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이력의 ‘실버데일’이 녀석 또한 ‘풀포스 게일’과 함께 호주에서 한국으로 허준성 선수가 수입해 온 녀석이다. 호주에서 한국으로 수입되기 전에 현지에서 화려한 이력을 지니고 있는 녀석이기도 하다. 호주에서 수입되어 올 당시에 장애물 A Grade를 뛰고 있었을 만큼 장애물에 능력과 소질을 가지고 있었고, 또한 종합마술(Three Day Event 3Star) 경기에 출전했던 경험도 있었다. 녀석은 그만큼 용감함을 검증받은 녀석이기도 했다. 녀석의 종합마술 경기 사진을 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할 정도의 Cross Country 장
연속 장애물 앞에서 낙마‘머슬’과 두 번째 경기에 참가한 난 다시는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했다. 경기 입장 전부터 집중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다. 그러나 또 다른 낙마의 징조인지 녀석은 좀처럼 집에서와같이 자신감 있게 장애물을 뛰어넘지 못했다. 코치님은 좋다고 했지만 내가 느끼는 기분은 영 신통치가 않았다. 녀석이 워낙에 겁이 많아서 연습 장애물을 높이 뛰기 때문에 코치는 좋아 보였던 듯싶다. 어쨌거나 불안한 마음을 안고 나는 경기장으로 입장을 했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이 녀석의 심장 박동이 내 다리에 그대
친근해보이던 그놈난 그놈을 처음 기승한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보이워크’를 탈 생각에 잔뜩 기대에 부푼 나는 기승 준비를 해 그놈을 마장으로 데리고 갔다. 회장님께서 먼저 기승을 하셨고, 난 하나부터 열까지 녀석의 특성 어느 한 부분도 놓치지 않으려고 회장님의 기승 모습을 유심히 관찰했다. 회장님은 처음 기승할 때 운동을 한 지 오래되어서인지 약간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괜찮아져 고삐를 길게 잡고 평보를 하셨다. 평보를 하는 모습이 어찌나 늠름하고 멋지게 보이던지. 그놈도 갖은 똥폼을 잡으면서 마장에 자기 혼자만
은 국립 한국농수산대학 말산업학과 학과장으로 말 전문 수의사이자 마학자(馬學者, hippologist)로 알려진 양재혁 교수의 말 기초 과학과 용어 정리에 관한 글을 연재 중입니다. 그간 말의 외부 명칭과 뼈대에 관한 해부학 용어 정립과 소화 생리에 관한 글을 소개했고 이번 호부터는 발굽 지식을 담은 『말발굽학』을 연재합니다. 2016년 3월 발간된 『말발굽학』은 발굽의 구조, 기능, 관리 및 보건관리학과 질병을 다룬 말발굽 지침서입니다. 양재혁 교수는 을 통해 말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고는 일이 학자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본지에
까탈스러운 암말‘레이디호크’는 호주에서 수입되어온 아주 까다로운 암말이었다. 체형은 아주 호리호리했으며, 털이 아주 부드러운 녀석이었다. 만약 녀석이 사람이었다면 ‘피부 미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매끄럽다고 할까? 하지만 ‘레이디호크’의 성격은 꽤 도도한 구석이 있었다. 내성적인 데다가 비위를 맞추기 힘든 까탈스러운 여성이라고 표현해도 부족할 정도였다.사회 초년을 함께하다군 전역 후 난 바로 손범용 경남승마협회 회장님의 회사인 동아수산에 입사하며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당시 경남승마협회에는 좋은 말들이 여러 마리 있었다. 그중에 ‘
