘세월호 참사’라는 악재가 있었지만, 1일 평균매출액이 지난해에 비해 8% 감소하는 등 여전히 매출감소의 반등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경마산업의 매출감소 위기는 이미 수년전부터 예고되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탄생한 이후 합법적 사행산업 중 가장 규모가 큰 경마산업에 대한 집중적인 규제정책을 지속하면서 불황을 모르는 산업이라는 경마산업의 매출 증가가 둔화세를 나타내면서 지난해 급기야 입장객과 매출액이 동시에 감소하는 현상을 보였다. KRA한국마사회는 매출 보전을 위해 경마일수를 최대로 늘리면서 발버둥쳤지만 매출액과 입장인원 동시 하락이라는 암울한 현실을 맞았다.
현재의 추세라면 올해 경마산업의 매출도 지속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4월부터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이 입장인원 및 매출 증대를 위해 금요경마를 노을경마로 변경 시행하고, 렛츠런파크 서울에선 벚꽃축제를 개최해 상춘객들의 발길을 잡으려 노력했으나 그 효과는 아주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마사회가 경마매출과 입장인원의 감소세를 막기 위해선 특단의 조치가 절실해 보인다. 대대적인 혁신 경영을 선포했지만, 아직 고객의 목소리는 만족보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더 높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현재의 경마 매출과 입장인원은 최악의 여건에서 나타난 수치이기 때문에 강도 높은 규제로 일관된 외부 환경에서 하루빨리 벗어난다면 경마산업이 돌파구를 마련할 잠재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극도로 악화된 장외발매소 운영 환경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속 에서 2013년 대비 1.0%대의 감소는 그리 크지 않은 수치라며, 경마산업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고객 흡입력이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결국 스포츠토토나 복권처럼 온라인 베팅(Knetz) 부활과 동네편의점 마권발매가 가장 확실한 현실적 대안이다.

작 성 자 : 권순옥 margo@krj.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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