은 국립 한국농수산대학 말산업학과 학과장으로 말 전문 수의사이자 마학자(馬學者, hippologist)로 알려진 양재혁 교수의 말 기초 과학과 용어 정리에 관한 글을 연재 중입니다. 그간 말의 외부 명칭과 뼈대에 관한 해부학 용어 정립과 소화 생리에 관한 글을 소개했고 이번 호부터는 발굽 지식을 담은 『말발굽학』을 연재합니다. 2016년 3월 발간된 『말발굽학』은 발굽의 구조, 기능, 관리 및 보건관리학과 질병을 다룬 말발굽 지침서입니다. 양재혁 교수는 을 통해 말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고는 일이 학자의 본분
새롭게 구성된 경기도승마협회1987년. 난 대학교 2학년이 됐다. 아시안게임의 좋지 않은 기억을 가슴에 묻고 다시 승마를 시작한 것이다. 당시 경기도승마협회 회장님이 바뀌면서 승마장의 위치도 바뀌었다. 새로운 회장님이 운영하는 승마장에서 다시 운동을 하게 된 거다. 새로운 구성된 경기도승마협회에는 여러 마리의 말들이 있었다, 그중에서 호주에서 수입되어 온 ‘제네랄리’란 녀석과 다른 두세 마리를 기승하며 운동하게 됐다. 당시 경기도승마협회에서 운동하는 것은 이제까지 어느 곳에서 운동하는 것보다도 훨씬 좋은 분위기였다. 운동만 열심히
용감한 말 ‘스프링 마운틴’아시안 게임을 위한 최종선발전 계획이 발표됐다. 우리는 모두 최선을 다하여 훈련에 임했다. 모든 선수가 우리나라를 대표해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위하는 모습이었다. 많은 선수와 말들이 훈련에 참가했지만 그중에 나의 애마 ‘스프링 마운틴’은 아주 용감한 녀석이었다. 어떤 때는 도가 지나칠 정도로 용감해서 내가 위험을 느낄 정도였다. 모든 말들이 싫어하고 꺼리는 장애물도 아무 거리낌 없이 넘어버리는 그런 녀석이었다.말들이 꺼리던 장애물당시 함께 훈련했던 선수 중에는 해외에서 전지훈련을 받고 온 선수가 여럿 있었
호주에서 온 ‘베린쟈크’‘베린쟈크’는 내 승마 인생을 다시 쓰게 한 정말 중요한 말이다. 녀석은 김승연 한화 그룹 회장님께서 한국 승마 발전을 위해 호주에서 6두를 구입한 말 중 하나였다. 우리에게는 그 말들과 함께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었는데 6두 중 가장 눈에 띄는 말이 ‘베린쟈크’였다. 녀석은 너무 키가 커서 혼자 기승하기가 쉽지 않았다. 발판 위에 올라서야지만 기승을 할 수 있을 정도였다.호흡이 잘 맞던 녀석당시 한국마사회 승마훈련원장님께서 내게 녀석을 탈 수 있는 기회를 여러 번 주셨다. 그런 말을 탈수 있는
신비한 모색을 가진 ‘사슴’‘사슴’을 처음 봤을 때는 정말 좋은 말일 거라고 생각을 했다. 수놈이긴 했으나 다른 말을 보고 유별난 행동을 하지 않았고, 필로미노(palomino) 모색을 처음 본 우리에게는 신기하고 신비로운 느낌마저 들게 했다. 그런데 교관님의 반응은 우리와 너무 달랐다. 교관님은 이놈이 도착하고 나서 마방 안에 넣어 두고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셨다. 이놈이 도착한 다음 날, 교관님의 진두지휘 아래 조심스럽게 녀석의 등에 안장을 올리고 교관님께서 직접 이놈을 기승했다. 교관님은 사료를 한 주먹 들고는 ‘사슴’ 녀석에
미안한 마음뿐인 ‘월세계’‘월세계’와 만났던 시기는 녀석이 이미 현역에서 거의 은퇴했던 시절이었다. 녀석은 아주 부드러운 피부를 지녔고 털을 쓰다듬으면 다른 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러웠다. 손으로 목을 쓰다듬다가 그 부드러운 느낌에 반해서 언제나 뺨을 녀석의 목덜미에 대보곤 했던 기억이 난다. ‘월세계’와 함께 대회에 참가한 기억은 거의 없지만 내 기억 속에는 언제나 미안한 마음이 든다. 녀석을 생각하면 불쌍하고, 용서를 구하고 싶은 마음만 있다. 인기 말의 고충(?)대부분의 말들이 그렇듯 녀석 역시 현역에서 은퇴한 후에
한 시대를 풍미한 말 ‘영웅’‘영웅’이란 녀석은 그 당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말이다. 당시만 해도 수입돼 들어온 유능한 말들이 많지 않았다. 대다수 말들은 경마장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불용 처리돼 승마용 말로 넘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영웅’도 이런 말 중 한 마리였다. 녀석과 난 지속해서 직접적인 관계를 맺진 않았다. 하지만 이런저런 일로 항상 녀석을 돌보아야만 했기에 녀석과 함께한 시간은 아주 길었다. ‘영웅’은 첫 경기에 출전한 내게 1등이라는 영광을 선물해줬지만 그 후에는 내가 직접 녀석을 타고 경기에 출전하는 건 거의
‘백희’와 함께한 외도1980년부터 승마를 시작해 2011년 마장마술에 뛰어들기까지 난 철저한 장애물 선수였다. 물론 잠깐씩 필요에 의해서 잠시 외도를 한 적이 몇 차례 있긴 하다. 그중 하나가 ‘백희’ 녀석과의 만남 당시였다. 녀석은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부드럽고 윤기가 나는 하얀 털을 갖고 있는 백마 암말이었다. 신장속보를 아주 근사하게 해내는 녀석이었다. 특히, 답보변환을 아주 잘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 생각해도 교육을 나름 잘 받은 말이었다. 승마를 시작한 초기에 난 녀석을 운동시키면서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사나운 수말 세 마리의 등장학교 오전 수업을 마치고 승마장에 가보니 새로운 말 세 마리가 새로운 둥지를 틀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모두 거세하지 않은 수말이었다. 세 마리 모두 하나같이 사나워 보여 마방 안에 들어가는 것마저도 두려웠다. 그들은 잠시라도 자기들 마방 앞에 다른 말들이 지나가기라도 하면 금방이라도 튀어나와서 해코지할 듯한 기세였다. 보였다. 어딘가에서 말 발자국 소리라도 들려 올라치면 기다렸다는 듯이 합창 소리를 내기가 일쑤였다. 이러다 보니 마방 안은 늘 싸늘한 정적만이 흐르고 기승을 할라치면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백마구락부 일반 회원언제쯤이나 녀석을 한번 기승할 수 있으려나 하며 지내던 어느 날 큰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우리가 연습하던 백마구락부는 육성 선수 말고도 많은 일반 회원들도 승마를 즐겼다. 당시 일반회원으로 승마를 할 정도면 사회적으로 성공한 분들이었다. 일반 회원 중 한 분이 오랜만에 나와 외승을 나가겠다고 했다. 교관님께서는 이를 허락하셨고, 그 회원에게 마장에서 제일 믿을 만한 녀석인 ‘탄’을 배정했다. 승마 실력이 상당한 수준급에 있는 일반 회원이었지만 외승은 위험하기 때문에 혹시나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첫 대회 출전에 ‘유신’을 배정받다유신 녀석은 이후 각종 대회에 참가해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교관님께서 녀석을 내가 출전할 소장애물(D Class)경기에 배정하셨다. 그렇게 내 생애 첫 시합은 녀석과 함께하게 된 것이다. 대회는 한 달 후에 있었다. 학교 오전 수업이 마치면 곧장 승마장으로 달려갔다. 오후에 운동하게 될 녀석을 마방에서 꺼내어 마방 복도에 묶어 놓고 녀석의 몸 구석구석을 부드럽거나 조금 거친 솔로 한 시간가량 솔질을 했다.이미지 트레이닝운동할 시간에 맞춰 안장을 녀석 등에 올리고 굴레를 씌워 기승 준비를 하고 평보
지난해 6월부터 반년에 걸쳐 전재식 감독과 신데렐라마 ‘클래식걸’과의 일화를 담은 ‘Dear My Classic Girl’을 본지를 통해 연재했다. 이미 승마팬들 사이에서 왕자님과 신데렐라마로 잘 알려진 전재식 감독과 클래식걸의 이야기는 많은 승마팬으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번 회부터는 전재식 감독이 어린 시절 승마를 시작할 때부터 현재까지 동거동락했던 말들을 소개하는 연재를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승마인에게 ‘말’은 승마 운동을 위한 단순한 동물매개체가 아니다. 친구이자 동료, 때로는 치유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승마선수들의